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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글을 쓴다는 것
마저리 홈스Marjorie Holmes 1910~2002
[들어가며]
-나는 타고난 작가다
어린 시절, ~~~~다른 아이들이 어울려 놀 때 나는 홀로 책상에 앉아 글을 끄적거렸다. ~~~이렇게 해서 나는 작가가 됐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작가가 되는 여러 방법과 출판 시장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살며 사랑하며 글을 쓴다는 것>에는 그런 정보가 일부 들어 있다. 성공한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재능과 열정과 절제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딱 맞는 책이다. ~~~이 책은 당신이 글을 쓰도록 북돋고 도와줄 것이다.
흔히들 모든 인생 이야기에는 소설이 들어 있다. 라고 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소설을 쓸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구나 글로 표현되기를 기다리는 아이디어와 신념과 개인사를 가지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단순히 자기표현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한다고 믿는다. 추억, 모험, 연애와 결혼, 양육, 질병, 건강을 비롯해서 수많은 주제가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깨달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살며 사랑하며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성공한 작가들의 글을 쓰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각종 규칙과 비밀이 여기에 담겨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내용을 효율적으로 배열하는 방법,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도록 문체를 개발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
Part 01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의 종류
01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쓰기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허구 또는 실화가 아니다. 물론 두 요소가 모두 포함돼 있지만 딱히 한쪽으로 구분되지는 않는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창의적이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다뤄야 하고, 사실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 교훈, 즐거움, 감동, 영감을 주는 목적을 가진 글이다. 이런 역할을 동시에 할수록 좋다. 또한 무엇보다 진실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진심을 담아 써야 한다.
창의적인 글은 소설보다 쓰기가 간단하다. ~~~왜 창의적이어야 할까? 주제가 슈퍼하이웨이든 슈퍼마켓이든 슈퍼맨이든, 사실 모든 좋은 글에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좋은 실화 역시 여러 사실을 솜씨 좋게 모아서 짜 맞추는 창의성이 더해져 있기에 빛난다. ~~~진정한 창의적인 글은 순전히 작가의 통찰력과 삶의 경험에서 나온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뒤받침 하려고 다른 사람의 증언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결국 작가의 생각과 신념이 가장 두드러진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좋은 글은 소설처럼 읽히고, 내용 중에 일화나 장면이 많이 들어 있다. 글을 일화로 시작하는 기법이 인기가 많다. 이 기법을 쓰면 독자가 금방 흥미를 느끼고 주제에 빠져든다. 독자가 몇 단락을 읽고 나서도 기사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 기법을 과도하게 구사하는 작가도 있는데, 나는 이런 과도한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창의적인 글을 쓰는 작가는 상상력이 있어야 하며 사건을 생생한 그림처럼 압축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낙관적이어야 하며 희망적이고 긍정적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당신은 자기중심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경험이 아주 중요해서, 소설 혹은 소설의 사촌경인 수필과 칼럼에서라도 열정과 이상과 강렬한 믿음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아가 강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글을 구성하는 요령과 매끄럽고 친근하되 교훈적이지 않은 문체를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재치와 유머를 가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글이 호평을 받으려면 가치 있고 신선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글의 작성 방식도 중요하다.
창의적인 글의 범주는 다음과 같다.
1. 조언
2. 개인적인 경험
3. 항의와 논란.
4. 수필과 스케치
5. 향수
6. 유머
7. 영감
각 범주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개인적인 경험과 추억과 때로는 논란을 거론하지 않고는 조언을 하지 못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은 조언하려 하지 않으며 자신이나 가족의 삶에서 일어난 극적이거나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는 진정한 모험담 혹은 경험담이다. 아주 흥미로워서 다른 사람들도 꼭 듣고 싶어 할 이야기, 또는 오래도록 기억할 만한 진실이 들어 있는 이야기를 하면 된다. 거의 모든 가정에 이런 이야기가 넘쳐나기 마련이다. 할아버지가 늑대 떼에게 쫓겼던 때나 아버지가 직장에서 쫓겨났는데 하필 집에 불까지 난 날.
사람의 경험은 폭이 아주 넓다. 출생과 사망, 질병과 건강, 기쁨과 고통을 모두 어우른다. 경험에는 나이의 장벽이 없으며, 남녀를 불문하고 각 경험 속에 들어 있는 모험과 문젯거리를 공감한다. 흥미롭고 유익하게 쓸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글의 소재가 된다.
수필과 스케치는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글의 목적은 조언이나 항의가 아니다. 우리가 보통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치는 감동적이거나 중요하거나 정겨운 일을 관찰해서 표현한다. 기사보다 짧고 칼럼보다 약간 길면 스케치에 해당된다. 예술성이 가미되면 산문시가 된다. 이외로 신문과 다양한 종류의 잡지에 이런 글이 많이 실린다.
나는 어느 날 치과에서 치료를 기다리다가 <베터 홈스 앤 가든스>에서 이런 글을 처음 발견했다. 당장 집으로 뛰어가서 글을 썼다. 뒷마당에 있는 그네에서 느낀 마법과 경이로움을 담은 ‘그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베터 홈스 앤 가든스>는 이 글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으며 다른 글도 써달라고 의뢰해 왔다. 이를 계기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보다 길고 심오한 글을 쓰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그 잡지사 담당자들과의 관계는 내가 프로 작가로 살면서 맺은 가장 행복한 인간관계로 손꼽힌다.
향수를 담은 글을 쓰려면 생생한 기억과 다채로운 문체가 필요하다. 그리운 옛 시절을 지나치게 포장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그 시절에 대해 애정과 풍부한 유머 감각을 가지고 써야 한다. 나는 잡지에 향수 글을 기고하면서 기나긴 추억 여행을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보낸 그리운 시절, 동틀 녘 빨래하는 날, 빨랫줄에 걸린 빨래, 마술 같은 연화의 전성시대, 숨바꼭질 놀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소형 자동차, 내 사랑, 그리고 당신과 같은 제목으로 시리즈를 게재했던 것이다. ~~~모든 글이 큰 인기를 끌었다. 나는 후에 이 글들을 모아서 <당신과 나, 그리고 지난 날>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윌리엄 모로 출판사의 베스트셀러로 R보혔으며, 놀랍게도 젊은 층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유머를 담은 글은 시대를 불문하고 인기가 많다. 편집자들은 이런 글을 아주 좋아한다. 안타깝게도 글을 재미있게 쓰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드물다. ~~~당신이 유머 글을 전문적으로 쓸 생각이 없을지라도 유머 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글이든 유머 감각이 발휘되면 글이 밝고 흥미로워진다.
영감을 주는 글은 수필, 조언 글, 개인적인 경험 글과 유사성이 있다. 영감을 주는 글은 한 가지 주제를 고수하며, 그 주제는 항상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다. 주제를 강화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상징이 자주 사용된다. ~~~영감을 주는 글은 태생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글에서 작가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려는 목적을 가지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발견한 삶의 기술을 설명하고 묘사한다. 부드럽게 몇 가지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교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영감을 줄 뿐이다.
02.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기다리지 말고 당장 쓰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듯한 마법에 다가서는 첫 단계는 그저 자리에 앉아서 글을 쓰는 것이다. 당신에게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좋을 수도 그저 그럴 수도 잇다. 어쨌든 첫 아이디어를 글로 써야만 좀 더 나은 아이디어들이 새로 생겨난다.
많은 사람이 이 과정을 대단히 어렵게 여긴다. ~~~기본적으로 초보 단계에서는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들이 자격이 없는 이유는 이들의 동기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아니라 그저 출간하고 싶다는 집요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창의적인 사람은 반드시 실제로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쓸 소재가 없어도 상관없다. 억지로라도 발길을 책상으로 돌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아이디어가 생긴다. 원래 아이디어는 저장해 놓은 것이 아니다. 젖소의 젖을 짜 줘야 새 젖이 나오고, 꽃을 꺽어야 새 꽃이 피듯, 아이디어를 써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리고 생각을 양껏 쏟아 낼수록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창작 기술이 늘어난다. 힘들더라도 일단 에세이나 소설을 써 보자. 그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떠올라 글을 빨리 끝내고 새로운 글을 시작하고 싶어 좀이 쑤실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내손에 쥐고 있다
아무리 가슴 깊이 느낀 경험이나 관찰이라도 그저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선한 교훈이나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요컨대 설득력 있는 해석의 각도를 발견해야 한다. 뫃은 아이디어를 알아채려면 마음속과 머릿속에 잇는 모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디어의 가장 좋은 원천은 바로 자신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쓸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일기를 꾸준히 써 보자. 기대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얼마나 흥분되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어야 한다. 창의적인 글을 읽을수록 좋다. 당신의 요술 램프를 문질러 지니라는 풍부한 아이디어를 불러내는 데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도움이 될 것이다.
-두뇌 활동 훈련법 배우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그 글과 유사한 좋은 글을 몇 편 읽는 것이다. 혹은 제목만 몇 개 읽어도 좋다. 그러고 나서 눈을 감고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있으면 그 사이에 아이디어들이 서서히 떠오른다. 이는 내가 대학에 다닐 때 배운 아주 오래된 비법이다. 그때 한 미술 강사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디자인 책이나 화첩을 보라고 조언했다. 무의식에서 튀어나오는 새롭고 훌륭한 그림들이 아주 많아서 깜짝 놀라게 될 거예요. 사실이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있었고 그 후로도 늘 유용했다.
내가 최초로 쓴 창의적인 글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침을 형식에 얽매임 없이 평하고 흥미롭게 쓴 잡지 한 권을 읽은 결과물이었다. 잡지를 다 읽은 후에 불을 끄자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중 한 가지는 워낙 끈질기게 떠올라서 당장 침대에서 일어나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읽은 글과 같은 글을 써라.“ 이 조언은 여러 면에서 유익하다.
