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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수영복 이벤트를 진행한다. 픽업 캐릭터는 수영복으로 꽃단장한 ‘[날아라☆서머 나이트] 마루젠스키’와 ‘[호핑♪ 비타민 하트] 스페셜 위크’다.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한창 날씨가 추워질 때 등장해 매력보다는 건강 걱정이 앞선다.
이때 캐릭터의 버전은 ‘[ ]’로 표기된 이명으로 구분한다. 새삼 ‘이명 작명법에도 실제 말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마무스메의 별명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육성 중 특정 과제를 달성하면 얻는 고유 칭호는 물론, 그래스 원더의 ‘괴물 2세’처럼 스토리에서 짧게 언급하는 별명도 있다. 오늘은 이런 별명과 실제 말의 사연을 찾아보았으니 그 내용을 함께 알아보자.
별명과 고유 스킬에 이런 디테일이?
화제의 우마무스메 마루젠스키와 미호노 부르봉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두 우마무스메는 별명과 고유 스킬에 고증 요소를 담은 깨알 같은 디테일이 돋보인다. 먼저 오리지널 마루젠스키다. 그녀의 고증 요소를 찾을 때 가장 중요한 별명은 고유 칭호 ‘슈퍼카’다. 육성 중 무패로 8연승 이상을 거두고, 평균 7마신 이상 차로 승리하면 획득한다.
슈퍼카는 마루젠스키의 오리지널 버전 별명과 고유 스킬 연출에게 영향을 줬다. 그녀의 스킬 연출은 터널을 달려나가며 자동차 계기판이 나오고, 아날로그 스틱으로 기어를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배경을 잘 보면 빨간 자동차가 있다. 이런 별명이 붙은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실제 말 마루젠스키가 활동할 당시 수입차가 인기였다는 점, 그리고 커리어 내내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준 점이다.
실제 말 마루젠스키의 총 전적은 8전 8승이다. 경기 평균 7마신 이상 거리를 벌리며 우승했다. 후속마와 낸 거리 차를 합치면 무려 61마신이라는 대기록이 나온다. 게다가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에서는 대차로 승리했다. 전략은 사일런스 스즈카로 유명한 대도주 스타일이었다. 압도적인 스피드로 무작정 달리고 그대로 우승한다.
당시 기수였던 나카노와타리 세이이치의 회고록이 마루젠스키의 실력을 잘 표현한다. ‘솔직히 처음 탔을 때 무서웠다’라고 했으며, 대차 기록을 낸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 이후에는 ‘3코너를 지났을 때부터는 뒤의 말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차원이 다른 강자였으니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오리지널 버전의 별명인 ‘포뮬러 오브 루주’도 이를 반영한 듯싶다.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포뮬러 1’에 프랑스어로 빨간색을 의미하는 루즈를 조합한 것이다.
미호노 부르봉은 사이보그 컨셉이 워낙 독특해 초보 트레이너와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 ‘얘 정말 기계인가요?’라는 의문을 달고 다닌다. 해외 서버를 기준으로도 비슷한 컨셉의 우마무스메가 전혀 없어 기원이 궁금해지는데, 이는 실제 말이 커리어 중 보여준 압도적인 퍼포먼스 덕분이다.
우마무스메에서도 그렇듯 실제 말 역시 저마다 특기 각질이나 마장, 거리 적성이 있다. 사쿠라 바쿠신 오가 좋은 예다. 단거리에서는 패왕이지만, 코스 길이가 1,400m를 넘기는 순간 처진다. 이런 단거리, 스피드 특화 체질 경주마를 스프린터라고 부르는데, 미호노 부르봉이 딱 이런 체질이었다. 그녀의 인 게임 단거리 적성은 C이고, 주 무대는 중장거리 아니냐고? 좋은 지적이다. 그래서 미호노 부르봉이 사이보그라고 불리는 것이다.
