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후렴구 형식으로 한 템포씩 쉬면서 전개되는 것이 마치 판소리 완창 때처럼 반복되는 느낌을 가져오는 기법의 시이다.
영화(절정)을 누리고 난 뒤의 여운을 쓸쓸 한 모습에서 행복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반전시키는 매력이 있다.
1교시의 끝으로 가을의 기도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1913~1975)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만귀같이
김현승 시인은 목사의 아들인 기독교 신자로 '고독의 문제'를 가장 많이 다루었다.
이 시도 기독교 사상을 담고 있는데, 겉으로 표시가 잘 나지 않게 썼다.
기도하고, 사랑하고, 고독하게 머무는 것이 가을이다. 인간은 실존적인 운명적인 절대 고독에 던져진 존재이다. 조국, 부모 형제, 외모, 능력 등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진 고독한 존재이다. 고독의 정점에서 고독에 순응해서 기도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가을에 젖어 있는 동안 수업 시작한지 1시간이 훨씬 넘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수업을 해서 그런지 간식이 풍부하였다.
김옥희표 포도, 김영주표 감, 박경자표 도너츠, 김유미표 모시송편, 허복례표 과자, 채기병표 유기농 찐감자와 당근..............
점심을 안 먹어도 될 것처럼 풍성하다. 거기에 화기애애한 대화까지 얹히니 밖에 떠돌던 행복이 바로 뛰어 들어온다.
2교시는 초우 카페에 올렸던 이정원샘의 시를 공부하면서 시 안에 잠겨 있는 도가 사상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도덕경을 준비해 오셨다. 도덕경만 가지고도 한 학기 수업을 해도 모자랄 텐데, 짧은 시간에 하려다 보니 미쳐 다 못하고, 이정원샘의 시는 다음 시간에 하기로 했다.
오늘 점심은 홍긍표샘이 사셨다. 왜 사시냐는 샘들의 질문에 '그냥 삽니다' 가장 멋있는 말이다. 이유가 뭐 있나? 그냥 사시는 거지요. 이것이 시창작반의 사랑이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후 합평회에 들어갔다. 지난 야유회에 이어 오늘도 많은 분들이 시를 써 오셨다. 가을이 가고, 여행을 다녀오니 시심이 많이 생기셨나 보다.
허복례샘의 사회로 이정원샘의 '나르바나를 꿈꾸며', 김영주샘의 '남한강은 흐르고', 박경자샘의 '좌지우지', 채기병의 '불이문', 김유미샘의 '입동 즈음', 최영희샘의 '마지막 섹스의 추억과 구름'과 '스페인 여행기'까지 7개의 작품을 읽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
수업을 끝나고 나오는 길에 교정의 단풍이 마지막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다음 주에도 이 고운 단풍
을 볼 수 있을까?
첫댓글 채기병선생님!
'모싯잎떡'은 김유미선생님이 수내동에 가셔서 사오신것입다~
분당에서 인기가 대단한 떡이랍니다~
오늘은 상처 입은 낙엽들에게도 눈길과 손길을 가져 보렵니다.
좋은 이웃이 되어보려구요~♡
알고 있는데 제가 검토를 안 해서 2번 들어갔네요.
채선샘 별거아닌데 ~ㅎㅎ
감사해요
글올리시느라 애쓰셨어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모시떡 잘 먹고 잘 못 썼네요.
가을과 잘 어울리는 시창작반입니다
감사합니다. 분위기 좋지요?
좀전 마로니에 구석마다 쌓여 속삭이는 노란가을의 조각들을 눈에 담고왔습니다
시를 배우고 쓰는 가천의 모습들이 가는 가을 만큼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밤이었습니다~~
맞아요. 가을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가천시창작반 학생들의 마음이 단풍보다 곱고 붉어요...
맞아요. 활활 타오릅니다.
비 학생인 나.
주책없이 쓰고 싶어지네요.
공감하는 한 가지가 있어서요.
길에 구르는 찢긴 낙엽을 소재로 써 보고 싶다는 강열!을 머리로 가슴으로..
여러 문우님 진정코 아름답습니다.
아~ 옛날이여~~~~~~~~~
언제든 놀러 오시면 환영합니다.
멋진 시 써보세요.
숙자선생님~~아름다운 미소가 그립습니다
좋은작품 함께 낭송 듣고 싶습니다
어제 아카데미에도 못뵈었네여~^~
참 으로 섬세하고도 유익하게 쓰셨네요.
언제라도 채샘이 올린 글을 보면 복습이 되네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