글을 쓰는 습관이 생기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요란하게 떠오른다. 타자기 앞에 앉아 있을 때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붕을 고치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마룻바닥을 청소하는 때와 같이 글쓰기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이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기만 하면 무의식이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서 생산적인 글을 많이 쓰도록 해 준다. 무의식이 최고의 협력자가 된다. 쓸 글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의식적으로 두뇌 훈련을 해 본다. 생각을 기본적인 아이디어로 전환하고, 떠오르는 주변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의 두뇌 훈련은 매우 유용하다. 글을 쓸 시간이 지연돼 생기는 짜증이 사라지고 시간이 절약된다. 책상 앞에 앉을 즈음에는 많은 생각이 이미 정리되어 잇을 것이다.
-아이디어가 있는 장소 (당신 자신)
▪ 신문
신문에는 인간사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비극과 희극, 실패와 성공, 결혼과 이홍, 졸업과 입학, 출생과 죽음이 들어 있다. 살인, 강도, 전쟁과 같은 중대한 사건에서부터 남자아이와 애완견과 사연이 같은 소박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나오며, 깊이 들여다보면 고동치는 삶의 맥박이 느껴진다.
▪ 대화
파티나 직장, 지하철과 버스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버스에서 어느 모자의 뒤에 앉았다가 머리가 긴 아들이 어머니를 협박하는 소리를 들었다. 좋아요. 오토바이 안 사 주면 결혼해 버릴 거예요. “자기중심 세대”, “겁먹은 부모 중후군”‘ “결혼의 가치는 어디로 갔나?”와 같은 제목의 글을 시작하기에 이보다 재미있고 노골적인 문장이 있을까? ~~~기록해 놓지 않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가족
자녀, 결혼, 친척이 모두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아이가 있는 작가는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다. 부모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문제가 무수히 많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역시 다양하다. 아이를 기르는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익살맞게 다루든 진지하게 다루든, 첫아이를 처음 두 팔에 안은 순간부터 막내를 결혼시키고 신랑 신부 퇴장 때 뿌린 쌀을 머리에서 털어내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이야깃거리가 워낙 많고 다양해서 아이디어가 풍성하게 나온다. 결혼은 창의적인 글을 쓰는 작가에게 아주 중요한 주제라서 뒤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친척을 빼놓을 수 없다. 가계도의 수만큼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형제, 자매, 사촌, 숙모, 이모, 삼촌, 부모, 조부모까지 모두 포함된다. 혈연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서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이야기와 삶의 진실이 나온다.
▪ 당신이 쓴 글
당신이 쓴 모든 글의 본문에는 아이디어의 씨앗이 몇 개 숨어 있다. 씨앗을 잘 살펴보자. 다른 글에 유용하게 쓰일 이런 아이디어가 그 글에서 버려진 이유는 다양하다. 글의 초점에서 벗어나는 논쟁을 제시해서일 수도 있고 글이 너무 길어져서일 수도 있다. 혹은 직전에 쓴 아이디어와 반대 내용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가정 재정을 주제로 글을 쓴 후에, 이 글에서 파생된 내용으로 직장을 가진 아내들에 대한 글을 썼다. ~~~정말로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어떤 주제라도 지면이 넘쳐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일단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쓴다. 그러고 나서 한 가지 주제를 제대로 전달하는 강력한 글이 나올 때까지 내용을 압축한다. 대신에 잘라 낸 주변적인 아이디어들을 따로 잘 보관해 놓는다. 그중에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근간이 된 글보다 훨씬 뛰어난 글로 탄생할 가능성이 많다.
초보자가 아이디어를 찾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된 이유는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룰 줄 몰라서이다. 대체로 이런 방법을 모르는 까닭은 출판업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
의식한 아이디어든 무의식 속에 있는 아이디어든 적어 놓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습관에 이어서, 모든 작가가 가져야 하는 두 번째 습관은 노트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간략하게 정리해서 해당 서류철에 끼워둔다. 인용문이나 관련된 일화, 신문 기사나 참고 자료와 같은 보충 자료도 같이 정리해 둔다.
03. 개인적인 경험
쓰는 글이 허구든 실화든, 진정으로 창의적인 작가라면 소재와 자신을 분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자신의 추억, 감정, 신념, 경험, 독특한 개성이 글에 스며든다. 이런 점은 아주 훌륭하다. 특별한 재능이다.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져 글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게 한다. 독자는 이런 재능이 있는 작가와 함께 느끼고 생각한다. 특히 그 작가의 삶에서 나온 강력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상상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모든 글이 개인적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독 개인적인종류가 몇 가지 있다. 사색적인 수필, 향수, 섹스, 사랑, 가정생활에 대한 글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이런 글이야말로 초보 작가들이 쓰기에 가장 안전하고 유망하다. 나는 프로 작가가 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런 글을 쓰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남에게 들려줄 가치가 있는 훌륭한 이야기를 적어도 하나쯤 마음속에 숨겨두고 있다.
▪ 소설 작법
일반적으로 소설 작법은 소설에 자주 사용되는 기법을 뜻한다. 여기에는 긴장감과 위험과 임박한 극적 상황, 회상,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과 대담원이 포함된다. 허구적인 단편소설과 개인적인 경험을 다룬 글의 주요 차이점은 인물 묘사에 있다. 개인적인 경험 글에서는 작가인 당신(혹은 당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주인공이다. 따라서 외형 묘사를 자세히 할 필요가 없다. 내 거울이 내게 내가 아름답다고 말했다와 같은 접근법을 쓰지 말아야 한다. ‘나는 키가 크고 쉰 목소리에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이다.’는 방식도 자제해야 한다. 물론 생생한 표현을 약간 가미해도 될 때가 있다. 182센티미터에 90킬로그램의 체격인 나에게조차 버거운 짐이었다. 이런 표현은 멋지게 더해지면 독자들이 상상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때로 행동을 명확하게 보여 주기 위해 필수적이기도하다.
개인적인 경험 글에서는 동기를 깊숙하게 파고들 필요가 별로 없다 시간이 거의 나오지 않으며, 등장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신상 정보를 회상할 이유가 없다 당신은 무대에 서 있을 뿐이다.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는 당신이 상황에 반응하고 해결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더구나 등장인물은 항상 경험에 비해 부차적이다. 당신은 전시물 제1호가 아니다. 당신은 전시물 제1호인 경험을 제시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 점은 실화 기사와 대조를 이룬다. 실화 기사에서는 유명하거나 흥미로운 사람을 묘사한다. 작가가 대상을 인터뷰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모아서 상세하게 묘사한다. 혹은 질의응답 형식으로 인터뷰 대상이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창의적인 글에서는 등장인물이 경험을 통해서 감동을 받거나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시작부터 분명히 보인다. 또 시작부터 긴장감이 흐른다. 위험하거나 실망스럽거나 비극적인 일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징후가 글이 진행될수록 커진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 집 애완견 달마티안이 보트 사고로 심하게 다친 후 우리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다룬 ‘벨’의 시작 부분을 예로 들어 보겠다.
“벨이 가망 없음을 우리 모두 알았다.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입원해 세 번이나 수술을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다 내 잘못이었다. 아무도 내 탓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벨을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다면....’ 나는 끔찍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날 아침에 끝내 고집을 부렸다. ‘내가 수의사에게 말할게, 어차피 그날 밤에 내가 몸 보트가 벨을 치었잖아.’
가족이 하나둘씩 집에서 나갔다. 마침내 나 혼자 남았다. 나는 한참 동안 거실을 서성거리며 용기를 그러모으려고 기를 썼다. 끝내자. 이 방법이 아니면 벨의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마침내 나는 울먹이며 전화기 옆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모젤 선생님? 우리는 벨을 보내 주는 것이 가장 자비로운 선택이라고 결정을 내렸어요. 알겠습니다. 올바른 판단입니다.“
이어서 내가 사형 집행자가 된 느낌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번에는 통화중이었다. 계속해서 다이얼을 돌렸다. 드디어 조수가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이 통화 가능하신지 확인해 볼게요. w마시 후에 의사가 수화기를 건네받았다. 멈추세요. 기다리세요. 하지 마세요! 이어지는 침묵에 내 심장이 멎는 듯 했다. 딱 직전에 저와 통화가 됐네요. 확실합니까? 네, 아니요! 네, 오늘밤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부탁드려요. 적어도 울;l 가족이 모두 가서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라도 주세요. 나는 조금 기가 죽어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그날 밤에 우리는 64킬로미터를 차로 달려 여름용 별장이 있는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로 가는 내내 벨과 함께한 추억을 떠올렸다. ”
여기에서 회상은, 수영을 좋아한 검은 얼룩점박이 개와 비극적인 밤에 일어난 사고를 묘사하기에 완벽한 도구이다.
“항상 벨은 신이 난 아이처럼 자동차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가 물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은 물속에서 열심히 나아가는 벨의 머리를 요령 좋게 피해 휙휙 지나갔다. 곧이어 우리는 중고지만 예전 보트보다 크고 강력한 보트에 올라탔다. ~~~나는 내가 몰겠다고 말했다. ~~~벨은 이미 맹렬히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벨이 잠소하자 익숙한 첨벙 소리가 들렸다. ~~~~나는 벨을 ~~~나는 레버를 당겼고 우리가 탄 보트는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나아갔다. ~~~~그러다가 몸이 부서지는 충격이 느껴졌다. 끔찍한 쿵 소리가 났다. 캥캥거리며 괴로워하는 거친 비명이 들렸다.“
더욱 긴장감이 흐르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벨은 그해 여름을 견뎠다. 그동안 찢어진 몸이 점차 qxndjT다. 그러나 다리 한쪽은 끝내 낫지 않았다.~~~”
이 글은 다음 내용으로 결론을 맺었다.
