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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점유하고 있는 생각들. 당연하게도 최순실이 1등이다. 어이없다는 말로도 어이없음을 설명하지 못하는 사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글이 무진장 길어지겠는걸? 카페 취지와는 맞지 않으나 시국이 시국인 만큼 시사성은 있지 않을까 싶어 몇 자 적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내 식으로라도 풀고 싶어졌다. 머 패스해도 좋다. 나도 이런 긴 글 싫어한다.
내 고민들 중 하나는 현대기아차 엔진결함도 포함된다. 왜 고민이냐고? 내가 그런 차를 샀으니까. 작게는-엔진 소음이 매우 매우 커다는 거. 트랙터 소리와 거의 흡사하다 보면 된다. 아직 내 차 얘기는 아니고 몇 만 킬로 넘긴 차들 중 이런 결함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고 타다보면 거진 이렇게 된다고 보면 된다. 크게는-생명이 담보되기도 하는바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 커넥팅로드가 엔진 밖으로 튀어나와 불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주행중 핸들이 잠겨버리기도 한다. 이런 생명과 직결되는 결함이 계속되는데도 현대기아는 리콜을 할 생각이 없다. 더구나 지금껏 정부도 대기업 편을 들어 별다른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 현대기아가 외국에선 행보가 반대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리콜을 너무 잘 한다는 거. 변상도 아주 잘 한다.
이게 세계5위 자동차 브랜드라는 현대기아차다. 사실은 이게 자화자찬에 가깝다 볼 수가 있다. 현대는 차는 그렇게 많이 팔았을지 몰라도 세계 5위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다. 9위나 10위 권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래도 현대의 세계무대 연혁을 고려할 때 꽤 선전하고 있다. 기술력이 아직 멀었지만 그나마 경쟁 기업들에 비해 생산량이 탁월한 점에 큰 점수를 얻었다.
대기업의 횡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반도체를 위시하여 관련업체 생산직 근로자들 얼마나 많이 죽고 병들었는지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위험물을 취급하게 하면서도-예를 들어 알콜일 뿐이라며 현장직원들 제대로된 보호장구도 착용하게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렇게 눈이 멀거나 죽어간 근로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유는 <삼성반도체와 백혈병의 연관관계가 확실치 않다>며 사측이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우리의 글로벌기업 삼성의 모습이다. 10여 년의 법정다툼이 있은 지금 그나마 미온적이나마 보상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지? 병을 얻은 근로자들 상당수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 거기다 삼성은 보상은 하되 <연관관계>는 여전히 인정치 않고 있다.
급발진도 이런 경우다. 운전자 과실로 우긴다. 사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어쨌든 당사는 운전자가 착각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액셀레이터를 밟았다고 우긴다. 바퀴가 헛도는 영상을 촬영을 해도 마찬가지다.
세월호로 인해 금쪽같은 우리 아이들을 우리는 바다에 한꺼번에 수장한 기억이 있다. 한땐 악몽도 꾸고 그랬던 기억이.....
당시 근혜는 눈물을 흘리며 대한민국 적폐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대로 규명하고 피해자들 보상은 제대로 했는가?..... 그냥 대충하고 덮었다. 피해부모들 시위라도 하면 그냥 범법자로 취급, 완력을 행사한다. 세월호는 여전히 바다 속에 뒹굴고 있다. 유병언과 당해 기업을 와해시키는 게 <적폐해소>가 아니라 제2, 제3의 유병언 기업들을 발본하고 방지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적폐해소>다. 그런 사회의 암과도 같은 기업들이 대한민국에 여전히 온존하고 있다. 정부는 구설에 오르지만 않으면 그런 기업들을 발본할 의사도 없을뿐아니라 불법이든 탈법이든 그냥 내버려둔다.
친일파 청산.
해마다 부는 태풍처럼 이것도 때 되면 또 분다. 벌써 친일인명사전도 편찬했지만 때되면 다시 분다. 저놈 친일이네 아니네로 한동안 시끄럽다가 결론 유보한 채 또 덮는다. 이유는 해방 당시에 제대로 청산을 못 했기 때문이다. 해방하고 근 70년이 흘렀는데 어떻게 친일 반일을 적확하게 구분할 수가 있는가.
스폰서 검사,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다. 법의 판결은 혐의없음이었다. 이것도 깃털만 만지다가 그냥 통째 덮었다. 온갖 성접대 술접대 받던 박아무개 검사 시간이 지나고 잠잠해지자 국회의원으로 출마하시었다. 이불도 아니고 매머드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깃털만 제거하고 아니면 깃털만 만지다가 그냥 덮는다.
