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소외되지 않도록 찾아나서는 교회 돼야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기획] ‘노인 요양 사목’ 관심 필요하다
7월 17일 경기도 남양주시 성모요양원에서 홍기환 신부가 병자 영성체 후 어르신에게 안수하며 기도하고 있다. 의정부교구는 올해 2월부터 ‘요양 사목’을 본격적으로 시작, 본당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신자들에게 정서적 돌봄과 성사적 혜택을 베풀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기존의 노인 사목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형준 기자
한국사회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시점에 교회 내에서 소외된 요양기관 어르신 신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사목 방안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24년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 대비 19.2%를 기록해 고령사회는 물론이고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교회도 사회 고령화 흐름에 따라 연령별 신자 비율, 참여율 등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4월 주교회의가 펴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자 수 대비 65세 이상 신자의 비율은 26.1%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 15.9%보다 상승한 수치다.
고령 신자 비율의 증가에 따라 특히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의학적·정서적 돌봄을 받는 어르신들에 대한 교회의 지속적인 관심 필요성도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요양기관은 10만 2000개소를 넘었는데, 그만큼 요양원에 입소하는 어르신 ‘신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 앞에 다가온 초고령사회
구체적인 사목적 대책 마련 절실
본당 손길 닿기 어려운 요양원 등
교회 내에서 소외된 노인 증가세
의정부교구 ‘요양 사목’ 시행 눈길
이런 상황에서 의정부교구는 올해 2월부터 ‘요양 사목’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전담 사제를 파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정부교구 관할이 속한 경기도는 이미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15.6%를 넘어섰는데, 요양원들이 서울에서 외곽으로 밀려나며 그 수는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현재 경기도 내 전체 요양기관은 2만 3161개다.
의정부교구는 네 명의 사제를 요양 사목 담당으로 파견해 본당 손길이 닿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정서적 돌봄과 성사적 혜택을 베풀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노인대학 등에 한정됐던 교구 노인 사목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만큼 수도권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지역이 본당 차원을 넘어서 어르신 신자를 대상으로 한 더 구체적인 사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정부교구 요양 사목 담당 홍기환(베르나르도) 신부는 “본당 사목 시스템 속에서 사목자들이 어르신들을 돌보기 위해 힘겹게 움직인 시간에 비해 소외되는 어르신은 더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교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올해 1월 발간한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백서」는 ‘노인들이 오늘날 한국사회와 교회를 있게 한 주역들임을 언급하며 급속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교회 공동체가 노년층과 청년층을 통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 내용처럼 ‘노인이 교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하는 사목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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