실제 말 미호노 부르봉은 선천적인 스프린터였다. 하지만, 그가 소속한 하라구치 목장은 중앙 경마에 선수를 참가시키는 게 소원이었다. 이에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미호노 부르봉을 구매하고, 스파르타 조교사 토야마 타메오와 함께 지옥 훈련을 해 중장거리 적성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게 왜 대단하냐고? 인 게임 시스템에 기반해 설명하면, 계승마 없이 트레이닝으로 거리 적성 랭크를 올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런 마개조가 결코 쉬웠던 건 아니다. 무시무시한 훈련량을 감당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표적인 게 언덕 코스 훈련인데, 평범한 말이라면 주 2~3회가 한계인 언덕 코스 훈련을 매일 4회씩 소화했다. 이런 배경 덕분에 얻은 별명이 ‘사이보그’와 ‘스파르타의 바람’ 그리고 고유 칭호인 ‘언덕길이 점지한 아이’다.
그럼 별명인 ‘[MB-19890425]’의 유례는 뭘까? 복잡한 코드 네임 같지만, 사실 미호노 부르봉의 이니셜과 생년월일을 적은 것이다. 더불어 고유 스킬 컷 신에도 소소한 디테일이 숨어있다. 출격 전 부르봉의 눈에 비친 숫자 표기인데, 트레이너들의 조사 결과 라이스 샤워와 겨룰 당시 2,600~3,000m 랩 타임이라고 한다.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라이스 샤워를 뛰어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왜 ‘이차원의 도망자’냐고요? 정말로 차원이 다르거든요
이번에는 일본 경마 업계의 전설 ‘사일런스 스즈카’를 만나보자. 실제 말이 굉장한 실력을 자랑한 명마이고, 애니메이션에서 비중 있게 등장해 경마를 잘 모르는 팬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특히 유명한 건 고유 칭호 ‘이차원의 도망자’로, 일본 경마계에는 전설로 통하는 별명이다.
칭호의 유례는 대도주 각질이다. 일반적인 도주보다 더 앞서 달리는 스타일이자 사일런스 스즈카의 상징 전략으로 여겨진다. 처음부터 스즈카가 대도주를 한 건 아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도주 스타일로 달렸고, 재능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기수의 판단 실수나 스즈카의 나쁜 습관 때문에 크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그런 스즈카의 봉인을 해제한 게 유명 기수 타케 유타카다. 그는 스즈카의 스타일을 연구해 ‘경기 초반에 힘을 억눌러서 안 된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리도록 했다. 전설의 도주마와 대도주 전략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듬해부터 전성기를 맞아 무패 행진을 했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유명한 경기가 1998년 타카라즈카 기념과 마이니치 왕관이다. 타카라즈카 기념을 뛸 무렵 사일런스 스즈카는 노련함과 실력을 모두 갖춘 강자로 성장한 상태였다. 덕분에 뛰어난 스피드를 살리면서 페이스 조절도 잘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증명하듯 타케 유타카가 아닌 기수를 태우고도 멋지게 승리했다.
마이니치 왕관은 ‘사일런스 스즈카 vs 엘 콘도르 파사 vs 그래스 원더’가 모인 빅 매치였다. 엘과 그래스는 무패 행진 중이었고, 당대 최강의 외국산 말이라고 평가받았다. 이때 스즈카는 타카라즈카 기념 우승 때문에 중량 패널티를 받았다. 너무 강한 말의 기수에게 무게추를 달아 밸런스 패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즈카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엘을 2마신 반 차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스즈카의 승리는 일본 경마계를 뒤흔든 대사건이다. 당시 경마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말을 구매해 경기 상금을 휩쓰는 가성비 전략이 인기였다. 이 때문에 국산 말 보호를 위해 외국산 말은 클래식을 비롯한 여러 GI 경기에 참가할 수 없도록 밴을 했을 정도였다. 다만, 그렇다고 외국산 말이 흥행하지 못하면 경마 산업이 쇠퇴할 테니, 업계인에게는 진퇴양난이나 다름없었다.
이럴 때 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게 사일런스 스즈카다. 순수 일본 말이 당대 최강의 외국산 말에게 압승해 국내산 말도 혈통과 조교 방법에 따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경마 본연의 재미를 위해 외국산 말 밴 규정을 폐지했고, 스즈카는 최고의 명마 반열에 들었다. 더불어 이 경기에서 엘의 기수가 남긴 ‘그림자조차 밟지 못했다’라는 발언에서 딴 ‘그림자 없는 도망자’라는 별명도 있으니 알아두자.
