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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폐사(棄如敝屣)
헌 짚신을 버리듯 하다는 뜻으로, 아무런 애착이나 미련 없이 내버림을 비유한 말이다.
棄 : 버릴 기(木/8)
如 : 같을 여(女/3)
敝 : 옷해질 폐(攵/8)
屣 : 신 사(尸/11)
(유의어)
기여폐리(棄如敝履)
(상대어)
진이장지(珍而藏之)
출전 : 맹자(孟子) 진심상(盡心上)
이 성어는 맹자(孟子) 진심상(盡心上) 35장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자 도응(桃應)이 물었다. “순(舜)임금이 천자를 하고 고요(皐陶)가 사관(士; 법을 집행하는 대신)을 하고 있는데 순임금의 아버지 고수(瞽瞍)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떠할까요?”
[註]
도응(桃應)은 맹자(孟子)의 제자(弟子)이다. 순(舜)이 비록 아버지를 사랑하나, 사(私)로서 공(公)을 해(害)할 수 없으며, 고요(皐陶)는 비록 법(法)을 집행하나, 천자(天子)의 아비(父)를 형벌(刑罰)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 물음을 하여, 성현(聖賢)께서 마음 쓰는 지극한 바를 살핌이요, 정말로 이 일이 있지는 않다.
맹자가 말했다. “고요는 법을 집행할 따름이다. 즉 그(고수)를 잡을 수밖에 없다.”
[註]
고요의 마음은 법이 있음을 알 뿐, 천자의 아버지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그것을 못하게 하지 않을까요?” “순임금이 어찌 그것을 금할 수 있겠는가? 그것을 받아 들여야 할 원칙이 있는 것이다.”
[註]
고요의 법은 전수받은 바가 있어, 감히 사사(私私)로이 하는 바가 아니므로, 비록 천자의 명(命)이라도 폐할 수가 없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순임금은 천하를 버리는 것을 헌신짝 버리듯 할 것이다. 몰래 아버지를 업고서 도망가 바닷가에 숨어 지내고 종신토록 기뻐하며 즐기고 천하를 잊을 것이다.”
桃應이 問曰舜이 爲天子요 皐陶 爲士어든 瞽瞍殺人則如之何잇가 孟子 曰執之而已矣니라
然則舜은 不禁與잇가 曰夫舜이 惡得而禁之시리오 夫有所受之也니라 然則舜은 如之何잇고
曰舜이 視棄天下하시되 猶棄敝蹝也하사 竊負而逃하사 遵海濱而處하사 終身訢然樂而忘天下하시리라
[解說]
도응(桃應)의 질문은 사적인 효제(孝弟)와 공적인 책임 관계를 따지는 매우 예리한 문제이다. 흔히 유교사회가 인륜을 앞세우다 보니 정치부패가 만연하다는 식으로 매도되는데 그렇지 않다.
공과 사를 분명히 나누고 있다. 곧 위정자로서 공적인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직책을 버려야 함이 유학의 도이다.
어진 정치의 대명사인 순임금으로서 만일에 아버지가 살인죄를 저질렀을 때 공평한 법 집행이냐 아니면 권력과 인정(人情)을 동원한 사면이냐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엄격한 법 집행관의 대명사인 고요는 순임금의 명으로 사(士)가 되어 누가 되었든 법에 따라 공평하게 집행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고, 순임금 또한 천자로서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정사를 베풀어야 한다. 순임금은 천자로서 고요에게 압력을 가해 아버지를 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공평한 법의 잣대는 형평성을 잃고 어진정치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만다. 똑같은 범법 행위를 했는데 천자의 아버지라고 봐주었다면 공경대부의 친인척도 봐주어야 하고 백성들은 각종 청탁을 넣어 법망을 피해갈 것이다.
순임금은 결단했다.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사형에 처함은 자식으로서 아비를 죽이는 천하의 막대한 불효가 될 것이고 거기에 천자의 자리를 계속 유지함은 천하가 비웃을 일이다. 더욱이 자신으로 인해 천하가 어지러워짐은 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천자 자리를 헌신짝 내던지듯이 던져버리고 아버지를 밤중에 몰래 업고 나와 숨어사는 것이다.
