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이음, 불씨는 남아있다
부전 ~ 청량리 열차 운행 시작
신해운대역 정차 없이 통과
KTX-이음 열차가 국내 최고의 관광지이자 10만 인구가 밀집해 있는 신해운대역에 정차하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인근 기장과 동래에서 정차역 유치를 위해 아무리 울부짖어도 큰 대의는 신해운대역에 있고 그 이유까지 본지(제601호 ‘신해운대역이 으뜸이다’·9월 30일 발행)를 통해 밝혔다.
아울러 극심한 지역 분란이 야기된다 하더라도 살점을 조금 내주는 대신 큰 뼈대는 굳건히 지켜낼 거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갈수록 과열되는 정차역 유치전을 두고 방관만 하고 있는 국토부에 대해 원망의 눈길도 보냈다.
◇ 주민궐기대회를 통한 유치전 벌여
최초 신해운대역 정차에 대해 우려를 한 것은 해운대구청 보도자료를 통해서였다. 김성수 구청장이 지난 6월 12일 국토부를 방문해 해운대에 정차해 줄 것을 건의했다는 자료를 보고 왜 확정적이라던 신해운대역 정차를 위해 동분서주할까 의문이 들었고, 아직 신해운대역이 정차역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지역신문으로서 유치에 힘을 보태자는 의도로 좌동 주민자치위원장들과 대책을 논의한 것이 유치전의 시작이었다.
본지와 함께 좌동 주민자치위원장과 부녀회장, 그리고 아파트연합회 대표 및 회장단과 해사모가 중심이 되어 지난 9월 27일 신해운대역 유치 ‘주민궐기대회’까지 열었다. 그 결과 많은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 성원과 함께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에서도 긍정의 답이 들려와 다시금 신해운대역 정차를 90% 이상 확신했다.
지난 12일 드디어 부전~청량리 KTX-이음 열차 정차역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정차역에는 해운대 관련 역을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해운대와 정차역 유치경쟁을 벌여온 기장과 동래 지역의 역도 보이질 않았다. 부전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동래와 동부산권을 무시한 채 바로 울산 태화강역으로 향한 것이다. 그동안 해운대구와 기장군, 동래구가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모두 헛물만 켠 셈이다.
◇ 주민 원성 속에 국토부 입장 밝혀
여기에 대해 국토부는 고속열차에 맞는 신호 시스템이 미비하고 부전~청량리 운행 횟수가 하루 편도 3회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3시간여 만에 서울로 갈 수 있다는 희망 속에 마냥 국토부 입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가 10월 말 관련 용역자료를 제출하면서 국토부에 최종 승인을 요청했지만 정작 발표는 지난 12일에야 이루어졌다. 그간 지자체의 반발을 우려한 국토부의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 속에 국토부 발표만 기다리면서 유치전은 과열로 치달았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KTX-이음이 지역을 잇기보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조기 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 신해운대역 추가 유치를 위한 선결요건
그나마 국토부가 내년 말에 차량 증편과 신호 개량 등을 통해 KTX-이음 운행시간을 단축하고 정차역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다행이다. 따라서 내년 말 신해운대역 추가 정차 지정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먼저 해운대구청에 신해운대역 정차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여 보다 적극적인 유치전을 준비하자. 또 해운대가 센텀역과 신해운대역으로 갈라질 게 아니라 타당성 중심으로 일단은 신해운대역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여 유치전에 임해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신해운대역 정차가 확정된 후 센텀역 정차 필요성을 추가로 국토부에 건의해 나간다면 센텀역 정차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주민들께 왜 신해운대역이어야 하는지 그 명분을 굳게 세우자. 신해운대역만의 강점을 익히 아는 만큼 유치전 경쟁에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 해운대 전 주민들 마음 속에 KTX-이음 정차역이 신해운대역이 되어야 하는 명분으로 가득 찰 때, 그때는 필히 정차역이 신해운대역으로 찾아올 것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