팬의 안타까움과 염원을 담은 두 별명
모든 별명이 실적 칭송을 위해 붙은 건 아니다. 팬들이 가슴 속에 담아둔 ‘만약 그랬다면’, ‘조금만 더 오래 활약했다면’이라는 염원과 아쉬움을 담은 사례도 있다. 주인공은 아그네스 타키온과 후지 키세키다. 두 말은 커리어 중 좋은 성적을 달성했으나, 4전 4승으로 경력이 매우 짧다.
먼저 아그네스 타키온이다. 일본 최고의 씨수말 선데이 사일런스의 자식이고, 먼저 데뷔한 형제들이 종횡무진 활약 중이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타키온은 이런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했다. 데뷔 후 두 경기 만에 신기록을 달성했고, 이 기록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이에 충격을 받은 관계자와 팬들은 ‘스페셜 위크와 사일런스 스즈카를 능가하는 걸작이 태어났다!’라고 평가했다. 아비 말이 같은 선데이 사일런스라서 나온 말인데, 두 말이 일본 경마계에서 어떤 입지인지를 떠올리면 최고의 찬사를 받은 것이다.
타키온은 이듬해 2001년까지 총 4번 경기에 참가했고, 모든 경기에서 완승했다. 이에 팬들은 사츠키상과 일본 더비, 국화상을 제패하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타키온이 차세대 슈퍼스타가 되는 일은 없었다. 사츠키상 우승 직후 불치병인 굴건염이 발견돼 4전 4승의 커리어로 쓰디쓴 은퇴를 맞이했다.
우마무스메에서 초광속의 프린세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의 이름인 ‘타키온’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가상의 입자를 말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레이스를 휩쓸고 사라진 실제 말의 커리어와 잘 어울린다. 게다가 타키온의 주가는 은퇴 후에도 계속 올라갔다. 그가 은퇴하자 경쟁자들이 봉인이 풀린 듯 대성했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한 챔피언스 미팅 캔서배에서 다른 도주마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뚜껑마’라는 전략이 있는데, 아그네스 타키온이 당대 유망주를 봉인하는 뚜껑마가 아니었을까 싶다.
후지 키세키도 많은 기대를 받은 유망주다. 흥미롭게도 아비 말이 아그네스 타키온과 같은 선데이 사일런스인데, 그가 종마 생활에서 처음 낳은 자식이 후지 키세키다. 타키온에게는 6년 터울의 이복형이다. 우마무스메에서는 세련된 양복과 그에 걸맞은 신사적인 품행을 보여준다. 이는 실제 말의 외모와 성격을 고증한 것이다. 후지 키세키는 아버지를 닮아 균형 잡힌 멋진 몸매로 주목받았고, 지금도 멋있는 흑마를 고를 때 꼭 언급되는 인기마다.
게임 속 그녀의 고유 칭호는 ‘아름다운 3관 우마무스메’다. 데뷔전을 8마신 이상 차로 우승하고, 1번 인기로 ‘아사히배 FS – 사츠키상 – 일본 더비 – 국화상’에서 승리하면 획득한다. 아사히배 FS를 제외한 세 경기는 3관마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코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복동생 타키온과 고유 칭호를 얻은 계기가 거의 같다. 두 말 모두 데뷔 2년 차에 3관마 코스를 준비 중이었고, 굴건염 때문에 4전 4승으로 은퇴하고 말았다. 우마무스메의 칭호 획득 도전은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팬 서비스인 셈이다.
참고로 타키온과 키세키처럼 아쉽게 3관마 타이틀을 따지 못한 선수를 일컬어 ‘환상의 3관마’라고 부른다. 경마 팬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떡밥이며, 엘 콘도르 파사와 마루젠스키, 토카이 테이오 등 다양한 말이 후보로 꼽힌다. 과연 그들에게 기회가 있었다면 3관마의 칭호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확실하다. 여러분이 육성한 우마무스메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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