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 작곡 배경 1868년 11월 13일에 이탈리아 오페라의 빛나는 선구자이던 로시니가 파리에서 76세의 일기로 객사했다. 이 때 그의 제자였던 베르디는 이 슬픈 소식을 고향인 부세토에서 듣고, 밀라노의 출판사의 티토 리코르디에게 그 죽음을 깊이 애도하면서 그 1주기에 「레퀴엠 Requiem」을 바치고 싶다고 편지를 써 보냈다. 그 계획은 당시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작곡가로 불리어지던 메르카단테를 위시한 수명의 연작으로 하고, 초연은 로시니의 음악적 고향인 볼로냐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한 번만 상연한 다음, 밀봉해서 무덤 앞에 바친후 음악원의 아르히프에 소장하고 그 후 로시니의 기일 마다 이것을 연주하기로 했다. 리코르디와 베르디는 곧 볼로냐의 시의회와 아카데미아 필하모니아라는 볼로냐의 음악 단체에게 협력을 청하는 동시에 밀라노 음악원의 유력자들을 망라한 위원회를 조직하고 리코르디가 사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베르디를 비롯한 12명의 작곡가를 선정하여 각 악장을 담당케 하였는데, 베르디는 최종 악장인 「리베라메 Libera me(우리를 용서하소서)」맡았고, 지휘자는 당시 이탈리아 최고의 지휘자였던 안제로 마리아니가 맡기로 했으며, 작품 완성 기한은 1869년 9월 15일로 정하였다. 리코르디는 이 초연에 대해 당시 라 스칼라극장의 운영위원장이던 밀라노 시장과 의논하여 소프라노를 테레자 시토르츠, 테너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던 마리오 티벨리니로 결정하여 전 이탈리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예정한 볼로냐 극장의 콤나레 합창단이 극장 스케줄 때문에 출연을 못하게 되고, 관현악단도 출연을 거부하여 계획이 좌절되었다. 그렇게 해서 애써서 써 놓은 「리베라메」는 방치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 악보를 보게 된 밀라노 음악원의 마카토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격찬하면서 기회가 있으면 꼭 전곡을 완성하라고 권했다. 그래서 베르디도 이에 적극 호응하여 당장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얼마 후 그는 오페라 「아이다」작곡에 전력하게 되어 「레퀴엠」작곡은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에 그에게 「레퀴엠」을 작곡할 결정적 기회가 운명처럼 닥쳐 들었다. 1873년 5월 22일에 이탈리아의 저명한 시인이며 소설가인 만쪼니(Alessandro Manzoni, 1785~1873)가 88세로 생애를 마감했다. 베르디는 젊었을 때부터 만쪼니를 숭배하고 있었으므로 남달리 슬픔이 컸다. 그는 장례식이 거행된 며칠 뒤인 6월 2일에 부세토를 떠나 밀라노로 가서 기념 묘지의 성당에 모셔진 만쪼니 무덤에 참배한 다음에 밀라노 시장인 줄리오 베란차이를 만나서 만조니에게 바칠 「레퀴엠」의 초연을 고인의 1주기에 가질 수 있도록 배려를 청하고 그 확약을 얻었다. 마침 6월 13일에 명지휘자인 마리아니의 죽음으로 다소 늦어졌지만 베르디는 6월 28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여 1874년 2월에 악곡을 대체로 완료하고, 4월 10일에는 오케스레이션도 완료되어 5월 2일부터 라 스칼라극장에서 연습에 들어갔다. ▲ 초연 초연은 1874년 5월 22일에 만쪼니의 1주기가 되는 날 , 밀라노의 성 마르코 성당에서 거행했다. 그 자신의 지휘로 스칼라 극장의 독창자와 100명의 관현악단 그리고 120명의 합창단이 참가했다. 초연은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이로 인해 이 곡은「만쪼니의 레퀴엠」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 후 스칼라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추가 공연을 3회나 개최하여 역시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뒤, 베르디에게 은으로 만든 관이 증정되었다. ▲ 편성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의 4명의 독창자에 혼성 4부 합창〔8부로 나눠질 때도 있다. 제4부「상크투스 Sanctus」는 2개의 혼성 4부 합창인 2중합창이고, 제2부「진노의 날 Dies irae」의 제2곡 「이상한 나팔소리 Tuba mirum」의 부분은 무대에서 떨어진 곳에 트럼펫 4, 트롬본 3, 오피클레이드(현재는 튜바)〕. 오케스트라는 플루트 3(1개는 피콜로 겸함),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4, 호른 4, 트럼펫 4, 트롬본 3, 베이스 튜바, 팀파니, 베이스 드럼, 현 5부.
