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따와나 선원장 일묵스님]
어느 신심있는 재가자가 탁발 나온 스님에게 질문을 하였다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해탈할 수 있습니까?"
스님은 재산을 3등분해서 한 부분은 생계비로 사용하고, 한 부분은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한 부분은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재가자는 그 말씀을 잘 실천하고 다시 물었다.
"이것 말고 좀 더 높은 것은 없습니까?"
그러자 스님은 삼보에 귀의하고 계를 잘 지키라고 하였다.
워낙 신심이 좋던 재가자는 이번에도 잘 하고 또 물었다.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습니까?"
그러자 스님은 불선(不善)을 버리고 십선(十善)을 행하라고 하였다.
이번에도 잘 실천한 재가자는 또 물었다.
"이것보다 더 깊은 것은 없습니까?"
그러자 스님은 재가자로서 더 하기는 어렵고 출가를 하라고 하였다.
(내생각 - 악업을 금하는 것이 선업보다 우선, 시계생천 이상은 재가자 법문 아님)
그래서 재가자는 출가를 하였는데 은사스님은 교학을 전공한 분이라서
어려운 교리만 가르쳐 주고, 또 계를 가르치는 스님은 너무 계율만 가르쳐 주고..
그래서 오히려 재가에 있을 때는 재미있게 하였는데
막상 출가를 하고 보니까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적응을 못 하겠어서
출가생활을 포기하고 환속하려고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그의 사정을 들은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것은 다 그만두고 딱 한 가지만 지킬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건 다 그만두고 너의 마음 하나만 잘 지켜라. 이건 할 수 있겠느냐?"
이 말씀을 받아 지닌 그는 열심히 수행을 해서 해탈까지 하였다고 한다. <법구경주석서>
우리가 무슨 수행을 하든지 마음을 잘 지켜고 잘 다스려서
번뇌를 버려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을 잘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에서 '마음'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어떤 모양을 보고 알고, 어떤 소리를 듣고 아는..
외부의 대상을 분별하고 아는 작용이 있는데 그런 것을 총칭해서 마음이라고 하고
그런 마음으로 알아지는 것을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똑같은 대상이라도 어떤 사람이냐,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부처님이 주목하신 것은 이것이다.
부처님이 생로병사의 괴로움과 정신적인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출가를 해보니
외부의 대상을 괴로움의 원인이 전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좀 더 1차적이고 좀 더 근원적인 원인은 내 마음상태에 있더라..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대상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은 바꿀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괴로움의 원인은 대상에 있지 않고 내 마음에 있다 (이것이 첫 번째 큰 전환점)
그래서 괴로움의 원초적인 원인으로 대상보다 마음이 중요하고..
그럼 어떤 마음이 괴로움을 일어나게 하는가? 부처님은 그것을 집성제에서
돈이 없어서라든가 세상이 어때서 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가장 주된 것은 갈애 때문에 괴로움이 일어난다고 하셨다.
'마음' 중에서도 대상에 대해 집착하고 싫어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움이 일어난다.
집착(탐욕)은 언제나 그 반작용으로 성냄과 불만족을 유발하고
원하는 걸 얻어도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집착이 있으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집착 = 탐욕, 갈애 / 탐욕과 성냄을 지탱하는 것은 어리석음)
마음 중에서도 탐진치에 의해서 괴로움이 생겨난다 (집성제)
괴로움의 원인이 대상보다 마음이고, 마음 중에서도 집착이라는 것,
이 두 가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내 마음을 지킬 수 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 = 팔정도 (계를 지키고 삼매와 지혜를 닦는 것)
탐진치 없는 마음으로 가려면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모르면 내 마음을 지킬 수 없다.
빨리 알아차려서 내 마음이 더 악화되기 전에 관리를 해야 한다. (정진)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은 모양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그 작용을 보고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대상을 분별하느라 내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볼 수가 없다.
화를 내고난 뒤에야 '아, 내가 화가 났구나' 알 수 있는데 가급적 빨리 알아차려야지
10분, 20분 화를 내고 알아차리면 이미 화의 세력이 엄청 커졌기 때문에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다.
빨리 알아차릴수록 지혜롭게 대응해서 내려놓기가 훨씬 쉽다.
