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는 문법에서 몇 가지 특이한 특징을 갖는데, 하나는 '역구조 동사'라 하여 주어-동사-목적어의 구조를 목적어-동사-주어의 구조로 뒤바꾸는 동사가 있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gustar(좋아하다)[44]그러니까 스페인에서는 커피가 나를 좋아합니다본격 주객전도
사실 진짜 사물이 사람을 좋아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동사의 의미 때문이다. gustar는 직역하면 '~에게 즐거움을 주다'쯤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Me gusta el café.'라는 문장을 직역하면, '커피가 내게 즐거움을 준다.'로 해석되지만, 의역하는 과정에서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가 된 것이다.
그리고 gustar와 비슷한 문형을 가졌다는 이유로 gustar류 동사라고 불리는 동사가 생각보다 많다. encantar(무척 좋아하다), interesar(흥미 있다), faltar(부족하다), doler(아프다), importar(중요하다) 등. 그 중에서 interesar라는 동사로 한 번 더 예를 들어보자. '그 영화는 흥미롭다.'라는 문장을 스페인어로 'Me interesa la película.'라고 한다고 치면, 직역하면 '그 영화가 내게 흥미를 유발한다.'쯤 되겠다. 그런데 의역하면 '그 영화는 흥미롭다.'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재귀동사'라 하여 주어의 동작성을 재귀대명사를 써서 강조하는 동사도 있다. 예를 들어 '그녀는 샤워를 하고 있다.'는 스페인어로 'Ella se está duchando.'라고 한다. 'ella'도 그녀를 나타내고 'se'도 그녀를 나타낸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녀가 중복된다고 se를 빼면 안된다. 뭔가 다른 걸(?) 씻기고 있다는 뜻이 된다. duchar 동사는 타동사이므로 목적어가 필요하다. 재귀목적어인 se를 같이 써야만 자신을 씻기다 = 씻다 라는 뜻이 된다.
부정 명령법: no entiendas, no entienda, no entendamos, no entendáis, no entiendan
현재 분사, 과거 분사: entendiendo, entendido
이렇게 많은 이유는 주어의 인칭과 시제, 법에 따라 동사가 활용하기 때문이다. 나, 너, 그/당신, 우리, 너희, 그들/당신들, 즉 인칭에 따른 6가지 변화형이 있는데 이게 현재형에서도 6개, 미래형에서도 6개, 과거형에서도 6개… 이런 식이다. 결과적으로 괴랄한 동사 변화의 가짓수가 나오게 된다!
또한 미칠 듯한 스피드로 상대방을 괴롭게 하지만 이런 경우는 짧은 시간에 자신의 말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방송과 영화에서만 이러지 일상생활에서는 이렇게 빨리 말하면 못 알아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동사 변화에도 규칙이 있다. 모든 동사는 어미 -ar, -er, -ir 중 하나로 끝나며 규칙 동사의 경우 각 어미마다 변화형이 정해져 있다. 불규칙 동사의 경우에도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는 건 아니다. 눈썰미가 좋으면 불규칙 동사에도 어느 정도 규칙성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불규칙 동사라고 해서 반드시 모든 시제에서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며, 대다수의 경우 어떤 시제에서는 불규칙 변화를 보였다가 또 다른 시제에서는 규칙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인도유럽어가 그렇듯, 스페인어 역시 인접 지역의 언어와 유사성이 크다. 포르투갈어 화자와 스페인어 화자가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례인데, 이외의 언어 화자와도 말이 어느 정도 통한다. 어휘의 유사성만 본다면 포르투갈어가 가장 스페인어와 비슷하다.애초에 이베리아 로망스어라는 분류가 만들어질 정도인데 포르투갈어와의 차이점은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차이
포르투갈어와는 철자상 차이가 있지만 많은 어휘와 구문이 공통된다. 발음이나 표현 등이 조금 다른, 말 그대로 조금 심한 방언 정도의 차이다. 이 정도면 중국어의 8개 방언이나 아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