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緣花)/정동묵
우리의 인연은 어디서 부터 였을까
짙은 초록으로
그보다 더 짙은 붉음으로
곧디 곧은 줄기와
둥글고 넓은 이파리로
하여, 온 만물을 받드는
우주의 꽃으로 태어난
너와,
나의 인연은 어디까지 일까.
<해설> 정동묵 시인은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의 편집장이며, 이 시는 동지 2009년 7월호에 실린 시이다.
연화(蓮花)는 연꽃을 의미한다. 비슷한 발음의 사전에도 없는 연화(緣花)라는 제목이지만, 그 의미를 유추해보면 연(緣)이란 불교에서 '원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하는 작용'이라고 한다. 또한 ''서로 걸리게 되는 인연, 부부가 될 수 있는 인연'을 말하는 '연분(緣分)'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인의 <꼭, 가야하는 길>에서와 같이 추상적인 제목과 시어로 많은 해석을 낳게한다. 부부의 인연으로 만난 연꽃과 같은 여인으로 아내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속세에서 연꽃의 꽃말은 순결과 청순한 마음, 고고함과 우아함을 나타낸다.
불교에서 극락왕생의 기원인 연꽃은 인도의 고대신화에서부터 등장한다.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 고대인도 브라만교의 신비적 상징주의 가운데 혼돈의 물밑에 잠자는 영원한 정령 '나라야나'의 배꼽에서 연꽃이 나왔다는 설화가 있다. 이로부터 연꽃을 우주의 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 꽃으로 믿는 '세계 연화사상'이 나타났고, 세계연화사상은 불교에서 부처의 지혜를 믿는 사람이 서방정토에 왕생할 때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연화화생(蓮華花生)'의 의미로 연결되었다.
작가는 그러한 연분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인간적인 고민을 던지고 있다.
연꽃의 씨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고 보존되다가, 발아에 적당한 조건이 주어지면 다시 싹이 트기도 하여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도 2천년 묵은 종자가 발아한 예도 있으며, 다른 식물들과 달리 꽃이 피면서 열매가 생기는 것을 인과(因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라 하여 '삼세인과(三世因果)' 라고 한다.
작가는 우주의 꽃으로 태어난 아내와의 인연의 끝이 없기를 기원하고 있을까.
첫댓글 본란의 연재를 끝으로 14년 7월 1일부터 2년 6개월에 걸친 [현대시 서핑]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92명의 시인의 작품 460편을 훓어 보았습니다. 특히 최근 현대시를 정리하지 못한점이 가장 아쉽지만, 역량의 한계라 이해하기 바랍니다. 또한 시작품보다 음악 동영상이 밑천이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현대시 서핑]에서 느낀 점은 시간을 갗고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없는 내용에 관심을 가져준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랜기간 수고 하셨습니다.
시에 대해 잘모르는 소생에겐 경이로운 글들 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야의 좋은글 기대합니다.
마지막 동영상은 Engelbert Humperdinck의 6곡의 메들리 입니다.
Spanish Eyes,
A Man Without Love,
Quando Quando Quando,
The Last Waltz,
Please Release Me,
A Whiter Shade of P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