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지키는 건강 (10)근감소증
근육량 감소, 정상범위 넘으면 문제
신체능력 떨어져 삶의 질 하락 낙상·골절·대사질환 발생 위험 증가
한의학에서 근감소증 진료는 환자별 임상증상·생활습관·질병의 과거력 바탕으로 진행
침·뜸·한약·봉독약침 등 효과
최근 근력이 없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하지(다리) 근육의 무력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병이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근육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활동이 줄어든 사람들 사이에서는 근육량 감소가 흔히 관찰된다. 뼈대를 지탱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게 골격근육인데, 이 근육량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근육량 감소가 정상범위를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 근력이나 신체적 능력이 저하돼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런 경우 건강상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인식해야 하며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과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근감소증은 골격근육량의 감소로 정의된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인 범주 안에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전반적으로 근육량이 점진적으로 줄면서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다양한 건강상의 위해를 일으키게 된다. 그만큼 사망 위험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골격근육량은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많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골격근육량이 많고 근력이 강하다. 그러나 골격근육량의 감소는 여자보다 남자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렇다고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 자체가 질환이거나 직접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골격근육량이 줄면 근력이 약해지고 걸음걸이가 변하며, 지구력이 떨어진다. 또 낙상·골절 등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신체적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근감소증과 함께 복부비만 등으로 체지방량이 늘어나면 대사질환 발생 위험도가 훨씬 높아진다.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진료를 방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특별한 질환 없이 골격근육량이 감소하는 일차성 근감소증과 전신성 질환 환자에서 관찰되는 이차성 근감소증으로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신성 질환이란 뇌졸중·척수손상 등의 마비질환, 중증근무력증 등 운동세포 병변, 암에 동반되는 악액질(Cachexia) 상태가 해당된다. 심장·폐·간 부위의 만성질환, 호르몬 이상 등도 전신성 질환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근감소증으로 근력이 약해졌다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먼저 확인해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근감소증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점차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고, 근육이 위축돼 사지의 움직임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을 위증 범주로 분석한다. 위증은 오래된 병과 좋지 않은 영양상태 등으로 인해 체내 진액이 마르고 비위의 기능이 저하돼 사지까지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는 현상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한의학에서 근감소증 진료는 환자별 임상증상과 생활습관, 질병의 과거력 등 폭넓은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자가 가진 개인적인 특징을 분석해 치료 전략을 도출하게 된다.
▲열이 몸 안의 진액을 손상시킨 경우 ▲간(肝)과 신(腎)이 허약한 경우 ▲비위가 손상을 입은 경우 ▲어혈이 몸 안의 순환을 방해하는 경우 등으로 진료 전략을 구분한다. 이어 침·뜸·한약·봉독약침 등으로 맞춤형 치료를 한다.
근육과 근력의 감소를 초래하는 질환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 치료는 신경근 접합부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근신경학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봉독약침은 항염증과 신경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치료는 신경손상을 억제하고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근감소증을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근육량과 신체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만성질환 등 건강상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충분한 단백질·비타민·무기질을 포함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 꾸준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서병관 교수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료와 연구분야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 통증 증후군, 골반 통증, 교통사고 증후군, 척수손상, 근육의 변성 등 척추의 통증과 마비다. 현재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척추센터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근감소증 개선·관리 방법
지방 적은 동물성 단백질 채소·과일 충분히 섭취
걷기·수영·가벼운 달리기 등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운동 도움 인지기능 저하도 막아줘
근감소증을 이겨내려면 환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치료·관리가 중요하다. 개인별 체질·특성에 맞게 침과 한약으로 치료를 받고 적절한 영양섭취, 꾸준한 운동으로 근감소증을 이겨내보자.
●영양섭취와 신체활동
근감소증의 예방과 관리에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가급적 지방이 적은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한 양의 채소·과일과 함께 먹자. 술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마실을 가는 등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피로가 누적되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활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적절한 유산소운동
유산소운동은 심폐 지구력을 길러주며 근력·근피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유연성 운동을 병행하면서 걷기, 가벼운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하기 등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운동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적정한 운동은 신체기능을 개선하고 인지기능 저하도 막아준다는 보고가 있다.
●규칙적인 근력운동
약해진 근육조직을 강화하려면 저항성 근력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건강상태에 맞는 중량을 선택해 반복·규칙적으로 실시한다. 다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강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근감소증 환자는 척추·관절의 통증과 기타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 진료를 통해 운동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근감소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골격근의 감소는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다만 다음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