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우리가 살면서 죄를 많이 짓게 되는데 의도적으로 짓는 죄가 있고
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짓는 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죄업의 무게를 논할 때, 의도적으로 짓는 죄와
의도하지 않고 짓는 죄의 무게가 은 것인지요.
◼법륜 스님
밀린다왕과 나가세나 스님의 문답에 이와 똑같은 이야기가 나와요.
밀린다왕이 물었습니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중 어느 것이 더 무겁습니까?'
그랬더니 나가세나 스님이 '모르고 짓는 죄가 더 무겁습니다.' 그랬어요.
'왜 그렇습니까?' 물으니, '여기 부젓가락이 하나 있는데,
예컨대 부지깽이를 뜨거운 줄 알고 잡는 사람하고,
뜨거운 줄 모르고 잡는 사람하고 누가 손을 더 많이 데겠습니까?'
모르고 잡는 사람이 더 많이 데겠죠?
그랬더니 밀린다왕이 '알았습니다.' 그랬어요.
다시 말하면, 내가 '죽이면 안 된다. 이렇게 알고 그래도 죽일 때는
사실은 약간 조심하면서 죽일까? 막 죽일까? (조심하면서 죽이겠죠)
그런데, '죽이는 게 잘 하는 짓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죽일 때는
막 죽일까? 조심하면서 죽일까? (막 죽이겠죠)
어제는 어떤 분이 질문하면서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습니다.'
그러던데 그런 일은 없어요.
그래서 죄 중에 가장 큰 죄는 '무지(無知)'입니다. 알지 못하고 지은 죄입니다.
모르는 게 가장 큰 죄고, 우리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은 무지에 있어요.
독약이 든 음식을 먹을 때도 독이 든 걸 알고 먹는 거하고, 모르고 먹는 거하고
어느 게 더 죽기 쉬울까? 모르고 먹는 게 더 위험하겠죠? (예)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법률적으로는, 모르고 한 건 좀 참작해서 봐줍니다.
알고 한 건 괘씸죄에 걸리죠? 세상의 윤리하고 진실하곤 좀 달라요.
(잘 알겠습니다)
법륜스님 즉설즉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