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옛길 부산 – 서울 걷기 기행록(14)
- 음성지역 걸으며 살핀 자연과 삶의 지혜(괴산 소수 – 음성 금왕 33km)
10월 10일(일), 오전에는 맑다가 오후에 흐리고 가끔 빗방울이 스친다. 아침 6시 반에 승용차 편으로 음성 읍내의 숙소를 출발하여 전날 걷기를 종료한 소수초등학교로 향하였다. 7시에 소수초등학교 앞을 출발, 금왕읍 쪽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30여분 걸으니 소수저수지 옆을 지난다. 넓은 저수지 안에 색다른 구조물, 안내문을 살피니 태양광발전시설이란다. 이전부터 느끼는 에너지 대책, 무진장한 태양열을 활용하는 신기술이 개발되면 무공해 무한공급이 가능할 텐데 언제쯤 활성화될 수 있을까?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된 소수저수지
한참 걷다보니 음성읍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난 것을 깨쳤다. 약간 우회하는 코스, 발걸음을 재촉하며 속도를 내서 걸으니 규모가 큰 산업단지로 들어선다. 원남면에 자리한 원남산업단지 거쳐 음성군청에 도착하니 10시가 가깝다. 휴일이라 텅빈 청사 앞 휴식공간에서 숨을 고른 후 10시 20분에 군청을 출발하여 읍내를 벗어나니 잠시 후 금왕 방면의 길목에 이른다. 꽤 높은 고갯길 오르니 긴 내리막 길 주변에 천년을 산다는 주목 재배지가 여럿 보인다. 마을 이름은 사정, 길가에서 만난 주민에게 이 지역이 주목 재배에 특이한 토질인가 물으니 딱히 그런 것은 아니란다. 아무쪼록 잘 가꾸시라.
눈길이 가는 주목 재배지
내리막 길 끝나는 지점에 큰 저수지가 보인다. 어느덧 점심시간, 점심 전에 20km 이상 걷기는 처음이다. 서둘러 길옆의 해물전문식당에 들어서니 손님이 꽉 들어찼다. 목이 좋은가, 음식 맛이 특별한가?
식사 후 13시 30분에 오후 걷기, 3km쯤 걸어 금왕읍에 있는 무극초등학교 교정에서 휴식하며 주변을 살피니 교문 양편에 독립지사 유관순상과 성웅 이순신상이 세워져 있다. 1917년 개교의 전통이 서린 학교, 역사와 전통을 살려 올바른 인재의 산실이 되라. 음성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태생지, 걷는 중 반기문마라톤 코스 반환점 표지가 보인다. 고을마다 나름의 인재들이 있기 마련, 초등학교 교정에서 본이 되는 선인의 상을 바라보며 잠시 그런 상념에 젖었다.
무극초등학교 유관순 동상 아래서 휴식
오늘의 걷기 종료는 금왕읍에서 6km쯤 더 걸어가는 지점, 오후 2시 반쯤 무극초등학교를 나서 천변 길 거쳐 작은 언덕길 오르니 금정저수지에 이른다. 물이 많이 빠진 저수지에 우리 걷기를 축하는 듯 수십 마리의 황새 떼들이 모여 있네. 종료지점인 관성마을 입구에 이르니 오후 4시, 34km를 걸었다. 관성마을 입구에 마을자랑비가 세워져 있다. 내용을 살피니 마을 앞 저수지는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된 황새의 서식지라고 적혀 있다. 걸으면서 배우는 삶과 문화, 아름다운 산수와 동식물의 생태를 일깨는 음성 걷기 뜻깊다.
금정저수지의 황새 떼
금왕 읍내에 정한 숙소에 이르니 오후 5시가 가깝다. 곧바로 찾아온 귀한 손님, 용인에 거주하는 원로 최영우 선생이 먼 길까지 이르러 저녁을 대접하신다. 조선통신사 걷기를 여러 차례 함께 한 80대 중반의 노장은 젋은 이 못지않은 열정과 원숙한 매너가 몸에 배어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따뜻함이 담긴 격려와 성원에 감사, 좋은 기운 받아 힘차게 걷자.
좋은 기운을 얻는 만찬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건강하게 완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