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카니
빛들이 흩어지는 일몰의 시각
고이는 생각은 헐겁고 서늘하다
말은 좀처럼 뜻이 되지 못하였고
저쪽으로 건너가지도 못하였다
어떤 것도 혼자 오거나
혼자 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거의 닿을 것 같은
풍경은 밖에 있고
흔적은 내 속에 있다
어머니는 얼마 전
왔던 곳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닿을 수 없고
만져지지 않고
그리하여 불리지도 않을
막연한 아릿함이 되었다
둥글다는 것은 슬프다
어떤 이야기처럼
주위는 어둠에 잠기어 가고
나는 혼자 오도컨하다
카페 게시글
▷ 박수호 시 감상
오도카니
박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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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
23.07.03 09:5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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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날이 갈수록 특히 해거름엔
그렇습니다 지는 해는 다시 뜨겠지만 가는 하루는 돌아오지않지요 늘 혼자 오도카니 바라만 볼 뿐
둥그런 슬픔을 겪고 오도카니 있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