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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 된 이화영 재판… 검사·변호사 설전에 판사도 고성
정원일입력 2023. 8. 8. 18:12
법무법인 덕수 자격 두고 실랑이
변호사 사임계 내고 재판 중 퇴정
이 전 부지사는 해광에 변호 원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둘러싼 '대북송금' 재판이 난장판이 됐다. 재판 도중 변호사가 사임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급기야 판사의 고성까지 터져 나오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 전 부지사와 변호인과의 갈등으로 지난달에 이어 재판의 공전이 거듭된 것이다.
■ "정상적인 변론 맞나"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8일 오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번 재판에는 정치권과 법조계의 이목이 쏠렸다. 직전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변호를 법무법인 해광에게 맡길 것인지를 두고 아내와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해광을 신뢰한다"고 했지만, 재판 직전인 지난 7일 해광은 돌연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결국 이날 공판에는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대표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러 나왔고 덕수의 변호가 '정상적 변론'인가를 두고 각종 설전이 벌어지면서 재판이 파행으로 이어졌다.
검찰이 김형태 변호사를 향해 "이 전 부지사 측과 소통이 전혀 없던 것 같아 정상적인 변론이 이뤄질지 이 전 부지사의 의사와 부합할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하자 김 변호사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이 김 변호사의 발언 도중 재판부에 "이 전 부지사의 의사에 맞는 발언을 하는 것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자 "당신이 변호사냐"며 소리를 높였다. 검찰도 "검사한테 당신이라고 하는 게 맞느냐"며 맞서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 "미션받고 왔나"에 분노한 변호사
김 변호사는 이날 재판 초반부터 재판부와 검찰을 향한 강한 불신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300만불의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했다'는 검찰 조서에 대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검찰의 회유, 협박에 의한 것"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이어 "불필요하게 재판을 끌며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재판부에 대한 신뢰도 없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서도 냈다. 그러더니 "공소장에 없는 내용으로 1년 간 하는 재판에 더는 변호인 조력을 할 의사도 없다"며 재판 도중 사임 의사까지 밝혔다.
이에 검찰이 김 변호사를 향해 "피고인(이화영 전 부지사)과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검찰 조서에 부동의·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날을 세우자, 김 변호사는 "미션이라고요?"라며 말을 끊었다. 급기야 재판부가 "변호사님!"이라며 고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검찰이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김 변호사는 재판 도중 퇴정했다.
이날 파행의 정점은 이 전 부지사 역시 자신의 변호사와 맞섰다는 점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의 '김 변호사의 재판부 기피 신청, 검찰 조서에 대한 증거 의견서 등이 본인과 상의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못 읽어봤고 조금 전에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오히려 재판부에 이날 불출석한 법무법인 해광에게 대한 신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다음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