나는 한국인의 수많은 코드와 기질 중 하나인 같아지려는 습성을 주목한다. 대단위 아파트가 한국인 삶의 요람이 된 예도 여기에 유비해도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한국인의 같아지려는 욕망>을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등가한다면 나치 등 전체주의가 '비개념적인 것', '개별적인 것', '특수한 것'(유대인, 유럽의 집시, 또는 독일 및 유럽 내 장애인들)을 '쓸모없는 실존'으로 아우슈비츠로 쓸어담았듯 우리도 소수와 비인기, 비주류를 그렇게 몰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요즘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인문학이 일반 대중들에게 착근하고 있는 시대처럼 보이고 있다. 인문학 강연자들이 도시로 촌으로 읍으로 동으로 쓸려내려와 찾아가는 서비스를 단행하고 있기도 하다.
인문학의 정의에 대해 우리는 아주 다양하게 개관을 할 수가 있다. 그러면 우리에게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알다시피 인문학은 뭐라고 딱히 정의내릴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뜻을 품고 있다. 가장 만만한 해석을 인용해보자.
인문학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인간을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의 전 과정을 지칭한다.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역사와 지혜의 업적들에 대해 배우는 학문으로 철학, 역사, 문학, 언어가 대표적인 인문학 과목이다. 이러한 과목을 공부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이루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올바른 창조를 위한 정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내 판단엔 그리 추어줄 만한 해석도 그렇다고 우매한 해석도 아니다. 나는 인문학이란 인간 모두가 편향되지 않고 굴절되지 않으면서 제대로 공공선을 이루며 잘 살아보자는 의미라 생각한다.
노장사상 전공자 최진석 교수는 '인문학'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설명한다. 인간이란 종이 세대를 거쳐 땅 위에 자리를 잡고, 다양하게 살아낸 모든 것의 흔적들을 '인문'이라 쓰고 있다.
영산대학교 배병삼 교수는 강연에서 인문학을 선박이 전복되지 않게끔 무게중심을 아래로 잡아주는 평형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들으며 아주 적절한 유비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인문학은 단순한 지식 혹은 지적 허영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베이스가 되는 필요불가결한 조직이고 재원이고 건축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밥만 먹고 살진 않는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야말로 단순하게 먹고사는 문제에만 올인해서 큰 재난을 부르고 있지는 않을까. 세월호가 전복된 여러 이유 가운데 평형수의 부재도 있었다는 뜻이다. 당연하게도 평형수만이 아니라 세월호가 저지른 모든 부재를 나는 인문학으로 소환해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문학이 담고 있는 수많은 그릇 중에 그런 기제를 잊고 산다. 인문학은 지식인에게 배워야 하는 교양을 뛰어넘는다. 그러니 우리에게 인문학의 대중화는 알맹이 없는 허울에 가깝다. 인문학의 실체는 때론 잘 드러나지 않는 외진 구석에 있는 어둠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게 인문학은 소수의 의견이고 비주류, 비정규직이다. 기득권자들은 88만원 세대에 관심이 없다. 홀아비 마음 과부가 알아주는 것보다 기혼자가 함께 고민하고 고심할 때 세상은 희망이 생기는 법이다. 가진 자들이 88만원 세대에 관심을 가질 때 사회는 변한다. 우리에게 홀대받는 독거노인, 장애인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우리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인문학은 아도르노의 말처럼 ‘비개념적인 것’, ‘개별적인 것’, ‘특수한 것’, 독단적인 고유한 그 무엇이다. 그의 전언대로 교환 불가능한 개체성을 의미한다. 한국은 인문학 부재의 나라다. 머 얼마든지 다른 층위로 표현을 할 수가 있겠으나 나는 크게 이렇게 보고 있다.
배병삼 교수
당연하게도 인문학이 부재하니 최순실도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대국민을 상대로 작난 나랑하냐?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번 일로 누군들 멘붕이 오지 않았을까. 어이가 없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된다. 특히나 정치 뉴스를 안 보지만 요즘은 제일 흥미 있게 보게 된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탄핵이든 하야든 근혜어린이가 어쨌든 자리에서 내려오는 일이다. 다 아시니까 길게 쓸 것도 없다.
이게 결론이다.
