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네비게이션은 우리 마음속에
선덕여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 당나라에서 모란 꽃 그림과 종자를 가져와 선덕여왕(당시 덕만)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때 선덕여왕은 그림만 보고
“이 꽃은 아름답지만 향기가 없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자
아버지 진평은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선덕여왕의 혜안은 이랬습니다.
“그림 속의 꽃은 아름답지만, 나비와 벌이 없습니다. 그러니 향기가 없는 꽃이지요.”
과연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을까요? 이야기는 그럴싸하지만, 사실 모란꽃은 향기가 없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맡아보니 향기는 있되 고약한 암모니아 향기였습니다.
벌과 나비가 가까이 가지 못한 것은 그 향이 지독해서였습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점령하지 못한 이유를 역사는 ‘러시아의 지독한 추위’때문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을 때, 러시아는 춥기는커녕 그해 기록적인 이상 난동으로 너무 따뜻했고 그해 10월까지 서리조차 내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동안의 러시아 기후 정보를 토대로 혹독한 겨울에 대비해 만방의 작전을 세운 나폴레옹은 예상치 못한 기후에 계획이 어긋났고 원정 일정이 한 없이 늦추어졌습니다.
그러는 동안 군수물자가 바닥나고 뒤늦은 추위가 몰려와 무려 50만 명의 병사를 잃고 퇴각해야했으니, 나폴레옹의 패배는 추위가 아니라 더위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일전에 어떤 분이 자동차의 네비게이션만 믿고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강 근처에 가자
“왼쪽으로, 왼쪽으로”라는 음성메시지가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왼쪽을 둘러봐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한강뿐.
나를 찾은 그는,
“이것은 혹시 저보고 죽으라는 하늘의 메시지인가요?”라며 심각하게 묻기에 웃음을 참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이처럼 지식이 고장난 네비게이션일 경우가 의외로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사실이라고 믿는 것들이 사실이 아닌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후세계입니다.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극락과 지옥이란 게 존재할까요?
특정 신을 믿으면 천국이나 극락에 갈까요? 당장 마음을 착하게 바꾸어 먹으면 천당에 갈까요?
사후세계를 체험하지 않고 전해들은 우리의 지식은 고장 난 네비게이션과 다를 바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봐도 말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날 믿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사이비 교주들의 공통적인 특성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네비게이션은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