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국사(道義國師) (생몰년 미상)
우리나라에 최초로 중국의 남종선(南宗禪)을 전한 신라의 고승. 성은 왕(王), 법호는 명적(明寂), 시호는 원적(元寂)이며 도의는 법명이다. 북한군(北漢郡) 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가 임신한 지 39개월 만에 낳았다고 한다. 784년(선 덕왕 5)에 배를 타고 당나라 오대산으로 가서 공중으로부터 종소리를 듣는 등 문수보살(文殊菩薩)의 감응을 얻었다.
그 뒤 광부(廣府) 보단사(寶壇寺)에서 비구계를 받고 조계(曹溪)로 가서 혜능(慧能)을 모신 조사당(祖師堂)을 참배하였는데, 이때 조사당의 문이 저절로 열렸다고 한다. 다시 상서의 개원사(開元寺)로 가서 지장(地藏)에게 법을 물어서 의혹을 풀고 지장의 법맥을 이어받았다. 그 뒤 백장산(百丈山)의 회해(懷海)를 찾아가서 법요(法要)를 강의 받았는데, 회해는 "강서의 선맥(禪脈)이 모두 동국승(東國僧)에게 속하게 되었구나."하고 칭찬하였다.
37년 동안 당나라에 머물다가 821년(헌덕왕 13)에 귀국하여 선법(禪法)을 펴고자 하였으나 당시 사람들이 교학(敎學)만을 숭상하고 무위법(無爲法)을 믿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아직 시기가 오지 않았음을 깨닫고 설악산 진전사(陳田寺)로 들어가 40년 동안 수도하다가 제자 염거(廉居)에게 남종선을 전하고 죽었다. 염거의 제자 체징(體澄)은 전라남도 장흥의 가지산에 가지산파(迦智山派)를 세워 크게 선풍을 떨쳤는데, 이때 도의를 제1세, 염거를 제2세, 자신을 제3세라고 하여 도의를 가지산파의 개산조로 삼았다.
고려말에 천책(天 )이 지은 <선문보장록(禪門寶藏錄)>에는 도의가 지원승통(智遠僧統)에게 한 법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법문에는 그가 법계설(法界說)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또한, 심인법(心印法)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다. 부도는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 억성사지(億聖寺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