“벨은 4년을 더 살았다. 상흔이 남았고 발을 약간 절었지만 여전히 즐겁게 지냈다.~~~”
▪ 독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
나는 초기에 쓴 한 글이 ~~~호응이 좋으리라 예상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이 글은 열세 살배기 아들인 마크가 길이 2.4미터에 무게 45킬로그램인 청새치를 잡은 이야기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극적인 상황과 유머가 있었다. 긴장감까지 있었다. ~~~결과는 반송되는 원고뿐이었다. ~~~ 우리 독자들이 공감하지 않을 겁니다. 공감. 그렇다! 편집자들이 옳았다. 소재의 폭이 너무 좁았다. 이 글을 살리려면 흔치 않은 박제 작업의 내용을 줄이고 낚시를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늘리는 쪽으로 수정해야 했다. 마크의 실망, 남편의 걱정을 엏어야 했다. 다시 말해서 글에 마음을 더 담아야 했다. 나는 원고를 몇 번 더 보낸 후에 아예 다시 썼다. 유머를 유지하되 감정에 초점을 맞췄고 남자의 관점을 취했다.
“나는 아버지가 아들과 낚시를 가는 게 당연하다는 구식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두 아들을 데리고 주변의 모든 강과 호수와 개울을 섭렵한 뒤 집에서 96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바다로 진출했다. 지난해에 내가 처음으로 청채치를 잡았을 때도 두 아들과 함께였다. ~~~~그때만 해도 나는 아들이 청새치를 잡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깃발을 휘날리며 부두로 들어와 아들이 잡은 물고기의 무게를 재고, 그 물고기가 시즌 신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느낄 자부심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물고기를 보관할 참이요? 선장이 물었다.”
수정한 글은 성공을 거뒀다. ~~~모든 요소들이 이야기의 마지막 단락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꼭 아들을 데리고 낚시하러 가는 나처럼 당신도 구식이거나 바보 같은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처럼 당신도 가장 소중한 트로피는 돈을 주고 사는 게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04. 결혼 생활
보통 사람은 결혼 생활에 대한 글을 쓸 때 의사와 심리학자와 결혼 상담자 같은 전문가에 비해서 자격이 없다는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흔히 그런 전문가들이 잡지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거나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한다. 많은 프리렌서들이 이런 경향을 감안해서 권위자와 팀을 이루어 공동으로 글을 집필한다. 혹은 주제에 맞는 전문가의 말을 길게 인용한다. 여기에 일화와 사례를 몇 개 추가하면 훌륭한 글이 탄생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는 진정한 의미의 창의적인 글쓰기가 아니다. 창의적인 글이 되려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결혼 생활에 관해 진심을 담아 쓰려면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관점 혹은 개념이 있어야 글에 초점이 생기고 분위기와 문체에 설득력이 생긴다.
물론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당당하게 제시되는 솔직하고 소박한 의견에는 아주 흥미로운 면이 있다.
▪ 결혼 생활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글쓰기
결혼 생활에 관한 글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결혼 생활에서 일어나는 흔한 갈등을 유쾌하게 관찰하고 약간의 조언을 넣거나, 심각한 주제를 진지하게 논하고(장황하지 않게) 실례를 들면서 심도 깊게 다루는 것이다.
나는 신혼 때 이 주제를 쾌활한 태도로 다루면서 내 결혼 생활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문제를 같은 맥락으로 해결했다. ~~~이런 활기차고 밝은 1,000자 정도의 글은 ~~~잡지에 실리기 시작했다.
▪ 한 주제에서 글 두 편 얻기
결혼 생활을 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도 깊은 문제가 대두됐다. ~~~따라서 글의 길이가 길어졌고(2,500자정도) 깊이가 생겼다. “남편과 아내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봉급이 결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혼 생활에서 진정한 친밀감”...
첫 번째 글의 제목은 ‘모든 여성이 원하는 것’으로 뽑았다. 나는 이 글에서 남성과 여성이 결혼 생활에 대해 갖는 기본적인 태도의 차이를 비교했다. ~~~일화를 넣지 않은 채 담담히 논했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모든 남자가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사치가 하나 있다. 돈이 전혀 들지 않지만 아내가 세상 무엇보다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얄궂게도 보통 남자가 가장 적게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인 남편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열심히 일한다. 질병과 사고와 노년과 사망을 대비한 보험을 그 어느 나라의 남자보다도 많이 든다. 또한 대체로 아내에게 충실하다. 여보,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서 못 들어가겠어, 야근해야 해. 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아내가 그 말을 믿는다. ~~~”
일화가 나오지 않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이 글에는 일화가 필요 없었다). 게다가 내 남편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이 글이 <메터 홈스 앤 가든스>의 표지 기사로 나왔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내가 결혼한 남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멋진 제목이었지만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당하다는 느낌이었다. 불쾌할 수도 있었는데 남편은 늘 그렇듯이 쾌활하게 넘어갔다.
어쨌든 신경이 쓰였다. 나는 결혼 생활의 다른 측면을 보여 주는 반박 글을 써서 용케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그 글의 제목을 “당신이 결혼한 여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로 뽑았고 이전 글과 거의 동일하게 시작했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모든 남자가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사치가 하나 있다. 마찬가지로 모든 여자가 남편에게 베풀 수 있는 소박하지만 빛나는 축복이 하나 있다. 아내가 관심과 애정을 갈망하는 만큼 남편도 이 축복을 갈망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인정하자.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보면, 남편이 무관심하다고 한탄하는 많은 여자가 사실은 그런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공평하게 보자면 ~~~~”
두 글 다 잡지에 실릴 때마다 엄청난 편지가 빗발쳤다.
05. 부모와 자식
▪ 과연 가족에게 공평할까?
아무리 유머가 넘치는 글이라도 자녀를 소재로 사용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니가 십 대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내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도 이 원칙을 지킨다. 칼럼이나 글에서 아이의 실명이나 실제 나이를 절대 거론하지 않는다. 대신에 막내, 둘째 아들, 우리 십 대 아이와 같은 식으로 쓴다. 또한 나는 학교에서 역효과가 생길까 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최근의 일을 예로 들지 않는다.
▪ 차일피일 미루는 버릇을 정당화하지 말자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다 자란 다음에 쓰라는 말은 아니다.
06. 향수와 회고록
향수를 담은 글은 나에게 가장 쉽고 즐거운 글의 종류이다. 과거의 추억과 이미지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나는 재미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특히 회고록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향수 글을 쓰라고 권하고 싶다. ~~~향수를 글로 옮기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 과거와 현재의 대조
현재의 상황으로 시작해서 과거와 대조하는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이를테면 슈퍼마켓에서 아이가 “이것 봐요, 엄마. 냉동 채소예요!”라고 외친다. 이어서 집집마다 뒷마당에 텃밭이 있던 시절을 이야기 한다. 그 시절에는 텃밭이 없으면 창피할 정도로 가난한 집이거나 부자였다. 그런 다음에 회상하고 싶은 과거 한 시기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고 결론을 내린다.
“우리는 여름 내내 아삭아삭한 당근을 먹었고 가을에는 모닥불에 땅콩을 구워 먹었다. 정크푸드와 TV 광고가 없었다. 어른들이 이제 채소 먹자. 비타민 챙겨 먹어야지, 라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내 아이들이 갓 Ekls 콩 껍질로 배를 만들고 풋사과를 먹고 수박 서리를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차피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에 나는 내 아이들이 과일과 채소가 슈퍼마켓 선반에서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땅에서 햇빛을 받고 자라서 사람의 손으로 수확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
▪ 정확성
어느 시기에 대해서 쓰든지 간에 기억이 정확해야 한다. 어릴 때 대한 놀이가 무엇이었나? 유명한 영화배우와 텔레비전 배우의 이름은 무엇이었나? 당신이 부르던 노래는 무엇이었나? 언제 문워크가 처음 나왔나. 로큰롤 열풍이 일어나기 전이었나 아니면 후였나? 확실하지 않으면 꼭 확인해야 한다. 독자들이 당신 글에 나온 실수를 잡아내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더구나 독자들을 짜증나게 해서도 안 된다. 누구나 잡지나 신문에서 실수를 발견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향수 글은 조사가 많이 필요 없다. 주로 머리와 마음에서 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나 장소나 사건을 거론할 때는 회상하는 장면에 딱 들어맞아야 하고 이럴 때는 조사가 필요하다.
▪ 주제에 초점 맞추기
과거의 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라고 앞에서 말했다. 이를테면 나는 구식 부엌, 아이들의 놀이, 우편 주문 카탈로그, 팝콘과 사탕 만들기, 피아노 옆에서 노래 부르기에 각각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썼다. 각각이 독립된 글 혹은 장이 될 만하며, 이렇게 하나에 초점을 맞추면 기억나는 대로 모두 몰아넣어 복잡해질 일이 없다. 그리고 항상 구체적이고 시각적이며 청각적이고 명확한 측면, 독자들이 생생한 장면을 그릴 수 있는 측면이어야 한다. 가족이나 종교나 친구를 비롯한 추상적인 개념은 안 된다. 그렇지만 주제의 다양한 면을 묘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수적인 소도구와 사람을 거론하게 되고 이들도 그 시기의 장면에 추가된다. 나는 ‘모든 문은 부엌으로 이어진다.‘라는 글에서 커다랗고 따뜻하며 최고 가족실인 부엌의 구조를 아이스박스 아래 있는 물받이까지 상세하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상도 넣었다.