알아차린다고 할 때 사람들은 생각을 알아차린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생각은 대상을 분별하는 것이고 그럴 때의 마음상태를 알아차려야 한다
예) 시계를 볼 때, 이 시계는 무슨 색, 모양, 비싼 것, 싼 것 등은 분별하는 생각
그런데 그럴 때 내 마음상태가 화(싫어하는 마음)가 있는지,
아니면 마음에 들어서 가지고 싶다는 집착이 있는지..
이런 걸 평소에 생각하고 하지 않는다, 시계 자체를 분석하지..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대상을 분별할 때 내 마음상태가
선(善)인지 불선인지, 탐욕(성냄)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야 마음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떤 대상으로 움직일 때 '아, 내 마음이 집착하는 상태로 분별하고 있구나.
성내는 상태로 분별하고 있구나. 집착이나 성냄 없이 분별하고 있구나'
이것을 알아야 우리 마음을 번뇌로부터 지킬 수 있다.
이것을 대념처경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알고
탐욕이 없는 마음은 탐욕이 없는 마음이라고 알고,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알고
성냄이 없는 마음은 성냄이 없는 마음이라고 안다."
그리고 마음을 알아차릴 때 유념해야 할 두 번째 것은
마음을 알아차릴 때 내가 너무 집착이나 화가 많으면
그런 나 자신을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다. '나는 왜 이렇게 집착(화)이 많지~'
그러면 화를 객관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화에 대해서 또 화를 내는 것이어서
번뇌가 점점 더 커져가고, 새로운 번뇌를 만들게 된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려야 한다
부처님은 모든 현상은 조건에 의한 것일 뿐, 변하고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하셨다.
특히 우리 마음은 빨리 변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내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내 것이면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마음은 통제하기 어렵다.
고정된 내 모습(정체성)이 아니라 계속 변하는 현재의 내 모습일 뿐이다.
마음을 알아차릴 때 그것을 '나'와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난 원래 집착이 많은 사람, 화가 많은 사람, 나쁜 사람' 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면 안되고
'수많은 마음의 변화 중에 현재 이런 마음이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고
그 마음이 해로운 것임을 바로 알고 내려놓기만 하면 된다.
이것을 테크닉적으로는 한 걸음 떨어져서, 마치 구경하듯 알아차리면 된다.
내 것이 아닌 것처럼,,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그래야 객관화 되지 그렇지 않으면 감정이 개입되어 바르게 보지 못하고
자기 마음을 자꾸 감추려고 하고 회피하려 하고 안 보려고 하는데
그러면 자기 마음의 변화는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집착이나 화가 번뇌지만 알아차림을 통해서 지혜가 성장하면 정신적 성장이 일어난다
몸이 아픈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그것을 계기로 건강관리법도 배우고 하면 오히려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번뇌도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집착이나 화를 싫어하지 말고
오히려 '스승이다' 생각하고 우호적으로 보아서.. 객관화해서 바르게 알아차려야 한다.
그냥 단지 '집착이 있구나. 성냄이 있구나~' 알아차리고
'이것은 해롭다.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지혜를 활용해서
더 이상 커지지 않게 내려놓는 쪽으로 노력을 하면 이것이 마음을 잘 지키는 방법인데
이것을 억지로 버리려고 하고 공격적으로 대하면 오히려 번뇌가 더 커지고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게 번뇌가 버려진 마음상태가 바로 선(善)한 마음의 상태인데
이것은 우리에게 유익하고, 여기에서 지혜와 자비심도 생겨난다.
이 마음에도 좋아하는 집착이 생겨날 수 있는데 그 집착 또한 내려놓아야 한다.
그냥 '이런 마음이 있구나, 탐욕(성냄)이 없는 마음이구나~'
'이것이 지혜로구나. 자비로구나. 삼매가 있구나. 행복한 마음이구나~'
이렇게만 바라보고 알아차려야 한다. (매이지 않는, 머물지 않는, 무주(無住)의 마음)
좋은 게 나타나도 집착하지 않고, 번뇌가 나타나도 싫어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그냥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살아오던 방식, 즉 좋은 건 집착하고 나쁜 건 싫어하던 방식과 다른 방식인데
그래야 마음이 평온하고, 마음이 평온해야 지혜가 생기고
마음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겨날 수 있다. (마음이 동요되면 판단력이 좋아질 수 없다)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매우 간단하지만 쉽게 만날 수 없는 고귀한 가르침이다.
첫댓글 일체가 마음먹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