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찾아간 곳은 예전에 지난 10월에 한 번 갔었던 강화도(
http://coffin.tistory.com/entry/강화도-캠핑)의 그곳이다.
요즘은 산불단속이 심하다는 얘기도 들리고, 뭐 언제는 안 그랬겠냐만..
무튼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냥 강화도를 다시 가 보기로 했다. 어차피 같은 곳을 가도 내 친구들은 처음이니까..
가는 길은 마찬가지라 따로 사진을 올릴 필요는 없겠다.
바로 이곳, 한달 반만에 다시 보는 장소는 그 새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지형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계절의 변화는 이 곳을 두번째 찾은 나에게도 새로워 보였다.
이런 갈대가 있었나 싶기도 했는데.. 어쨌든 주변 풍경은 늦가을 초겨울의 느낌이 충분히 들었다.
바람도 꽤 세게 분 날이었지만, 이 장소는 바람이 잘 불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변 풍경을 찍고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는데, 이상한 것이 보인다. 사진 상단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보면 하얀 점이 있다.
혹시 이것이 UFO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원본 사진을 100%로 확인해보니..
이렇게 보인다. 형태는 역삼각형으로 보이고 주변 색이 살짝 어두워 보인다.
진짜 UFO라면 재미있는 일이겠지만, 그냥 CCD에 낀 먼지겠거니 생각하련다.
텐트를 치고 주변을 정리했다. 오늘도 역시 두 개의 텐트를 나란히..
요건 뒷모습.
텐트를 친 후 땔감부터 모은다. 오늘은 날씨가 추우니 평소보다 두배는 넉넉하게 준비하였다.
삼발이를 만들 적당한 긴 나무가 보이지 않아 긴 나무를 무거운 돌로 고정하고 끼워 냄비걸이를 만들었다.
저녁에 소시지를 구울 꼬챙이를 구해 껍질을 벗겨서 만들었다.
오늘도 랜턴은 두개. 친구 것은 높게..
내 것은 낮게 세팅했다.
작업하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음악도 틀어본다.
남대문에서 산 휴대용 스피커. 싸구려지만 야외에서 음악듣는데 문제는 없다.
약간은 오래된, 우리가 10대 20대에 나왔던 지나간 유행가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작업했다.
작업을 다 하고 으레 그랬던 것처럼 친구들과 나는 낮잠을 즐겼다.
새벽은 영하로 떨어질 것이고 한파주의보도 있었다지만, 텐트 안에서 자는 낮잠은 언제나 편안하고 즐겁다.
저녁으로 즐기기로 한 오늘의 메인 술안주는 비어캔치킨.
1박 2일에 나온 요리라고 친구가 해보자 해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재료는 중닭 한마리와 닭에 발라줄 양념(로즈마리, 바질, 허브솔트, 후추, 올리브유를 섞는다.), 캔맥주 1/2 만 있으면 된다.
미리 맥주 반 캔정도로는 닭을 재워두었으니 양념을 바를 차례이다.
손이 시렵고 기름이 묻지만 비닐장갑을 가져오지 않아 그냥 발라줘야 한다.
닭 속도 양념을 충분히 발라주었다.
그 다음 요렇게 똥꼬로 캔을 쑤욱~ 집어넣어준다. -_-;;
만들때는 몰랐는데, 이거 뭔가 단어 선택하기가 좀 애매해지는 느낌이다.
원래 비어캔치킨은 오븐 요리이다. 1박 2일에서는 그냥 구웠는지 몰라도, 그렇게 했다간 아마 겉이 다 타버릴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오븐 없이 불에서 멀리 떨어져 구우면 분명 아래만 타고 위는 익지 않을 것이 뻔하고, 내가 생각한 해답은 쿠킹호일로 싸서 불 속에 깊숙히 넣는 것이다. 불조절은 잘 해야겠지만 말이다. 일단은 호일에 싸여져 있으니 꺼낼 타이밍도 잘 잡아야 할 것이고 말이다. 준비과정은 쉽지만 오븐 없이 야외에서는 결코 조리과정이 쉬운 요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닭을 굽기 전에 안주를 할 만한 안주거리로는 부대찌개를 선택했다. 갖은 햄 소시지, 야채, 김치, 콩 통조림 등을 넣고 파와 치즈로 마무리하면 된다.
그리고 부대찌개가 끓기 전에 먹기 위해 준비한 닭다리도 호일에 싸서 불 속에 던져둔다.
닭다리를 먹고 있으니 부대찌개가 끓는다. 이 타이밍에 고구마도 굽기 시작..
닭다리는 이제 다 되었다. 적당히 잘 익은 것 같다.
이제 오늘의 메인요리! 비어캔치킨이 불 속에 들어간다.
나름 불 온도 조절을 위해 땔감을 닭과 떨어뜨려 사각형으로 넣어줘 가면서 구웠으나.. 결과는 대 실패이다.ㅜㅠ
너무 오래 구워서인지 불 조절이 잘못되었는지는 몰라도 닭 다리와 날개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고, 그나마 가슴살만 남아서 친구들과 몇조각 나눠먹으니 끝나고 말았다.
결과물이 처참하여 차마 후기에 올리지는 못하겠다.. 크흑
고구마는 잘~ 익었다. 고구마를 먹으며 남은 부대찌개를 다시 불에 올려 데워 안주를 삼는다.
셋이서 마신 소주는 총 3.23리터.. 1인당 1리터가 넘게 마셨으니 꽤나 마셨나보다.
추워서인지는 몰라도 술은 일찍 동이나 버리고, 불을 쬐며 별 구경도 하면서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했던 것 같다.
새벽에 영하권으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는 친구들과 날 살짝 긴장하게도 만들었지만, 다들 금방 곯아떨어졌고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다만 다음 캠핑부터는 불질을 오래 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은 살짝 든다. 술을 마셔도 추위 때문에 웬만하면 텐트 안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불질도 하고 음주도 하면서 바람을 막고 춥지 않게 해 줄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첫댓글 찬 바람에(아니 그 보다는 13일의 금요일 홀로 야영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인지도^^;) 저도 평소 보다는 술이 과했지요. 평소의 주량의 두 배인 맥주 두캔^^; 즐거운 모습에 박수 보냅니다!!!
아 13일의 금요일이었군요!ㅎㅎ 답글 감사드립니다...^^
통닭도 추워할까봐 호일로 보온해준게 아니었습니까?...ㅎㅎㅎ
ㅎㅎ네 추울까봐 불속에 던져버리는 만행까지 저질럿슴다ㅋㅋ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데이워커님 만의 캠핑을 맛보게(?) 되는 호사를 누립니다~~
ㅋㅋ 호사라니 절 부끄럽게 하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이승기가 만들려고했던 비어캔치킨이군요.아~~이렇게 만드는군요....전 전투식량에 익숙해서리...ㅋㅋ
아니요! 저처럼 만드시면 안됩니다! 망해요..ㅋㅋㅋㅋ
캠핑짝궁~~좋지요^^
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