“그늘진 자리에서 마차의 딸랑딸랑 종소리와 말의 터벅터벅 발소리가 들리면 어머니는 아이스박스 뚜껑을 열고 재빨리 살펴본 뒤에 우리 중 한 명에게 조니 피터슨 아저씨에게 가서 오늘 몇 파운드가 필요한지 말하라고 시켰다. 피터슨네는 독일인 대가족이었는데 온 식구가 꽁꽁 언 호수로 가서 팀을 이루어 커다란 톱으로 얼음을 잘랐다. 피터슨네 소유의 성처럼 높은 얼음 저장고들은 바람이 몰아치는 호숫가를 따라서 눈에 띄게 죽 늘어서 있었다. 벌써부터 다른 아이들은 천막을 친 마차를 따라다니면서 빨아 먹을 얼음조각을 달라고 졸라댔다. 조니 아저씨는 거대한 집게로 큰 얼음 덩어리를 꽉 움켜쥐고 끌어당겨 송곳으로 깔끔하게 갈랐다. 조니 아저씨는 톱밥이 씻겨나가도록 얼음조각을 물 양동이에 부은 다음에, 어께에 지구를 짊어진 거인 아틀라스처럼 양동이를 메고 휘청휘청 집으로 걸어갔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설거지통을 뒤편 베란다 벽의 못에 걸고 나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팝콘을 먹으면서 플린치나 올드 메이드나러미 같은 카드놀이를 했다. 물론 교회 전도사들은 여전히 카드놀이를 나무랐고 어머니는 이 사악한 놀이를 꺼림칙하게 여겼다.“
배경은 계속 부엌이지만 과거 한 시대의 다른 세부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종류의 책이나 글을 잘 쓰려면 생생한 기억과 다채로운 문체가 필요하다. 그리운 옛 시절이 지금보다 좋았다고 믿을 필요는 없지만, 그 시대에 대한 애정과 유머 감각을 가지고 써야 한다. 이런 글의 목적은 사라진 생활 방식에 대한 애정 어린 추억담을 쓰는 것이다. 이야기가 곁길로 빠져서 오늘날 발생하는 문제를 장황하게 한탄하면 안 된다. 어차피 두 생활 방식을 비교하고 대조하다 보면 그런 문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겠지만 진지한 해결방안은 언론의 몫으로 남겨 둬야 한다. 혹은 조언 글이나 논란 글에서 다루면 된다.
▪ 폭넓은 독자에게 호소
향수 글은 개인적인 추억담을 제멋대로 쏟아내는 글이 아니다. 일인칭으로 쓰고 친구와 가족의 일화로 주장에 생동감을 더해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흥미롭고 허물없는 뒤죽박죽 이야기가 되면 안 된다. 향수 글은 다른 사람들의 기억의 문도 열어줘서 맞아, 정말 그랬어. 나도 기억이 나네. 라고 말하게 할 정도로 보편적이어야 한다. 향수 글을 쓸 때 가장 큰 보람은 독자들에게 받는 수많은 편지이다. ~~~자신이 알아볼 수 있고 공감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우리는 작가님과 같은 놀이를 하며 놀았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작가님의 어머니와 같은 방식으로 빨래를 했답니다. 빨랫줄에 제일 먼저 널려고 이웃 사람들을 제치고 뛰어가기도 했어요.!
07. 논란이 있는 주제
08. 조언과 자립
09 유머
나는 익살스러운 농담을 좋아하고 남을 놀리기 일쑤이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와 언니인 그웬은 재치가 넘쳤고, 아버지와 오빠들은 남을 웃기는 재능을 타고났다. 나 역시 행복하게 웃고 즐겼지만, 우스운 행동과 농담이 나오면 잽싸게 앞으로 뛰어가서 종이에 기록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나는 유머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런 종류의 글을 꽤 많이 썼다. 또한 종류와 상관없이 내 글에는 유머가 계속 튀어나온다. 유머를 조금만 곁들이면 거의 모든 글이 밝아지며 잘 팔린다.
첫째, 구식 농담은 절대 쓰지 않는다.
둘째, 너무 무리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
셋째,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독창적이어야 한다. 이 원칙은 특히 유머가 있는 글을 쓸 때 중요하다. ~~그저 쓸 만한 말장난이나 익숙한 격언을 가져다가 독창적으로 비틀어서 의미를 바꾸면 된다. 그런 다음에 자기 풍자를 곁들여 상황을 과장하면 된다.
▪ 타이밍과 박자
타이밍은 대단히 중요하다. ~~~유머를 잘 하려면 완벽한 타이밍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머에서 핵심이 되는 구절을 말하기 전의 정지, 빠른 분위기 전환,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는 순간과 관객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순간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에피소드나 언급한 내용이 가장 재미있는 효과를 거두도록 균형이 잡힐 때까지 문장을 이리저리 바꾸고 더하고 빼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빼기이다. 재치 있는 농담은 짧고 강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춰야 한다. 일화가 여러 페이지를 차지하면 안 된다. 대화는 모든 대사가 재미있거나 바로 다음 대사로 이어질 때까지 줄여야 한다. 아래와 같은 의미 없는 수다를 피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들어요. ” 아내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여보“ 나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치를 취할 수 있잖아요. e아신처럼 매번 엇나가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어쩔 때 보면 머리에 뇌가 없는 것 같아요. ” 어허, 진심이 아니겠지? 내 마누라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할 리 없지. 자, 그럼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의미 없는 말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다가 마침내 밝은 대사를 억지로 짜냈다.
이에 반해서 ‘ 그가 말했다. ’나 ‘아이가 나에게 활짝 웃으며 한마디 했다.’와 같은 문장의 능숙하고 미세한 균형은 마음의 귀를 즐겁게 하는 정확한 박자와 페이스와 타이밍을 유머에 더해 준다.
진정으로 유머가 넘치는 사람은 대체로 직관적인 타이밍 감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재능이 없는 사람은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서 관객을 지루하게 한다.
▪ 논리
흔히 유머는 과장법에 의존하는데, 기이하게도 유머 자체의 완고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유머는 반드시 근거와 현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아는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런 대조는 우리가 유머를 재미있게 여기는 심리적인 이유 중 하나다.
오래 전, 돈을 벌려고 드라마 극본이나 경쾌하고 오락적인 시 등을 쓰던 시절에 한 만화가가 내게 개그 대사를 의뢰해 왔다. 말하기 창피하지만, 탈옥수가 멋진 파티에서 응, 그래, 나는 인기가 많아서 어디에서나 쫓겨 다녀. 라고 말하는 대사를 썼더니, 만화가가 이렇게 지적했다. 그 탈옥수가 경찰에게 쫓기고 있다면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겠죠. 논리적으로 쓰세요. 유머는 논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 과장법
과장법을 히스테리와 혼동하면 안 된다. 격렬한 감정이나 지나친 행동을 표현하는 동사 자체가 유머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비명을 지르다’, ‘발로 짓밟다’, ‘히죽히죽 웃다.’, ‘음흉하게 보다’와 같은 단어들을 자제해서 써야 한다.
▪ 자기 풍자
유머가 주로 사용되는 글은 자기 풍자 글이다. 자기 결점이나 약점이나 성격을 놀림감으로 삼아 웃음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독자에게 아주 친숙한 점을 풍자거리로 선택한다.
▪ 일반적인 지침
다음은 유머 글을 쓸 때 목표로 할 점과 주의할 점 제안이다.
1) 독창적이어야 한다. 오래된 상황이나 개그나 농담에 기대면 안 된다.
2) 불행한 사람을 웃음거리로 삼으면 안 된다.
3)유머를 적적하지 않은 자리나 상황에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4) 타이밍을 잘 살핀다. 활기차고 생생한 박자가 있어야 한다.
5) 과장법을 히스테리로 대체하면 안 된다.
6) 분위기에 신경 쓴다
7) 부정적인 말을 절대 넣지 않는다.
8) 독자에게 웃음을 요구하면 안 된다.
9) 이탤릭체와 대문자와 느낌표에 주의한다. 문장 부호의 과도한 사용으로 부족한 글 솜씨를 보상할 순 없다.
10) 익살, 상투적인 문구 비틀기, 말장난, q나대말, 세부 사항을 통해서 밝거나 재치 잇는 분위기를 얻을 수 있다.
11) 속어와 욕설에 주의한다.
12) 분명히 재미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나 상황에 의존하면 안 된다. (이를테면 남자의 대머리, 여자의 거들, 길에서 잃어버린 속옷)
10. 수필, 스케치, 칼럼
수필, 스케치, 칼럼은 아주 흥미로운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나 마찬가지이다. 서로 차이점이 아주 적어서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셋 가운데 수필은 대체로 조금 길고 사색적이다. 스케치는 보다 짧고 분위기가 가볍다. 화가가 사물을 보고 모양을 빠르게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스케치는 내가 가장 쓰기 쉽고 재미있어 하는 글의 종류이다. 항상 필기도구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 덕분이다.
진정으로 창의적인 작가는 단어의 음악, 즉 단어의 소리와 운율이 머릿속에서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스케치와 수필에는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다. 그저, 추억이나 일상적인 활동을 생각하다가, 보편적인 진리를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순간이나 말, 행동, 물건을 발견하면 된다. 당신에게 인상적이었던 구절, 인간의 지혜를 요약해서 표현하는 경구나 철학을 바탕으로 해도 된다. 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문 닫아! 와 같이 아주 간단한 말도 좋다.
또한 나는 잡지에 실린 대부분의 글과 이후에 쓴 신문 칼럼에서 단순한 w니실을 명확하게 말하기 위해 익숙한 물건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그런 물건으로 텐트, 탁자, 학교 건물에 걸린 깃발, 가족용 일정표, 아버지의 지갑 등이 있다. ‘아빠, 돈이 좀 필요해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몇 단락을 예로 들어보겠다.
“나에게 남자의 가장 감동적인 몸짓은 바지 뒷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내는 익숙한 동작이다.....
