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서 남쪽으로 2km쯤 떨어진 오산(鰲山.530m) 꼭대기에 그림같은 암자 사성암이 자리잡고 있다.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창립했다고 전해지는데, 4명의 고승 즉 원효·도선국사·진각·의상이 수도했다고 해서 사성암으로 불린다.
구례사성암마애여래입상(求禮四聖庵磨崖如來立像)은 20m가 넘는 깎아지른 암벽 안쪽에 입상의 불상을 새긴 것으로, 현재는 약사전을 봉안하여 모시고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이 불상은 선정에 든 원효가 손톱으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전체 높이는 3.9m, 소발의 머리에 육계가 솟아 있다. 불상 뒤로 광배가 표현되었고, 머리 주위에도 2줄의 띠를 두른 원형 두광이 보인다. 상호는 원만하고 눈과 양미간, 코와 입 등은 선각으로 간략히 표현했으며 목에는 삼도가 보인다. 오른손을 들어 중지를 잡았고 왼손에는 애민중생을 위한 약사발을 들고 있다. 법의는 통견의로 옷주름은 전체적으로 물결무늬를 이루고 있는데, 왼쪽 어깨의 옷주름이 촘촘한 격자무늬를 한 것이 특징이다. 비록 양감이 없이 음각한 불상이지만, 얼굴에서 풍기는 인상과 파상문 등이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다른 불상보다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성암을 품고 있는 오산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승지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망풍대·신선대 등 12비경이 펼쳐진다. 흔히 금강산 보덕암을 빼닮았다고 하는 사성암은 그 자체로도 한 폭의 그림이다. 암자 앞에 서면 구례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이른 새벽에 찾아가면 운해가 발아래 깔리는 것이 선계가 따로 없는, 경외감에 입에서 절로 아미타불이 새어나오는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구분 :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20호 시대 : 고려시대 규모 : 높이 3.9m
- 찾아가기 주소 :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산7 내비게이션 : 구례사성암마애여래입상 / 사성암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IC - 섬진강로 - 장터길 - 사성암. 암자에 오르는 3km 길은 매우 가파르므로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낮 시간 때엔 아래 주차장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