천하를 얻어도 초개같이 여기고 부모에게 순종하며 근심을 풀었던(만장상편 제1장, 이루상편 제28장) 대효(大孝)의 순임금 이야기를 통해, 법을 지킬 의무와 인륜을 지킬 의무가 충돌할 때 법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 사적인 천륜도 지키는 방법을 유가는 가르친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구차하게 자리를 던지지 못하는 오늘날의 공직자들은 이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기여폐사(棄如敝屣)
짚으로 만든 짚신은 기능성 신발이 쌔고 쌘 오늘날에는 상을 당한 상제들이 신을 때 외에는 구경하기 어렵다.
벼 말린 짚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금방 닳아 헌 신짝 버리듯 한다는 말이 나왔겠다. 하지만 이전에는 삼으로 만든 미투리나 가죽 신발이 귀한만큼 일반 사람들이 많이 신었다.
짚신을 나타내는 말은 많다. 草鞋(초혜), 草履(초리), 扉屨(비구), 芒履(망리) 등이다.
竹杖芒鞋(죽장망혜)라 하여 먼 길을 떠날 때의 아주 간편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로 쓰이는데 이는 대지팡이와 짚신이란 뜻이 아니고 미투리를 말하는 麻鞋(마혜)의 잘못이라 한다.
어쨌든 닳은 신발을 버리듯 한다는 이 성어는 유용하게 쓰고서도 아무런 애착이나 미련 없이 내버리는 것을 말한다. 기여폐리(棄如敝履)라고 해도 같다.
戰國時代(전국시대) 鄒(추)나라 사람인 桃應(도응)이 어느 날 스승인 孟子(맹자)에게 여쭌 내용에서 나온다.
전설상의 舜(순)임금이 천자였을 때 皐陶(고요, 皐는 언덕 고, 陶는 질그릇 도, 사람이름 요)라는 신하가 사법을 담당하는 관리로 있었다. 고요는 법리에 통달하여 형법을 제정했고 감옥을 만든 사람이라 한다.
도응이 만약 순임금의 아버지 瞽瞍(고수, 瞽는 소경 고, 瞍는 장님 수)가 살인을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물었더니 맹자는 지체 없이 체포했을 것이라고 답한다.
순임금이 그 일을 맡았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 하고 물으니 대답했다. ‘순임금은 천하 버리기를 헌 신짝처럼 할 것이므로, 몰래 아버지를 업고 도망쳐 바닷가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었을 것이다.’
舜視棄天下 猶棄敝蹝也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終身欣然 樂而忘天下.
‘맹자’ 盡心上(진심상) 편에 실려 있다.
법을 지킬 의무와 인륜을 지킬 의무가 충돌할 때 법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 사적인 천륜도 지키는 방법을 유가는 가르친다.