▲ 구성 전 7부 12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입당송(Introitus)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및 키리에(Kyr ie)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Kirie eleison> 〔coro(합창), soli(독 창자들)〕
제2부 속창/부속가(Sequentia) 제1곡 <진노의 날 Dies irae> (coro) 제2곡 <신비스런 나팔소리 울려 퍼지네 Tuba mirum> (coro, basso) 제3곡 <이제 기록은 분명히 들어나고 Liber scriptus> (mezzosoprano, coro) 제4곡 <가엾은 나 Quid sum miser> (mezzosoprano, soprano, tenore) 제5곡 <경외스러운 대왕이시여 Rex tremendae> (coro, soli) 제6곡 <자비스런 예수여, 기억하소서 Recordare> (soprano, mezzosoprano) 제7곡 <나의 울음을 들으소서/나는 탄식하나이다 Ingemisco> (tenore) 제8곡 <사악한 자가 판결을 받을 때 Confutatis> (basso, coro) 제9곡 <눈물의 날 Lacrymosa> (soli, coro)
제3부 봉헌송 Offertorio (soli) 제4부 상크투스 Sanctus (거룩하시다) (doppio coro 2중합창) 제5부 천주의 어린양 Agnus Dei (soprano, mezzosoprano, basso, tenore) 제6부 영성체송 Lux aeterna(영원한 광영을 비쳐 주소서) (mezzosoprano, basso, tenore)
■ 곡 해설 제2부 제1곡 <진노의 날 Dies irae > 합창 (4:20)
제2부는「레퀴엠」의 중심이 되는 「부속가 Sequntia」로, 최후의 심판의 무서움과 그것을 며하기 위한 기도로 되어 있으나, 베르디는 전례 고유문의 「화답송(그라두알레)」과 「영광송(트락투스)」을 생략한 9곡으로 구성하고 있다. 알레그로 아지타토 g단조 4/4박자. 조용한 제1부와는 대조적으로 강열한 전 합주가 폭발적으로 연주되고, ff로 연주되는 4개의 으뜸화음에 이어서 「진노의 날」의 도래를 알리는 합창이 최후의 심판의 무서움을 말한다. 폭풍 같은 전 합주와 이 절규가 대비하면서 되풀이되어, 이윽고 흥분과 격정이 가시면, 합창이 속삭이듯 먼저 Bb음, 이어서 C음, D음으로 1음씩 올라가면서 「심판자가 오실 때 Quando Judex est venturus」하고 소토 보체(소리를 낮추어 살며시)의 유니즌으로 반복한다.
제2부 제2곡 <신비스런 나팔소리 울려 퍼지네 Tuba mirum >( 합창 + 베이스) (1:57)
알레그로 소스테누토(음을 눌러서, 무겁게) f단조로 바뀌고 무대 위의 트럼펫(Eb) 4개와 무대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트럼펫(Eb) 4개가 호응하면서 성대한 팡파르를 연주한다. 이것은 죽은 자를 불러 깨우는 신호로 그야말로 전율적 순간이며 효과적인 장면이다. 이 팡파르가 차차 기세를 올려 강대한 전 합주로 이끄는 동시에 베이스 독창으로 「이 세상 무덤 위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나팔이 울려 퍼진다 Tuba mirum spargens sorum」이라고 절규하면, 전 합창이 반복하고 그 사이 3잇단음의 팡파르가 한층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윽고 폭풍우가 지나간 듯 전체가 휴지하면 죽음의 발소리 같은 현의 음형에 이어 몰토 메노 모소(너무 빠르지 않게), d단조로 베이스 독창이 「인간이 심판자에게 대답하기 위해 소생할 때 죽음과 자연계는 놀랄 것이다 Mors stupebit et natura」하고 「죽음」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휴지하고 인상을 강하게 하면서 노래한다.
