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一場春夢)
한 일, 마당 장, 봄 춘, 꿈 몽
한바탕의 봄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가 덧없이 사라짐을 비유하는 말.
출전: 후청록(侯鯖錄)
동파라고 하는 노인이 창화라는 곳에 살았는데 한 번은 그가 큰 박을 등에 지고 들을 지나면서 혼지 시구(詩句)를 흥얼거렸다. 이렇게 한참을 가다가 길에서 칠십이 넘은 노파(老婆)를 만나게 되었다.
유유자적하게 한가로운 모습으로 걸어오는 동파를 본 노파는 동파노인에게 탄식조로 말했다.
“송나라 한림학사를 지내며 문필을 맡아본들 그 지나간 부귀영화야 한낱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 것이오.”
이와 유사한 말로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의 ‘남가일몽(南柯一夢)’과 함께 《침중기(枕中記)》의 ‘한단지몽(邯鄲之夢)’이 있다. 《남가태수전》은 당(唐)나라의 이공좌(李公佐)가 지은 전기(傳奇)소설이다. 순우분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하여 선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괴안국(槐安國) 사신의 초청으로 집 마당의 홰나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왕녀와 결혼하고 남가군(南柯郡)의 태수가 되어 호강을 누렸다. 왕녀가 죽어 고향으로 돌아와 깨어보니 자기 집이었다. 마당으로 내려가 홰나무를 조사해 보니 꿈 속에서의 나라와 같은 개미의 나라가 있었다.
《침중기》 역시 당나라의 심기제(沈旣濟)가 지은 전기소설이다. 개원(開元) 연간에 한단(邯鄲)의 서생(書生) 노생(盧生)이 사냥길에 찻집에서 여옹(呂翁)이라는 노인을 만난다. 그에게서 이상한 청자(靑磁) 베개를 빌려 쉬는 동안 입신을 하고, 유배도 가고, 죽을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하다가 끝내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의 위치에까지 올라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일생을 마친다. 깨어 보니 꿈이었다. 아직도 찻집의 밥은 뜸이 들지 않은, 아주 잠시 동안의 일이었다.
여기에 나타난 꿈의 공통점은 모두 인생의 덧없음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꿈의 세계에서 갈피를 못잡는 주인공의 모습만이 있다. 혼돈 속에 꿈꾸는 인간의 운명은 얼마나 허무한 것이며, 그동안 추구한 부귀영화는 또 얼마나 덧없는 것이었던가. 사람의 일생은 한바탕 봄 꿈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