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시간 녘(18:00), 앗 차! 하는 실수로 왼쪽 다리에 깊은 열상을 입게 되었다.
피가 펑펑 쏟아지는 걸 강력 테이프로 지혈 시키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든 아내를 불러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퇴근중이든 젊은 의사의 집도로 봉합은 무사히 끝
낼 수가 있었드랬는데, 젠장! 모레 수영대회가 걱정이어서, 수술용 고무장갑을 벗고 있는
의사에게 물었다. “선생님 모레 수영대회에 참가해야 되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안돼지
요, 일주일 정도는 물에 넣어시면 안됩니다“. 그런 대답은 예상한 터이고, 애당초부터 다
헤진 청바지 차림의 젊은 의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든 터라, 투덜거리며 마누라 옆에
얹혀 돌아오고 말았다. 어차피, 태풍의 예보로 수영대회는 불가능 할것이란 예감도들고.
토요일 정오쯤, 어제와는 다른 정형외과 전문의가 발가락과 발목움직임 등을 관찰 하드니
“인대나 힘줄은 용케 피해 다행”이라는 언질 끝에, 내일 행사에 대해 운을 땟드니, 내 심
중을 읽었는지, “정 그러시면 랩(주방 조리용)으로 여러번 둘러서 아래 윗부분을 테입으로
고정 시켜 물이 안 들어가게 해서 한번 시도 해 보세요, 물밖에 나와서는 바로 소독 하시
고“ 이렇게 고마울 수가, 약국에서 응급 처지 약을 사는등 준비를 하면서도, 갈매기의 북상
으로 대회 자체가 어려울 걸로 예상 했는데, 오후 늦게 문자 메시지가 날아 왔다, “수영대회
예정대로 진행됨“ 어째서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의아 했지만, 안되면 놀다 오면 되겠지!
09시부터, 1200여명의 참가자들이, 200명씩 6개조로 나뉘어 1시간 30분 차이로 출발을
시키는데, 마누라는 4조, 나는 5조 에 편성되어 있었다. 3조 까지는 그런데 로 무난했으나
오후 마누라조의 출발 즈음에는 해안에서는 삼각 파도가 보트를 뒤집고, 수영 코스는 너울
성의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출발선에 선 마누라 에게, “자신 없으면 배타고 나와라~ 내
가 홀 애비로 살기엔 억울한 나이데이~“ ”보상 받아 새장가 가마 대지 뭐!“ ”짜다라 보상
이 나오갠나?“ 마누라가 비틀 거리며 도착 하는걸 멀리서 보며 우리 조의 출발시간은 15시.
소시 적 부터 물과 가까이 지냈고, 사회인으로도 오랜 세월 스쿠버 다이버로서 취미 생활을
해온 터라 물에 대한 두려움은 별쓰럽지 않다.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은 시커먼
수심에 대한 공포감으로 바다 수영을 꺼린다. 올해로 4회째 이 행사에 참가 했는데, 수영입문
초보 때 보다 훨씬 많은 물을 먹었다. 1km정도를 헤쳐 나가니 파도가 엄청났고 설상가상, 앞
사람의 오리발에 물안경이 벗겨지는 바람에 고쳐 쓰는 사이 엄청난 파도에 휩쓸려 포기를 작정
했으나 나를 태워줄 배도 가까이 없었다.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눈앞에
반환점 부표가 보이고 수면 위로 노출된 로프에 의지해 물을 토하고숨고르기, 돌아오는 코스는
의외로 수월 했다. 떠밀어 주는 파도의 도움이 컷으므로.
오늘 행사는 별 사고 없이 끝났지만 대회본부에서 무릿수를 둔것이 확실해서 항의라도 하고
싶었지만, 주위사람들의 말림으로 포기했다. 대회를 중단 했을 때의 어려움 때문에 강행쪽으로
밀어 붙이지 않았나 싶은데, 대단히 위험천만의 안전 불감증이었다.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고 파고가
높아져, 해양경찰에서조차 행사 중지를 요구 하며 협조를 중단한 상태에서 이뤄 졌기에, 출발선에서
1km정도를 헤엄쳐 가다보면 참가자들의 動線이길어진다, 오늘 같은 악천후엔 구명보트와 구조요원
들을 늘려야 하는데, 반대로 소형 보트들은 파도 때문에 많은 수가 철수한 상태였었다. 돌아 오는 차
속에서는 “정말 아찔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 뿐이었다. “죽어 봐야 저승을 안다”는 말을 실감 하면서,
그래도 내년에 또, 도전 합니다.
첫댓글 호...그 멋진 사진 장면들 뒤에 이런 목숨을 건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네요...역시 사람은 양면을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글을 읽는 제가 숨이 차 오릅니다....아이고...ㅎㅎㅎ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참말로 .. 못 말릴일이네요.. 강심~~`~
누구 시드라???
큰일날뻔했네요... 부부가 대단합니다..
오라버니 ... 우쨌던 대단하십니다요.. 그 상황에서도 수영생각을 다 하시다니... ㅎㅎㅎ 지금은 괜찮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