이 좋은 계절에 소금과의 전쟁이라니??
시월 !!!^^ 어느덧 가을이 깊어간다.
이태리 여행을 다녀와서 밀린 일을 처리했고 정신없이 9월을 보냈다.
시차 적응할 틈도 없이 바로 일 처리를 하다 보니 몸이 힘든 줄도 몰랐다.
약 먹어가며 적응을 하려고 했는데, 저녁에 약을 먹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여행하는 동안 약을 먹고 잤는데 도착해서는 약발이 안 받는다.
하루 이틀 이러다가 좋아지겠지? 그런데 갈수록 태산이다.
잠을 못 자니 머리도 더 무겁고 체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없다.
아주 오래된 두통과 불면증을 그동안 약을 먹다가 끊었다가 반복하면서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9월 25일 아는 원장님이 병원에 오셨다.
추석 전이라 동생이 잡채도 하고 맛있는 점심을 차려서 먹으며
자연스럽게 내 상태를 말하게 됐다.
원장님은 우리 제부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강원도 인제에서
홀로 생활하며 글도 쓰고 칼럼을 쓰면서 건강을 회복하신 분인데 아직도 그 생활을 계속하고 계신다.
한 달에 한 번 오셔서 제부와 같이 점심을 나누는 게 큰 기쁨이라며 좋아하신다.
의사가 자기 몸도 못 고쳐서 절박하게 산골생활을 선택해
여러 가지 논문과 사례들을 연구하며 찾아낸 것이 소금이란다.
모든 음식에 소금을 끊어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율신경계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계가
강한 사람은 어떠한 외부적인 스트레스와 음식에도 자율적으로 조화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약한 사람은 부교감신경의 수치가 올라가서
여러 가지 부조화로 예민하고 조금의 스트레스도 극복하기 어렵고 뚜렷한 병도 없이
늘 잔병치레를 하며 산다는 것이다. 정말 지긋지긋 잔병치레 ~~
이 부교감신경계의 수치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자가 소금이라며 원장님 자신도 현재
무염식을 한 지 5년째인데 모든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
사람에게 꼭 필요한 나트륨은 원재료에 다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인류가 소금을 먹으면서 성인병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자율신경계가 튼튼한 사람은 상관이 없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율신경계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신경계다.
불면증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기고 또 병원 가면 용량을 늘리는 처방만 하니
돈 안 드는 이 방법을 한 달만 해보면 몸의 변화를 느끼고 스스로 잠이 온다고 당장 실천해보라신다.
예전에도 소금을 먹지 말라고 했지만,
이번처럼 의학적으로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으셨다.
원장님은 소금 금단현상으로 인제 산속을 울면서 다니셨단다.
이날 왜 이리 원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지 나도 울컥해졌다.
그만큼 나도 절박하다는 것을 알았다.
온갖 잔병치레를 하고 살면서 그래도 강한 의지력 하나로 관리하고 운동하며 여기까지 버티고 왔는데
이 불면증은 막다른 골목에 선 느낌이었다.
25일 점심 이후로 무염식을 실천하고 있다.
평소 짠 음식 싫어하고 야채와 과일을 좋아해서 쉬울 줄 알았는데,
실천하기 정말 어렵다. 추석 연휴에 몇 가지 음식을 하면서 간도 하나도 안 보고
대충했다. ㅋㅋ 그대로 다 맛있다고 먹는데 난 명절 음식도 못 먹고
외식도 못 하고 모임이나 여행도 당분간 쉬어야 한다.
30일에는 친구부부와 모임이 있었는데 사실을 말하고 도시락을 준비해서 남산으로 소풍을 갔다.
생식이 가능한 것은 그대로 먹고 점심 저녁은 버섯류와 양파 당근 그리고 마늘을 살짝 볶아서 먹는다.
밥은 생김에 싸서 먹고 고구마, 감자, 두부 등을 삶아서 먹는다.
5일째 되는 날 약을 먹지 않고 스스로 잠을 잤다.
몸도 가볍고 무엇보다 두통 없이 머리가 맑아졌다.
위장도 아주 편한 기분이다.
10일째 아까운 살이 2키로나 빠졌다. 겨우 57키로를 만들어 놨는데,
하지만 몸은 훨씬 가볍다.
아직 약은 안 먹었다. 스스로 잠을 잘 때도 있고 잠이 안 올 때도 있지만,
견딜만 하다.
옛날 소금이 귀했을 때 전쟁까지 벌이며 확보하려고 했던 소금이 나에게 정말 필요 없는 것일까?
어제저녁을 먹다가 아주 조금 반찬을 입에 대 보았다.
세상에나 !! 이렇게 짤 수가^^
그런데도 울 남편은 내가 해주는 음식이 항상 싱겁다고 한다.
원래 단짠 음식 싫어하고 야채와 과일을 좋아하는데,
지금 식탁 위 반찬들이 그렇게 짤 수가 없다.
그래도 조금 입에 대서 먹어보니 너무나 맛있다.
11일째인 오늘 여러 가지 상념들이 스친다.
왜 나는?
환자도 아닌데 무염식이라니??
하다하다 이제 별걸 다 해본다.
안 먹고 살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은 없지만,
소금이 내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많은 걸 포기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 먹는 즐거움 하나 또 추가할 것 같지만 대신 불면과 두통이 없다면
소금과 거리 두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컨디션이 완전히 좋아지면 적당하게 타협을 해볼까? ㅋㅋ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요즘인데 어제 저녁밥은 반찬과 고기를 조금 먹었다.
어찌나 꿀맛이던지 ㅎㅎ
첫댓글 아 저와 비슷한 증세로 고생하시네요.
저도 간을 아예 하지 않고 먹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근데 살이 빠졌다는 말씀에 바로 실천을 둘다 어렵 습니당.
예쁘제님 비슷하다는 말에 조금 놀랐어요. 살이 빠질거라 말씀하셔서 오히려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살이 빠진게 아니라 몸의 붓기가 빠지는 거라 말씀하시더라구요. 암튼 살빠지는 건 싫은데 빠지네요. 해보시고 편하게 몸의 변화를 느껴 필요하면 지속하시고 아니면 평상식으로 전환하세요.
소금
양면의 음식이군요
우리몸은 정말 신비합니다
소금에 대하여 이렇게자세한설명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슬로우님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것은 타고난 복이예요. 유전자 정말 신비합니다. 아직도 기본은 무염식을 하면서 점저는 조금 먹기도 해요.
컨디션 좋아져서 넘넘 좋아요 ㅎㅎ
오오, 무염식이 체중 조절에 기여 한다니
저도 소금과의 전쟁을 시작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겠어요.
최근 체중이 2킬로 정도 늘었는데
지난 주말에 산행 하면서 힘들어
체중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거든요.ㅎㅎ
초록물결님 체중이 조금 늘어난 것은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건강하시면 먹는 즐거움도 크니까 보통식으로 드시는 게 행복이죠.
그치만 10일정도 해보시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정말 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소금의 양면성이 이렇게 큰지 너무 실감하고 있습니다.
늘 건행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