정주영의 회고록을 보면 박정희를 위시한 여러 기술자 토목업자들은 1970년 7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생 초보들이 한번도 안 만들어본 고속도로를 만들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겠나.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고 이겨내며 2년 5개월 만에 고속도로를 완공하게 된다. 여러 인명까지 희생하며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만들었다.
가벼운 예로 아우토반을 만들 때 기초를 10m까지 파서 공사를 했다고 그러는데 우리는 1미터만 파 공사를 우짜든동 기어코 마무리했다. 다시 말하면 전 세계에서 초고속으로, 그것도 가장 값싼 고속도로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한다. 총길이가 428킬로에 공사비가 429억원이니까 킬로미터 당 1억원씩 들었다는 셈이 나온다.
그런데 준공과 동시에 보수를 시작해서 역사상 가장 보수비가 많이 들어간 고속도로가 경부고속도로임을 아는가. 대한민국은 여기에 방점이 있지 않나. 429억의 몇 갑절의 돈이 보수비용으로 더 들었다. 아니다. 갑의 갑의 몇 갑절이 더 들었다. 돈만 든 게 아니다. 40년의 세월을 난개발로 만들어진 고속도로에 쏟아부었다. 여기엔 인적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것은 있다. 부실하게 만든 덕에 완공 뒤에 40년을 토목업자와 근로자들 먹고는 살았다고는 할 수가 있다. 거기에 위안을 얻어야 하나?
우리 기술자들은 자국에선 성수대교도 자빠뜨리고 백화점도 자빠뜨리고 했지만 실력 하나는 알아준다. 한국인들 외국에선 대형구조물이나 빌딩들을 아주 잘 만든다. 건축술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할 정도다. 외국 감리 시스템 하에서 일을 했을 때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던 회사들이 왜 국내에서만 만들면 무너지나?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미소 회원들도 마찬가지고 내가 어릴 때 교과서에서도 주구장창 <한강의 기적>이란 얘기들을 하며 우리의 압축성장을 자랑거리로 내세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맞은 한강의 기적, 다시 말해 압축성장은 적폐와 등치한다. 이것은 우리의 숙명이기도 하다. 세월호도 마찬가지고 환풍구 추락사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주 강조하는 세계10대 경제대국과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 등은 이런 숙명적인 대형참사라는 의례들을 괄호 안에 넣고 있다.
대한민국은 대형사고사건이 망령처럼 깨어나 활개를 치며 주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다음 다시 사그라든다.
결론을 말할까? 한국은 고통을 소비하는 사회다. 이번 최순실도 일회용 반창고로 떼우려나?
대한민국의 발전은 이런 어마어마한 물적 인명적 사회적 비용을 매년 지불하며 성장한다. 다음엔 당신이 될 수도 있다. 누구도 장담하겠는가. 현재를 <lisk society>라 칭하기도 한다.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는 사고를 당해도 혼자거나 몇몇 인원이 사망하고 다치면 되었다. 그러나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하며 사고의 규모가 대형화되었다. 죽어도 떼로 죽는다는 말이다. 이기의 발달로 비행기, 배, 기차, 아파트 등 수백 명이 거주하거나 이동하는 공간에서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매번 약속이나 한 듯 미봉하고 그냥 덮어버린다. 사건사고로 어떤 고통이 와도 끝을 보는 경우는 없다. 큰 부상임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밴드나 감아놓으니 계속 덧나고 속에서부터 곪는다는 의미다. 이러니 불통사회, 불신사회가 오나 안 오나? 온 나라 국민 개개인이 화병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에게만 있다는 화병 말이다. 울화병'이라고도 불리는 화병은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정신과적 질병이라 미국정신의학회에서도 등재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세월을 거스른 성장으로 인해 앞으로도 수많은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면 시행중이던 대형국책사업도 그냥 덮어버린다. 공공선이란 게 상용되는 사회가 부럽기만 하다. 독일 같은 선진사회는 정권이 바뀌어도 우리처럼 붕당하지 않고 온 정치권이 하나가 되어 공공선이고 공익 국책사업을 승계, 매진한다.
첫댓글 글을 다 읽을 시간 여유가 안돼서 빠르게 내려며 보았습니다. 밴드로 치료가 된다더라도 우리의 내적 외적 상처들이 많고도 깊어 백만개는 더 필요하지 핞을까합니다..힘쎈 자본에 농락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복해지기,,,넘과 똑같이가 아니라 내머리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노력하고 있습니다^^
섭섭합니다 선바위님아 내글 시간되실때 꼬~~~옥 읽어보세요 명문 명진단이 많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