아빠, 돈이 좀 필요해요. 이 애원으로 수많은 지갑이 헤어지리라! 남편들은 그리도 자주 새 지갑을 필요로 하는 게 당연하다. 지갑은 지치고 닳아지고 얇아진다. 그러다가 결국 제 역할을 포기한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어떨까? 그들도 지치고 닳아지지만, 좀처럼 포기 하지 않ㄴ느다. 그들은 훨씬 wflrl고 좋은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아주 강한 힘줄로 바느질이 돼 있다. 몸에 생명이 있고 마음에 사랑이 있다. 아빠, 돈이 좀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누군가가 있기만 하면,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지갑을 계속 채운다. 그리고 다시 지갑을 꺼낸다.“
수필 전체가 하나의 비유 혹은 약간의 상징주의를 바탕으로 하며, 이는 자체의 기억장치이다. 따라서 통일성이 있다. ~~~문체는 반드시 명확하고 솔직하고 간결해야 한다. 항상 감흥이 흐르지만 절대 감정적이면 안 된다. 상투적인 문구나 감상적인 기미가 잇는 표현이 넘치면 글을 망친다. 글이 기쁨을 줄 뿐만 아니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정서를 담고 있어야 한다. 글의 장막이 우리 주위로 쳐져야 한다. 그 장막은 우리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둘러싸야 한다.
▪ 신문 칼럼
▪ 구성 방식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묘사할 때 현재 시제를 썼다. 내가 싫어하는 사설체인 우리나 과시하는 느낌이 드는 나와 우리의 대신에, 이인칭인 당신과 당신의 를 썼다. 당신이라고 말하면 독자는 공감을 한다.
현재 시제를 쓴 덕분에 과거와 현재를 마음대로 오고갔고, 우너할 때는 오래전에 써 놓은 사전과 목격담을 그대로 넣을 수 있었다. 예전 글이라도 잘 다듬기만 하면 바로 오늘 일어난 이야기처럼 신선했다.
Part02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 잘 쓰기
11. 창의적인 글의 다섯 가지 기본 요소
좋은 창의적인 글의 기본 요소는 다섯 가지이다.
1) 자극적인 아이디어
2) 적절한 문체
3) 매끄럽고 타당한 구성
4) 관련 일화
5) 명확한 요약 혹은 결론
▪ 자극적인 아이디어
여기서 주축은 사실이 아니라 아이디어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에게 닥친 우여곡절을 즐겁게 헤치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당신과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중심 이라는 말이다.
진 샬리드가 <투데이 쇼>에서 나에게 처음 던진 질문이 이 점을 잘 보여 준다. “마저리, 당신의 책이 그렇게 잘 팔리는 이유가 뭘까요?” 즉시 대답이 떠올랐다. 너무 순식간이라서 왜 전에는 자문해 보지 않았는지 이상할 정도였다.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내가 말했다. 다른 사람이 이봐, 저건 내 이야기야! 저 작가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라고 말하게 하는 글을 쓰는 거예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문제를 풀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해요. 그러면 항상 독자가 생길 수밖에 없죠. 이는 모든 글에 적용된다.
특히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이 그렇다. 자극적인 아이디어는 당신의 이야기가 독자의 이야기가 되게 하는 요소이다. 독자는 그 주제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익숙한 화제가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친구처럼 독자에게 다가선다. 독자와 작가가 공통된 언어로 말한다. 독자는 작가와 작가의 의견을 신뢰한다.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독자가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러 사안에 대해 밝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독자는 “우와,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라는 반응을 보인다. 혹은 아니야, 말도 안 돼. 작가의 생각이 틀렸어. 라며 격하게 반대한다.
▪ 적절한 문체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을 잘 쓰려면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방식도 중요하다. 글을 쓰는 방식이란 구성과 문체를 말한다. 여기에서는 문체의 두 가지 측면만 살펴보겠다. 일단 문체가 명확하고 읽기 쉬워야 하고, 무미건조하게 현학적이거나 모호하면 안 된다. 그리고 주제와 작가의 해석에 걸맞아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다정하고 진실하게 전달돼야 한다. 알맞은 부분에 가벼운 유머를 더하면 아름다운 음악이나 빛나는 햇살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재미를 넣으면 치명적인 주제가 있다. 이를테면 죽음이라는 주제가 그렇다.
▪ 매끄럽고 설득력 있는 구성
전체에 걸쳐 흐르는 기본 아이디어가 분명하게 논의되고 일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배열된 방식이 구성 혹은 형식이다. 잘 써진 단편소설과 마찬가지로, 잘 써진 글은 워낙 쉽고 부드럽게 읽혀서 형식이 있는지조차 알아채기 힘들다.
한편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이 장황하고 쓸데없이 반복되면서도 주장을 잘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디어 자체가 아주 중요하고 문체가 대단히 인상적이어서 구성에 별로 개의치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재미있게 읽되, 이런 글 때문에 구성이 필요 없다는 오해를 하면 안 된다. 대부분의 창의적인 글은 일정한 구성 양식을 따른다. 누군가 꼭 그래야 한다고 규칙을 정해서가 아니라, 그 방식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 관련 일화
당신은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을 쓸 때 주요 사례 혹은 이야기를 단 하나만 사용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주요 사건이나 상황은 여러 작은 에피소드 혹은 부수적인 사건을 통해서 강화되고 해석된다. 영감을 주는 스케치에는 가벼워 보이지만 주제에 초점을 확실히 맞춘 일화가 하나만 들어간다. 반면에 조언 혹은 토론 글을 비롯한 대부분의 글에서 대체로 세 개에서 여섯 개의 일화가 사용된다. 잡지에 실린 글을 보면 일화가 아홉 개까지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1,500~2,500자의 글에서는 평균적으로 네다섯 개의 일화가 들어간다.
일화도 삶에서 얻는다. 친구와 친척과 이웃, 버스나 극장 로비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 즉 독자와 비슷하고 독자가 동질감을 느낄 사람들에게서 일화가 나온다.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이용하면 된다. 작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자신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하는 글을 쓸 수 있다. 가족 모임이나 이웃과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사람들은 주로 어떤 상황에 대한 의견을 표현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또 듣자.
“아내가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빌이 화가 났대요. 빌은 아내가 집에서 갓난아기를 돌봤으면 하거든요. 빌이 그럴 만도 하죠. 그렇게 오래 기다리다가 얻은 아이인데 아내가 직접 아이를 보살피기를 바라는 게 당연하잖아요. 특히 요즘 어린이집에서 안 좋은 일이 워낙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 여자가 그럴 줄은 몰랐어요. 시어머니가 들어와서 살림을 맡을 거라네요. 실수하는 거예요. 시댁 식구랑 한집에서 살다니. 난 다시는 그렇게 못 살아요. 예전에 같이 살아봤는데....“
“글쎄요. 난 지금 시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아주 사이가 좋아요. 사실 우리 가족은 시어머니가 안 계시면 아무것도 못할 거예요.”
이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사람의 일화에 이어 다른 사람의 경험이 나오고, 모두 한 가지 태도 혹은 사고방식에 찬성하거나 반대한다.
아이들은 캠프나 동아리, 학교에서 익살스럽고 신나고 멋진 이야기를 가지고 집에 돌아온다. 어떤 이야기는 인간사의 진리를 아주 잘 드러내서 당장 공책을 찾아서 적어놓고 싶어서 좀이 쑤실 정도다. 많은 이야기가 그저 기억장치에 저장돼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그 안에 담긴 의미나 적절한 용도를 깨닫게 될 때 밖으로 나온다.
종종 일화를 분해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서 목적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혹은 아예 일화를 새로 지어내야 한다. 작가가 많은 사람들을 합성해서 가장 적합한 등장인물을 창조하는 소설에서처럼, 창의적인 글에서도 이런 창조가 허용된다. 창조의 결과물은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인다. 작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에 카메라 렌즈를 맞추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등장하는 사람과 부수적인 사건을 새로 지어내는 게 나을 때가 있다. 상사나 이웃 사람을 부정적인 인물로 그리면 안 된다. 적어도 당신이 이사를 가거나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자제해야 하며, 설j사 그때가 되더라도 위장하는 게 최선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의 실명 혹은 머리글자도 거론하면 안 된다. 이 규칙에는 예외가 없다. 가족의 추억담이나 유명인의 일화라도 실제 이름을 넣지 말아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유명인의 삶에서 나온 따뜻한 이야기는 글을 쓸 때 요긴하게 쓰인다. 이런 이야기는 글의 주제와 운치와 알맹이를 더해 준다. 그러나 벤저민 프랭클린과 연 실험, 조지 워싱턴과 체리나무, 1페니를 돌려받으려고 수 킬로미터를 걸어간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야기와 같이 역사적인 인물의 상투적인 일화를 쓰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 ~~~일화가 신선하고 상투적이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일화는 보편적인 진리를 드러내거나 주장을 강조해야 한다.
▪ 명확한 요약 혹은 결론
어떤 글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그냥 끝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은 앞에서 한 이야기를 요약하며 끝낸다. 좋은 글은 전달할 내용을 미리 말하고, 그 내용을 말한 뒤에, 그때까지 말한 내용을 다시 말해야 한다. 마지막에 다시 말하는 내용이 주제이다. 조언 글을 잘 쓰는 방법 중 하나는, 앞서 규칙이나 제안으로 제시한 요점을 번호를 매겨 명확하게 열거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을 결정한다. 둘째, 그 분야의 교육을 받는다. 셋째, 기회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마지막 요점이 최종 의견이 될 수도 있다. 혹은 글의 전체 내용을 요약해서 아우르는 결정적인 의견을 마지막으로 써도 된다.
