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나라에서 빠지지 않고 쓰는 귀중한 재료입니다. 깊고 진한 맛을 내는 이 다시마는 멸치국수나 여러 가지 장국, 찌개에 넣으며 아주 적은 비용으로 좋은 국물을 얻을 수 있지요. 일본 요리인 우동과 라멘, 여러 가지 냄비요리에 다시마를 꼭 넣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물을 맛있게 내는 요릿집의 주방장들이 절대 빠트리지 않는 재료가 곧 다시마인데, 무, 멸치 등과 섞어 쓰면서 국물을 우려냅니다. 이때 다시마는 오랫동안 끓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살짝 끓여도 유효 성분이 충분히 나오는 까닭입니다. 마른 다시마를 보면 하얀 가루 같은 게 보입니다. 이게 바로 마니트(mannit)라고 부르는 아미노산의 일종입니다. 일본에서 바로 이 맛을 흉내 내어 인공조미료를 세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감칠맛이 최고라는 얘기가 됩니다.
다시마는 생 것과 마른 것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우리 몸에 좋습니다. 날로 먹을 때는 살짝 데쳐서 쌈을 싸거나 나물처럼 식초를 넣고 무쳐 먹는 게 보통입니다. 마른 것은 물론 국물을 낼 때 씁니다 또 다시마로 차를 끓일 수도 있습니다. 오키나와에 마시는 방법인데, 이 때문에 오키나와에 장수 노인이 많다고 합니다. 차를 끓일 때는 마른 다시마를 물에 30분 정도 담가 짠맛을 빼 버린 후 뜨거운 물로 충분히 끓여서 만듭니다. 다시마의 양은 손바닥만한 정도에 물 2리터가 적당하며 물이 500cc가 되도록 끓이면 됩니다. 간단한 방법이니 다이어트를 위해서 하루 서너 잔씩 마셔볼까요?
다시마를 물에 불리거나 생 다시마를 만져보면 특유의 끈적끈적한 성분이 우리 몸에 좋을 것 같은 상상을 불러옵니다. 이 끈적하고 미끈한 성분은 알긴산인데,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흡착력이 강해서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많이 합니다. 다시마를 먹으면 장을 통과할 때 이 알긴산 성분이 염분이나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배설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다시마는 우리 몸의 청소부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고농도의 천연 변비 치료제를 보면 대개 차전자와 다시마가 들어 있는 것도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알긴산은 그 독특한 효과 때문에 여러 연구가 많이 진행됩니다. 어떤 연구에는 대장에서 나쁜 물질을 흡착, 배출시켜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답니다. 다시마를 먹으면 섬유질을 고농도로 섭취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니 당연히 우리 대장을 건강하게 지켜주겠지요.
다시마는 이것 외에도 무려 60여 종에 달하는 유기질,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요오드는 미역 같은 효과를 내어 임산부에게 요긴하게 쓰이는 물질. 그러나 요오드를 얻으려고 다시마를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양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의학의 고전 동의보감에는 다시마가 담을 없애고 이뇨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의학에서 밝혀진 다시마의 효능은 상상 이상입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라미닌이라는 아미노산은 혈압을 내려줍니다. 또 칼륨은 몸에서 소금과 결합하여 소금을 배출해준다고 합니다. 고혈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죠. 또 다시마는 칼로리가 아주 낮은 식품입니다. 수분과 결합하면 아주 크게 부풀어 오르는 성질은 뱃속에서 포만감을 주니 때문에 다이어트에 당연히 좋겠지요. 특히 다이어트를 하면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피부가 거칠어지는 경우가 흔한데요, 다시마의 비타민C와 E 같은 성분이 피부를 윤택하게 가꾸어줍니다. 게다가 알칼리성 식품이라니까 몸의 균형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구요.
다시마가 피부에도 좋다는 건 또 다른 이점입니다. 비타민A, D 등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탈모를 예방하고 머릿결을 매끄럽게 하는 성분도 충분히 들어 있다고 합니다. 치아의 여러 가지 병을 막아주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물질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먹으면 간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칼륨이 몸에서 빠져 나가는데, 다시마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마는 짠 성분이 많으므로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쌈으로 먹을 때는 찬물에 충분히 담가 소금기를 우려내고 쓰는 게 좋으며, 소금 간을 다시마로 한다면 맛도 좋고 소금에 대한 걱정도 덜어 일거양득입니다. 보통 갈아서 양념처럼 쓰면 간편합니다. 우리나라는 다시마가 흔하고 값도 쌉니다. 말려서 쓸 수 있으니 다시마가 나지 않는 철에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미역으로도 유명한 부산 위의 기장과 완도 등이 다시마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지만, 그 밖의 남도의 여러 지역에서도 좋은 다시마가 많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