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가족과 함께 인근에 위치해 있는 군포문화예술회관에 다녀왔다. 그곳에서는 [일러스트 그림책 작가전 그림책 봄전]이 한창 전시되고 있었다. 지난 해 그림책 전에 다녀온 후 우리 가족은 그림책에 관심을 갖고 도서관에서 그 당시 전시회에서 봤었던 그림책 등을 대출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있는 와중에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그림책 봄전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기에 주말을 이용하여 둘러보고 왔다. 군포시 산본에 있는 이곳은 우리 집에서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내가 일했었던 직장과도 매우 가까웠기 떄문에 지리적, 심리적 거리감이 "0"에 가까웠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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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권장소 앞에 전시된 구작가의 작품 주인공인 "베니"와 아들, 아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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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문화예술회관 제 1, 2전시실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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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입구에 마련된 구작가님의 일러스트 모습
이 전시회는 2022년 3월 12일 토요일부터 4월 7일 목요일까지 군포문화예술회관 제 1, 2 전시실에서 진행했었다. 입장료는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으며, 강다현, 김선진, 이명애, 구작가, 정승연 작가 등 총 5명의 그림책 일러스트 작가가 참여한 비교적 소규모의 전시회였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였고 도슨트를 이용할 경우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정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해당 시간이외에도 도슨트께서 작품 해설도 해주신다고 하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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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첫 번째 작가인 강다현 작가님의 작품 전시실에 마련된 포토존(photo zone)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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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현 작가의 작품 전시실 모습
강다현 작가 세계
전시실에 들어서면 첫 번째로 만날 수 있는 작가는 강다현 작가다. 아래 설명은 강다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생각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나로선 더욱 의미 있는 작품들이었다.
2017년, 스페인으로 두 번째 순례길을 떠났습니다. 혼자 떠난 긴 여행길에서 언제부터인가 흔들리는 것들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물결과 햇빛이 만나 반짝였습니다. 구름과 바람이, 새와 나뭇잎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흔들리며 만나고 지나갔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도 오고 갔습니다. 길을 거르며 낯선 순례자들과 만나 친구가 되었다가 헤어지고, 우연히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아무 의미 없이 느껴졌던 순간조차 어떤 이유로 나를 찾아왔던 것일까 떠올려봅니다. 일상의 어느 날, 가만히 멈춰있던 나를 찾아와 흔들었던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가만히 멈춰서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수 많은 순간을 떠올리니 마음속 물결이 겹겹이 쌓여 흔들립니다. 그런 순간들을 느리게 기록했습니다. 내 마음속에 일었던 잔잔한 물결이 당신에게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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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별 공간에는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도장을 찍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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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작가의 작품에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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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타고난 스토리텔러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각자의 삶 자체가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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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매달린 모빌의 모습에서 아들은 엄마가 만들어 준 모빌을 떠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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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현 작가 작품 공간의 전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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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빗방울, 꽃을 모빌로 만든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구작가의 작품 세계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그린다"
이 한 문장이 작가의 생각과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점점 빛과 소리를 잃어가면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우리가 큰 울림이 있다. 특히,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데, 토끼를 주인공으로 엄마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해준다.
“나는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을 담은 버킷리스트와 희망을 담은 그림들,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지내기까지 항상 함께했고 응원하며 믿어줬던 단 한 사람,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눈이 보이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내가 그때까지 자신이 꼭 해야 하는 일 ‘버킷리스트’를 적어나갔습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평범할 수도 있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한 내게 특별한 일들이었습니다. 나는 소리를 잃고 빛을 일어가면서 모든 감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고, 그 감각들을 더 발달시킬 수 있었습니다.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내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나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있게 해준 단 사람, 엄마. 엄마의 큰 사랑을 흉내낼 수 없지만,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 좋고 매일애밀 오늘도 사랑한다고 온 마음을 다해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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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작가의 작품이 시작되는 공간 모습.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베니"가 쏟아지는 별을 느끼는 장면이 눈에 띈다.
그의 작품 위에 적힌 이 문구가 작가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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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가 누워 있는 작품인 "다 귀찮아"가 나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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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8개 작품 중 엄마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작품이 눈에 띈다. 그의 작품에는 베니가 엄마랑 있을 떄 참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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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에서도 엄마가 베니를 안고 있는 장면이 참 포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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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꼭 안아주고 엄마와 함께 있는 동안 베니는 참 행복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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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세상의 모든 화살을 막아주는 작품에서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고 슬픔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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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작가 작품 전체 모습
다음 작가들은 다음 여행기에서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