▶️ 棄(버릴 기)는 ❶회의문자로 마늘 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와 葉(기; 쓰레 받기)와 卄(공; 양손)의 합자(合字)이다. 청소 도구를 양 손으로 밀고 감을 나타낸다. 따라서 널리 버림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棄자는 '버리다'나 '그만두다', '돌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棄자는 木(나무 목)자와 弃(버릴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棄자의 갑골문을 보면 죽은 아이를 바구니에 담에 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버리다'라는 뜻의 弃자이다. 해서에서는 바구니의 재질을 표현하기 위해 木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棄(기)는 ①버리다 ②그만두다 ③돌보지 않다 ④꺼리어 멀리하다 ⑤물리치다 ⑥잊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질 취(取)이다. 용례로는 내버려 문제 삼지 않음이나 어떤 사물을 버림을 기각(棄却), 권리를 버리고 행사하지 않음을 기권(棄權), 버림받은 아이나 어린아이를 내버림을 기아(棄兒), 쓸데없어 버린 물건 또는 버려 두고 쓰지 못할 물건을 기물(棄物), 약속을 지키지 않음을 기약(棄約), 버려 둠을 기치(棄置), 나라를 버렸다는 기국(棄國), 활을 버렸다는 기궁(棄弓), 시체를 내다 버림을 기시(棄屍), 아내를 버림을 기처(棄妻), 세상을 버림이라는 뜻으로 윗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기세(棄世), 은애를 버림의 뜻으로 속세에 대한 집착을 끊고 진여의 길에 드는 일을 기은(棄恩), 하던 일을 중도에 그만두어 버림을 포기(抛棄), 못 쓰게 된 것을 버림을 폐기(廢棄),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음을 유기(遺棄), 깨뜨리거나 찢어서 내어버림 또는 계약이나 약속한 일 따위를 취소함을 파기(破棄), 버리고 돌아보지 아니함을 방기(放棄), 내던져 버림을 투기(投棄),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남에게 버림을 받음을 견기(見棄), 탐탁하지 않게 여겨서 버림을 등기(等棄), 자기의 권리를 포기하는 사람을 기권자(棄權者), 근본을 버리고 변변치 못한 말기를 따름을 이르는 말을 기본축말(棄本逐末),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 대로 취한다는 말을 자포자기(自暴自棄), 남편을 배반하고 집에서 나와 버린다는 말을 배부기가(背夫棄家), 남이 버리는 것을 나는 취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인기아취(人棄我取), 권세를 떨칠 때의 사람을 붙좇다가 그 권세가 쇠하면 버리고 떠난다는 인정의 가볍고 얕음을 뜻하는 말을 부염기한(附炎棄寒)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敝(해질 폐)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敝(폐)는 ①해지다 ②깨지다 ③지다 ④버리다 ⑤황폐(荒廢)하다 ⑥해지다 ⑦줌통(활의 한가운데 손으로 잡는 부분) ⑧겸사(자기의 겸칭으로 쓰이는 접두사) ⑨가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헌신짝을 폐리(敝履), 헌 신을 폐사(敝屣), 낡은 선박을 폐선(敝船), 옷이나 기구 같은 것이 낡고 더러워져 못 쓰게 된 것을 폐건(敝件), 자기 가문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폐문(敝門), 임금이 자기 나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폐복(敝服), 자기 회사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폐사(敝社), 폐습이 많아 어지러운 고장 또는 자기 고장을 겸사하여 이르는 말을 폐읍(敝邑), 자기 집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폐옥(敝屋), 자기 상점을 겸손하여 이르는 말을 폐점(敝店), 자기 학교를 겸사하여 이르는 말을 폐교(敝校), 흉년이 들고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식량이 부족함을 겸폐(歉敝), 해어진 옷과 부서진 갓이라는 뜻으로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을 폐의파관(敝衣破冠), 해진 옷과 부러진 갓이란 뜻으로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새를 말함을 폐포파립(敝袍破笠), 다해진 빗자루지만 스스로는 보배로 생각한다는 뜻으로 사람들은 남들이 쓸모없는 것이라 해도 자신이 보배로 여기는 것이 있다는 말을 폐추자진(敝帚自珍) 등에 쓰인다.
▶️ 屣(신 사, 신 시)는 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주검 시(尸)와 뜻을 나타내는 옮길 사(徙)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屣(사, 시)는 ①신, 짚신 ②(짚신으로)여기다 ③(보잘것없는 것으로)여기다 ④(신을 끌고)바삐 나오다, 그리고 ⓐ신, 짚신(시) ⓑ(짚신으로)여기다(시) ⓒ(보잘것없는 것으로)여기다(시) ⓓ(신을 끌고 바삐)나오다(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헌 신을 이르는 말을 폐사(敝屣), 신발을 거꾸로 신는다는 뜻으로 대단히 반가워하는 것을 형용한 말을 도시(倒屣), 헌신짝 버리듯 한다는 뜻으로 아깝게 여기지 않고 버림을 이르는 말을 여탈폐사(如脫弊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