제2부 제9곡 < 눈물의 날 Lacrymosa >(4성부 독창자 + 합창) (6:28)
라르고 Bb단조 4/4박자 이 곡은 전곡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아름다운 부분이다. 먼저 메조소프라노의 독창으로 「죄 있는 자가 심판받기 위해서 먼지에서 소생하는 그 날이야말로 눈물의 날이다 Lacrymosa dies illa」하고 애절한 주제를 노래하면 베이스가 이를 받고 메조소프라노가 뒷받침하면서 강조한다. 이윽고 여성 3부 합창이 「원하건대 주여, 그를 불쌍히 여기소서 Huic ergo parce, Deus」하고 소프라노 독창의 고음역으로 장식하고, 메조소프라노 독창을 보태어 부드럽게 노래하면 독창과 합창의 남성이 유니즌으로 주제를 폭 넓게 노래하고 여성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야말로 클라이맥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계속하는 소프라노 독창과 여성 합창이 「원하건대 주여」하고 반 진행으로 대비하는 부분도 효과적이다. 이들이 전개된 다음 전 휴지가 있고 무반주의 독창 4성부가 코랄풍으로 투명한 앙상블을 펼친 다음 합창과 전 합주로 주제가 은밀하게 가담한다. 이윽고 「레퀴엠」과 기도를 바친 다음 밝은 G장조의 화음으로 「아멘」을 부르고 전 합주의 Bb장조로 조용하게 맺는다.
제7부 리베라메 Libera me (나를 용서 하소서) (소프라노 + 합창) (14:49)
이 곡은 미사 종료 후 사제가 백의와 검은 스토라와 가빠를 입고 관 앞에서 기도하는 사도식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음악적으로는 전곡의 끝 악장에 맞게 기도의 부분과 총괄적인 장대함을 보여 주는 부분으로 되어 있다. 모데라토 c단조 4/4박자. 먼저 으뜸음의 C음으로 소프라노가 낭송한다. 즉 사도문 「주여, 그 무서운 날에는 나를 영원의 죽음에서 해방시켜 주소서 Libera me, Domine, de morte aeterna, in die illa tremenda」하고 부르면 중도에서 관현악이 이를 받친다. 이어서 관계조인 Eb장조로 합창이 사도문을 낭송하는데, 후반은 각 성부가 모두 1음 아래인 딸림 9화음 위로 옮긴다. 이들 사도문의 낭송은 리듬에 관계없이 낭송된다. 소프라노 독창이 「나는 이제 올 심판과 노여움을 생각하고 떨고 있다 Tremens factus sum ego et timeo」하고 노래하면, 곡은 알레그로 아다지토, g단조, 4/4박자의 제2부 제1곡 「진노의 날」의 첫머리가 재현되고, 격한 전주(全奏) 위로 합창이 「진노의 날」을 절규한다. 이윽고 소프라노 독창이 「주가 이 세상을 불로 심판하러 오실 때 Dum Veneries judicara saecuum per ignem」하고 합창 위에서 노래하고 합창이 조용하게 「진노의 날」을 반복하면서 안단테로 들어가고, 전조를 거듭하는데, 합창 위에서 노래되는 소프라노 독창이 지극히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다시 소프라노 독창이 사도문을 낭송하면 현의 트레몰로가 급히 기세를 올려 알레그로 리솔루토,c단조,2/2박자로 되고 장대한 푸가가 시작된다. 합창의 알토가 사도문을 주제로 해서 1음표씩 명확히 제시하고 소프라노, 베이스, 테너의 순서로 이어받아 지는데, 각 성부로 들어가기 전에 전합주가 화음을 f로 연주하기 때문에 한층 명확한 효과가 난다. 이 푸가의 구성은 대단히 장대하여서 주제나 그 자리바꿈이 다채롭게 나타나고 합창과 전 관현악으로 종말다운 클라이맥스를 만든다. 소프라노 독창이 정서 풍부하게 합창 위에 등장하는 대목부터 차차 진정되어 화성적으로 일단 맺어진다. 이어서 베이스가 은밀하게 「주가 이 세상을」하고 노래하고 각 성부가 모방하면서 확대되는데, 다시 소프라노 독창이 감정을 담아 노래할 때부터 합창은 각 성부를 4인씩으로 줄이고 그 위에서 소프라노 독창이 아름답고 시원스럽게 노래한다. 또 베이스가 소토 보체(소리를 낮추어 살며시)의 스타카토로 「주가 이 세상을」하는 주제의 재현을 꾀하고 다시 전 합창으로 강대하게 고양시키는데, 이윽고 꺼져 가는 듯한 합창이 C장조 위에서 맺어지면 소프라노 독창이 낮은 C음으로 사도문을 엄숙하게 낭송하고 이에 합창도 같은 c음의 유니즌으로 「나를 용서 하소서 Libera me」하고 두 번 반복하여 지극히 경건하게 전곡을 닫는다.
▶ 출처 * 세광출판사,"명곡해설전집 ",제24권 pp.499~510. * 안동림,"이 한 장의 명반 클래식", pp. 527~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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