12. 분위기, 초점, 페이스
분위기와 문체는 미세하면서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 실화 기사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문체에 의해서 형성 된다. 그러나 분위기에는 작가의 감정과 관점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중요한 면이 있다.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분위기가 즐거운 대화체여야 한다. 특히 조언 글의 분위기는 반드시 즐거운 대화체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강압적이고 설교적이고 교훈적인 분위기가 돼 버린다. 밝은 느낌이 가미된 글이나 진지하게 풀어 가는 유머 글의 분위기는 머뭇거리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너무 귀여우면 안 된다. 경박하지 않고 명랑해야 한다. 영감을 주는 글의 분위기는 점잖고 다정하되 감상적이거나 불쾌하면 안 된다.. 논란거리나 항의를 다루는 글의 분위기는 단호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화를 내되 신랄하거나 빈정대거나 무자비하면 안 된다. 이런 주의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혹평이 돼 버리며, 분노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게 아니라 혐오감을 유발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은 자기 연민이나 자기 과시에 빠지면 안 된다. 때로 이런 글은 경험이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무서웠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시종일관 놀라움에 젖은 분위기로 표현한다. 그리고 진지한 주제를 사려 깊게 다루는 글은 전반적인 분위기를 거스르는 경솔함이나 가식적인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4대 요소에서 파생된 분위기 혹은 어조가 글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4대 요소는 작가의 문체, 소재를 다루는 작가의 태도, 작가가 글을 쓰는 관점, 기본 전제 혹은 작가의 주장이다. 많은 아무추어 작가 글에서 4대 요소가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빠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관점에 확신이 없고 태도를 혼동하고 전제를 분명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작가는 의미 없는 내용을 너무 많이 쓰며, 전체적으로 올바른 분위기를 잡지 못한다.
▪ 잘못된 주제
적절한 분위기로 다루기만 하면 세상의 어떤 주제라도 유머가 넘치거나 품위 있거나 건설적인 글로 작성될 수 있다. 그러나 피하는 게 나은 주제도 있다. 이를테면 서비스 업종(트럭과 택시 운전사, 식당 종업원, 미용사, 가사 도우미 등), 장애인, 빈곤층과 같은 특정 집단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에서는 사람들의 특정한 상황이나 계층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 철학을 다룬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주로 특정한 계층이나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면 그 인물이 속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l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죽음을 다루는 모든 글은 다른 사람을 모독할 분위기를 피해서 아주 지각 있고 세심하게 작성돼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글 솜씨가 좋은 작가가 그런 비극을 사려 깊게 쓴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미숙한 작가라면 다른 주제를 선택하는 게 낫다. 오랜 병 치례나 수술과 같은 신체적인 고통을 주제로 다룰 때도 유의해야 한다.
▪ 잘못된 태도
가정, 자녀, 친구와 같이 완벽하게 안전한 주제라도 생색을 내거나 우월감을 드러내거나 자기중심적인 태도 때문에 글이 형편없어지기도 한다. 글 솜씨가 아무리 좋고 주장이 아무리 설득력이 있어도, 이런 태도로 접근하면 글 전체에 그 태도가 스며들어서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기 혼자만 옳다고 믿을 때 나타나는 또 다른 잘못된 태도는 설교이다. ~~~자기 연민도 경계해야 할 태도이다. 외롭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부당한 처사에 짓밟혔다고 느껴 절망감을 글로 옮기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글쓰기가 탁월한 치유책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글은 흥미로운 글이 되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느라고 바빠서 당신을 불쌍하게 여길 여유가 없다.
모든 부정적인 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분개, 조바심, 격분이 때로는 효과적이다. 심지어 이런 태도가 아주 즐거운 형태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 관점의 부제
명백한 관점이 없으면 제대로 주장할 수 없다. 알맹이가 없는 글이 나오고 일관된 분위기도 유지하지 못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을 쓰는 작가는 논리와 감정을 모두 갖추고 문제에 접근한다. 어린 딸을 사고로 잃은 어머니의 사례처럼, 글에 슬픔을 쏟아내면 안 된다. 감정에 치우치면 논리의 관점이 사라진다. 또한 소재에서 멀리 동떨어져도 안 된다. 소재와 분리되면 논리만 팽배해지고 감정이 개입되지 못한다. 열정과 신념이 빠지고 관점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주제에 대해 확실하고 바람직한 태도를 가져야 될 뿐만 아니라 주장하는 내용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자문해야 한다. 이 글의 목적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와야 알맹이가 있고 일관성 있으며 올바른 분위기를 지닌 글을 쓸 수 있다. 이와 달리 너무 많은 주제와 소재를 다루고 너무 많은 감정을 분석하고 여러 태도를 내보이면, 단일한 분위기가 없이 뒤죽박죽인 글이 나온다.
▪ 초점
초점은 글에서 아주 중요하다. 글이 보여 주는 사진이 흐릿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또렷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사는 결과물이 선명하게 나오도록 피사체에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는 연습을 한다. 작가도 그와 같은 연습을 해야 한다. 신문기사를 쓰는 사람은 이야기의 중심점을 각도라고 부른다. 2장에서 해석의 각도라는 말을 하면서 시각이라는 용어를 거론했다. 작가에게는 초점을 맞춘다는 말이 사물을 보는 각도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작가는 피사체, 즉 주제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주제를 오해의 여지가 없이 분명히 전달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모든 문장이 이 목적을 수행해야 하며, 주제와 관련 없는 소재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초점을 맞추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결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 글이 기본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 혹은 주제가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 해결책
▪ 페이스
페이스는 움직임이다. 페이스는 목표를 향해서 독자를 빠르게 이끌어 가는 부드럽고 규칙적인 위치의 변화이다. ~~~글을 읽을 분위기, 초점, 페이스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 언뜻 포착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모두 아주 중요하다. 익숙해져서 머릿속에 박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3. 내용을 구성하는 세 가지 확실한 방법
옷을 만들거나 배를 만들거나 집을 짓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패턴이나 청사진을 따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쓰기에도 일정한 공식이 적용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공식이기 때문이다. ~~~매들린 랭글이 한 말에 잘 표현돼 있다. “누구도 글쓰기를 가르칠 수 없다. 그렇지만 훌륭한 모든 글에는 거장들이 항상 사용하는 특정한 방식들이 들어 있고, 절대 사용하지 않는 특정한 방식이 들어 있다. 우리는 그런 방식에서 배울 수 있다.
창의적인 글의 일화 및 토론 형식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화법 형식이다. 또한 가장 오래된 형식이기도 하다. 성경에는 사람들의 삶에 일어난 사건들을 통해서 생생하게 드러나는 진실의 예로 가득 차 있다. 이런 형식의 효율적인 활용은, 예수가 우화를 들려주면서 가르치는 신약성서에서 뚜렷하게 보인다. 예수는 먼저 전제를 말한 다음에 듣는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통해서 전체의 타당성을 증명했다. 그리고 낚시, 농사, 세금 납부와 같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험에서 우화의 핵심을 끌어냈다. 예수가 말한 모든 비유와 대부분의 은유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간결하고 대체로 놀라웠다.
[예시]“나는 남녀 공학 대학의 여학생 기숙사를 믿지 못하겠어요. 왜냐면 말이죠. 내 딸이 그런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이어서 이 사람의 의견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짧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치려고 기다리고 있다. “맞아요. 스스로 알아서 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죠. 내 동생은 도통 공부할 여건이 안 돼서 기숙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혹은 반대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나도 여학생 기숙사에 있었는데 아주 잘 살았어요! 나는 남자 형제가 없어서 주변에 남학생들이 있으니 좋던데요. 그 친구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
이런 대화는 유용한 일화로 전환된다. 여기에서 나는 대화가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형식을 따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흐름이 논리적이고 꾸밈이 없다. 그래서 직관적이거나 천부적인 작가 혹은 노련한 작가는 대화를 자주 활용한다. ~~~앞에서 말한 두 가지 틀에 덧붙여서 한 가지를 덧붙여서 총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틀
1) 서론: 주제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이어서 주제를 잘 보여주는 일화를 한두 개 넣는다. 혹은 주제를 잘 보여 주는 일화 한두 개로 시작하고, 이어서 주제문을 넣는다.
2) 반대 의견을 예상해서 쓴다. (이 부분은 서론이나 글의 뒷부분에 넣어도 된다.)
3) 처음 제시한 일화를 자세히 설명한다.
4) 주제를 분명히 보여 주는 일화들을 소개한다.
5) 주제를 논하면서 실례들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준다.
6) 조언 글은 직접 제시 혹은 암시의 형태로 명확한 제안을 하며 결론을 내린다. 제안을 순서대로 열거할 때도 있다.
7) 마지막 문장이나 문단에서 요약을 하면서 주제를 다시 강조한다.
▪ 두 번째 틀
1) 서론: 주제를 논하는 몇 문단으로 시작한다. 혹은 일화 하나로 시작한다.
2) 반대 의견을 예상해서 쓴다.
3) 구체적인 주장 혹은 제안으로 넘어간다. 번호를 매겨 각 항목을 자세히 설명한다.
4) 일화와 논의를 통해서 전개한다.
5) 간략하게 요약하거나 그냥 끝낸다.
▪ 세 번째 틀
당신이 상상력, 독창성, 페이스 감각, 논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앞서 제시한 두 가지 틀을 얼마든지 벗어나도 된다. 편지, 일기, 꿈, 대화와 같은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서 사용해도 된다. 아니면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시하고 관련이 없는 부분을 틀에서 빼도 된다. 체계적이지 않지만 읽기 쉬운 이런 형식이 상당히 잘 전개되기도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틀은 주로 조언 글이나 논란 글에 적용된다. ~~~세 번째 틀은 대체로 추억담이나 개인적인 경험담, 유머나 영감을 주는 짧은 수필과 같은 글에 사용된다. 이런 글은 문체와 분위기에 전폭적으로 의지하기 때문에 공식에 기댈 필요가 없다.
▪ 서론
서론은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하므로 글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14. 글을 향상시키는 여섯 가지 방법
▪ 대조와 비교
대조와 비교를 사용하면 글이 단조로운 분위기가 되는 것을 막는다. ~~~대조와 비교를 사용하려면 일단 자신의 주장과 반대인 의견 혹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사실상 삶을 반영하므로 자연스레 비교를 사용하게 된다.
검열에 찬성하는 한 어머니라는 글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첫 번째 문장부터 주장이 분명하다. “작가인 나는 검열을 요구할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살인이나 상해보다 더 나쁘게 여겨지는 검열을 말이다.” 이어서 도덕적이고 비도덕적인 책과 영화, 과거와 현재 국민들의 생각, 과도한 자유 대 책임감과 상식을 대조하면서 반대 의견을 언급한다.
비교와 대조는 향수를 다루는 글에 반드시 들어간다. 현재의 삶과 아주 다른 과거의 삶을 견주기 때문이다. 또한 결혼 생활과 자녀와 개인적인 경험을 다룬 글에서도 효과적이다.
▪ 색감
수필이나 향수 글을 비롯한 거의 모든 글에서 색감을 사용할 기회가 아주 많다. 갓난아기를 그냥 담요로 감싸지 말고 그 담요를 노란 색으로 물들이자. 서리 맞은 호박을 이야기할 때는 주황색 호박으로 만들자. 그 호박을 들고 언덕을 내려오는 아이에게는 파란색 청바지나 빨간색 모직 코트를 입히자. 물론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색감을 지나치게 흩뿌리면 안 된다. 하지만 좋은 글에 생동감을 더하고 싶으면 조심스럽게 붓질을 하면 된다.
“그의 눈은 내가 본 중에 가장 파랬고 즐거워할 때면 더 파래졌다. 흥분하면 새빨개지는 분홍빛 피부에 대비돼 파란 눈은 더 새파랗고 세심하게 빗은 백발은 새하얗고 까만 눈썹은 더 새까맣게 보였다.”
▪ 성격 묘사
소설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이나 행동이나 모습을 통해서 인물의 특성이 드러난다. 창의적인 작가의 비결은 이런 점을 몇 마디 말로 압축하는 것이다.
“내 첫 번째 상사는 냉정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끔찍할 정도의 복잡한 용어가 들어간 말을 고등학교 때 배운 속기와 타이핑 실력으로 받아 적으며 벌벌 떠는 내 눈엔 그는 힘센 거인처럼 보였다. 그는 격렬하게 화를 내며 내게 호통을 쳤다. 그에게나 나에[게나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순간이 지나면 그는 새빨개진 얼굴을 문지르며 어색하게 웃었다.”
▪ 적시성
글은 모든 면에서 시기적절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가를 비롯한 많은 작가가 비교 대상과 사례를 과거에서 찾는다. 향수 글을 쓸 때라면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할머니의 다락을 예로 들어도 상관없다. 의도적으로 구식 풍경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경우라면 작가는 되도록 현대적이어야 한다.
▪ 세부적인 서술
(일반적인 서술)
“마침내 나는 이 생각에서 벗어났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든 당신에게 믿고 맡긴다고 치자. ”
(세부적인 서술)
“주변 사람들이 학교 바자회 주최자, 댄스파티 보호자, 현장 탐방 인솔자를 비롯한 각종 역할을 늘 당신에게 믿고 맡긴다고 치자”
일반적인 서술은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다. 당신이 사색적인 문학잡지에 기고할 수필을 쓴다면 이런 서술이 적당하다. 그러나 대중 잡지를 목표로 한다면 명확하게 써야 한다. ~~그저 꽃을 심는게 아니라, 창가 화단에 제라늄을 심기로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는 아내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요리 이름을 정해서 넣어야 한다.
▪ 인용문
인용문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많은 글에서 중요한 추가 요소이다.~~~유머, 향수, 스케치는 인용문이 필요 없다. 반면에 조언이나 논란 글을 비롯해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글에는 인정받는 권위자의 의견을 넣으면 좋다.
▪ 신문
일간지와 일요판 신문, 특히 일요판 부록이나 생활면과 가정면에는 인용할 만한 글이 잔뜩 실린다.
(유명 인사의 이름을 들먹이자)
16. 문체를 개발하는 열두 가지 비결
문체란 무엇인가?~~~~명확하고 효과적이고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기술. 마음의 귀에 올바르게 들리는 문장을 만드는 리듬. 이 특별한 음악을 방해하고 어수선하게 하는 문구를 과감하게 삭제, 이 마음의 음악을 창작해서 하고 싶은 말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하도록 단어와 구를 완벽하게 조합하려는 끈기 있는 노력
▪ 문체를 개발하는 방법
문체는 취향의 문제임으로 절대적인 원칙이 없다. ~~~문체는 직설적이고 간결하며 날카로운 작가가 잇는 반면, 활기차고 쾌활하고 변화무쌍한 작가도 있다. 혹은 문체가 유려한 작가도 있다. 대개 한 가지 효과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작가 이름을 보지 않고도 그 작가의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때도 있다.
문체는 수년에 걸쳐서 천천히 형성된다. 점차 성숙해지면서, 말과 글의 단어와 구와 운율과 표현을 무의식적으로 흡수하면서 각자의 특징이 생긴다. 특히 자주 읽는 글의 리듬과 기법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흉내 내는 과정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문체를 향상하려면 가끔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문체를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서 문체가 향상된다.
훌륭한 작가가 글을 쓰는 방법에 의식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을 인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표시해 놓고 다시 읽으면서 그 이유를 찾아본다.
▪ 문체의 비결
1) 간결해야 한다
2) 상투적인 표현을 피해야 한다
상투적인 표현이나 비유는 모든 글에서 ‘죽음의 키스’이다. ~~~상ㅌ투적인 표현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변경 하면 된다. 구절 중에서 한 단어라도 바꾸면 익숙함은 그대로 남되 놀라움이 더해진다.
3) 비유가 적절해야 한다
비유법은 말을 할 때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화법이다.
4) 비유법을 뒤섞으면 안 된다
비유법이 주제, 배경, 다른 비유법과 적당한 조화를 이우어야 한다. 두 개 이상의 비유법이 한 문장이나 문단에서 싸우면 안 된다.
5) 드물고 어려운 말을 피한다
6) 항상 완벽한 단어를 찾는다
진정으로 창의적인 작가는 단어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문체를 최대한 완벽하게 하려고 무한한 고통을 감수한다.
7) 핵심어를 반복하지 않는다
나는 반복되는 단어를 원고에서 삭제한다. ~~~아직 성장 중인 일부 작가는 자신이 단어를 계속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음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나는 재능 있는 여성이 쓴 인생 이야기를 고쳐 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는 지나치게 장황했다. 일부는 괜찮았지만 대부분이 상투적이고 반복적이었다. 이를테면 그녀는 ‘벽’이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사용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벽, 저항의 벽, 세워야 할 벽, 무너뜨려야 할 벽, 또한 ‘세상’이라는 말도 쭉 반복했다. 정신병에 걸린 세상, 개인적인 세상, 배워야 할 세상, 정복해야 할 세상, 나는 여러 주 동안 ‘벽’을 허물고 ‘세상’을 대체할 단어를 찾으려고 노력했으며 “반복하지 마세요!”라고 충고했다.
나는 항상 글을 끝내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고 반복되는 단어를 세심하게 찾는다. 그러나 반복은 오자와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열심히 교정을 봐도 이상하게 계속 나온다.
8) 중복에 주의 한다
중복된 문체는 한 문장 혹은 단락에서 같은 의미의 두 단어나 구절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린이는 길을 안전하게 다치지 않고 건너야 한다.”
“명백하게 표면적인 목적은....”
“그는 작고 뚱뚱한 사람이었으며 상당히 육중하고 비만이었다.”
9) 두운법을 찾는다
두운법은 문체에 운율과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글을 생기가 넘치고 매끄럽게 만들며 문장이 노래처럼 들리게 한다. 두운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작가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작가도 있다. 글을 조화롭고 우아하게 해 주는 아주 간단한 장치인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게 나는 신기할 따름이다.
[예시]“아기가 잠드는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걸 보고 자려고
아기는 말똥말똥 잠을 안자고“ ※첫음이 모두 ‘아’로 시작
두운법은 발음하기 어려운 어구나 미사여구가 아니다. 두운법은 동일한 음을 가지는 단어를 적당한 간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글자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잘 쓰면 리듬감이 더해져 기분 좋은 문장이 된다.
10) 문장을 최대한 짧게 쓴다.
불필요한 구절을 삭제하거나 문장을 나눈다. 모든 글은 간결해야 읽기 쉽다. 특히 창의적인 글에서는 읽기 쉬운 문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1) 리듬을 파악하는 내면의 귀를 키운다
“청년은 미래를 위해 살고 노인은 과거 속에서 산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년은 어떨까?”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은 출산이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12) 독창적이기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글에 날개를 달아주자
진부하고 흔한 문체에 안주하지 말라는 뜻이다. 우너고 전체를 살펴보면서 자문해 보자.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더 잘 전달할 수 잇을까? 조금 더 손을 봐서 빛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어디일까?
독창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체와 마찬가지로, 독창성은 재능과 본능의 문제이다. 내면에 독창성이 전혀 없다면 배워서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강화하고 사고방식을 gidt아할 방법들이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을 변형하면 된다. 두운법을 많이 쓰면 좋다. 신선한 비유법을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단어를 지어내도 좋다. 글을 많이 쓸수록 글에 개성을 가미하는 여러 방법을 발견할 것이다. 문체는 향상할 수 있다. 그리고 문체에 진짜로 신경 쓰는 단계에 도달하면 글쓰기를 즐기게 될 것이다. 단어로 각종 효과를 만들어 내는 감각적인 쾌락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view]
눈 내리는 밤 작은 책상에 앉아서 손 글씨로 편지를 써 본 기억이 남아 있다면 가슴에 낭만을 간직한 사람이다.
헤르만 헤세는 낭만은 일상에서 어느 것에나 적용되지만 원래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매혹적이며 흥미롭지만, 삶에서 형식이나 법칙을 갖추지 못한 모든 것, 확고한 토대를 갖추지 못하고 구름처럼 덧없는 모습을 한 것을 낭만이라고 일컫는다고 했다. 낭만은 어떤 점에서 자유롭고 기이한 모험 같아서 분별 있는 사람들에게는 배척을 당하기 십상이라고도 표현했다.
모든 자연 속에는 낭만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 협곡과 절벽, 폐허가 된 산속의 오두막집을 볼 때 까닭 없는 슬픔이 밀려오고, 추운 겨울밤 먼 곳에서 피리 소리가 들려오는 적막한 시골집에서 느꼈던 신비스러움, 마당에 떨어지는 오동잎 소리에 대한 추억을 회상할 때 낭만을 느낀다.
모든 창의적인 글, 특히 아마추어들이 즐겨 다루는 일상의 수필에는 낭만이 깃든 추억과 향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손 편지를 쓸 일이 거의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갈망한다. SNS를 통해 익명의 독자에게 보내는 글들이 넘쳐 난다. 신문이나 잡지에 끝없이 올라오는 칼럼이나 또 여러 형태의 글들을 자유롭게 접하며 또 스스로 글을 보내는 일에 참여하기도 한다.
<살며 사랑하며 글을 쓴다는 것> 책 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글을 쓰는 일은 삶 가운데 사랑을 나눈다는 것으로 가슴에 다가왔다. 아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아는 것을 바르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말에 구조를 세우고 일정한 순서를 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글쓰기가 자유로워진다.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서 뚝 떨어진 위대한 작가란 없다. ~~~기존의 작품을 연구하고 구조가 무엇인지 배우고 필수적인 기교를 연마하고 언어의 가능성에 대한 기본 감각을 충분히 익히고 난 후에야 비로소 뮤지코미디의 새로운 결지를 개척한 프레드 어스테어처럼 무거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종이 위에서 가볍고 자유롭게 탭댄스를 출 수 있다.” (본문)
추억에 대한 글의 구조가 있는가 하면 사랑의 글의 구조가 있고. 다양한 주제에 따라 다르며, 작가의 창의적인 형태로 다르기 때문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글을 읽고 구조를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누구나 위대한 작가를 모방할 수 있다. 모방하는 동안 거장의 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자연스레 내 문체 속으로 흡수되어 노래처럼 부드러운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나는 모방이라는 수사학 장치가 당신의 작가적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본문)
이 책의 저자인 마저리 홈스(1910~2002)는 미국의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워싱턴 이브닝 스타 신문과 여러 잡지에 오랫동안 칼럼을 연재했으며 글쓰기 과정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녀의 그동안의 글쓰기 작업을 통해 터득한 수많은 노하우가 담겨 있다.
“성공한 작가들의 글을 쓰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각종 규칙과 비밀이 여기에 담겨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내용을 효율적으로 배열하는 방법,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도록 문체를 개발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본문)
낭만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메아리치는 목소리 같은 것으로 누군가에게 글로 전해질 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현실의 삶에 매여서 그동안 가슴에 묻어 둔 낭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글쓰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얻게 해 주는 책이다.■
(본문)
“아이디어와 신념과 개인사를 가지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단순히 자기표현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한다고 믿는다. 추억, 모험, 연애와 결혼, 양육, 질병, 건강을 비롯해서 수많은 주제가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깨달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창의적이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다뤄야 하고, 사실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 교훈, 즐거움, 감동, 영감을 주는 목적을 가진 글이다. 이런 역할을 동시에 할수록 좋다. 또한 무엇보다 진실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진심을 담아 써야 한다.”
“창의적인 글을 쓰는 작가는 상상력이 있어야 하며 사건을 생생한 그림처럼 압축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신문에는 인간사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비극과 희극, 실패와 성공, 결혼과 이홍, 졸업과 입학, 출생과 죽음이 들어 있다. 살인, 강도, 전쟁과 같은 중대한 사건에서부터 남자아이와 애완견과 사연이 같은 소박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나오며, 깊이 들여다보면 고동치는 삶의 맥박이 느껴진다.”
“원래 아이디어는 저장해 놓은 것이 아니다. 젖소의 젖을 짜 줘야 새 젖이 나오고, 꽃을 꺽어야 새 꽃이 피듯, 아이디어를 써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리고 생각을 양껏 쏟아 낼수록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창작 기술이 늘어난다. 힘들더라도 일단 에세이나 소설을 써 보자. 그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떠올라 글을 빨리 끝내고 새로운 글을 시작하고 싶어 좀이 쑤실 것이다.”
“유머를 잘 하려면 완벽한 타이밍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머에서 핵심이 되는 구절을 말하기 전의 정지, 빠른 분위기 전환,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는 순간과 관객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순간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첫째, 구식 농담은 절대 쓰지 않는다.
둘째, 너무 무리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
셋째,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독창적이어야 한다. 이 원칙은 특히 유머가 있는 글을 쓸 때 중요하다. ~~그저 쓸 만한 말장난이나 익숙한 격언을 가져다가 독창적으로 비틀어서 의미를 바꾸면 된다. 그런 다음에 자기 풍자를 곁들여 상황을 과장하면 된다.“
“나는 유머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런 종류의 글을 꽤 많이 썼다. 또한 종류와 상관없이 내 글에는 유머가 계속 튀어나온다. 유머를 조금만 곁들이면 거의 모든 글이 밝아지며 잘 팔린다.”
“스케치와 수필에는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다. 그저, 추억이나 일상적인 활동을 생각하다가, 보편적인 진리를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순간이나 말, 행동, 물건을 발견하면 된다. 당신에게 인상적이었던 구절, 인간의 지혜를 요약해서 표현하는 경구나 철학을 바탕으로 해도 된다. 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문 닫아! 와 같이 아주 간단한 말도 좋다. ”
“또한 나는 잡지에 실린 대부분의 글과 이후에 쓴 신문 칼럼에서 단순한 진실을 명확하게 말하기 위해 익숙한 물건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그런 물건으로 텐트, 탁자, 학교 건물에 걸린 깃발, 가족용 일정표, 아버지의 지갑 등이 있다. ‘아빠, 돈이 좀 필요해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몇 단락을 예로 들어보겠다.”
“일화도 삶에서 얻는다. 친구와 친척과 이웃, 버스나 극장 로비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 즉 독자와 비슷하고 독자가 동질감을 느낄 사람들에게서 일화가 나온다.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이용하면 된다. 작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자신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하는 글을 쓸 수 있다. 가족 모임이나 이웃과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사람들은 주로 어떤 상황에 대한 의견을 표현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또 듣자.”
“향수를 담은 글은 나에게 가장 쉽고 즐거운 글의 종류이다. 과거의 추억과 이미지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나는 재미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특히 회고록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향수 글을 쓰라고 권하고 싶다.”
“종종 일화를 분해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서 목적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혹은 아예 일화를 새로 지어내야 한다. 작가가 많은 사람들을 합성해서 가장 적합한 등장인물을 창조하는 소설에서처럼, 창의적인 글에서도 이런 창조가 허용된다. 창조의 결과물은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인다. 작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에 카메라 렌즈를 맞추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다. ”
“때로는 등장하는 사람과 부수적인 사건을 새로 지어내는 게 나을 때가 있다. 상사나 이웃 사람을 부정적인 인물로 그리면 안 된다. 적어도 당신이 이사를 가거나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자제해야 하며, 설j사 그때가 되더라도 위장하는 게 최선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의 실명 혹은 머리글자도 거론하면 안 된다. 이 규칙에는 예외가 없다. 가족의 추억담이나 유명인의 일화라도 실제 이름을 넣지 말아야 한다.”
“초점은 글에서 아주 중요하다. 글이 보여 주는 사진이 흐릿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또렷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사는 결과물이 선명하게 나오도록 피사체에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는 연습을 한다. 작가도 그와 같은 연습을 해야 한다. 신문기사를 쓰는 사람은 이야기의 중심점을 각도라고 부른다. 2장에서 해석의 각도라는 말을 하면서 시각이라는 용어를 거론했다. 작가에게는 초점을 맞춘다는 말이 사물을 보는 각도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은 분위기가 즐거운 대화체여야 한다. 특히 조언 글의 분위기는 반드시 즐거운 대화체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강압적이고 설교적이고 교훈적인 분위기가 돼 버린다."
“밝은 느낌이 가미된 글이나 진지하게 풀어 가는 유머 글의 분위기는 머뭇거리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너무 귀여우면 안 된다. 경박하지 않고 명랑해야 한다. ”
“영감을 주는 글의 분위기는 점잖고 다정하되 감상적이거나 불쾌하면 안 된다.. 논란거리나 항의를 다루는 글의 분위기는 단호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화를 내되 신랄하거나 빈정대거나 무자비하면 안 된다. 이런 주의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혹평이 돼 버리며, 분노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게 아니라 혐오감을 유발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은 자기 연민이나 자기 과시에 빠지면 안 된다. 때로 이런 글은 경험이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무서웠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시종일관 놀라움에 젖은 분위기로 표현한다. 그리고 진지한 주제를 사려 깊게 다루는 글은 전반적인 분위기를 거스르는 경솔함이나 가식적인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4대 요소에서 파생된 분위기 혹은 어조가 글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4대 요소는 작가의 문체, 소재를 다루는 작가의 태도, 작가가 글을 쓰는 관점, 기본 전제 혹은 작가의 주장이다. 많은 아무추어 작가 글에서 4대 요소가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빠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관점에 확신이 없고 태도를 혼동하고 전제를 분명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작가는 의미 없는 내용을 너무 많이 쓰며, 전체적으로 올바른 분위기를 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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