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커피와 담배
넷플릭스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 2021)를
추천하는 글입니다.
평생을 미국에서 살아온 남자,
안토니오 르블랑(Antonio Leblanc)
이름을 밝히고 나면 언제나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고향이 어딘가요?‘
루이지애나에서 자란 미국인이라고 대답하지만
‘태어난 곳이 어디냐‘
다시 한 번 물어온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되었으며 프랑스계 양부모에게 거두어졌다고 자신을 설명해야 한다.
(주인공의 성으로 쓰인 르블랑은
프랑스어로 ’백인‘이라는 뜻이 있음)
아내와 딸, 새로 태어날 둘째를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중이지만
면접때마다 스스로를 설명해야 하는 그에게는
쉽사리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영화 속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도
기회의 땅도 아닌 듯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작은 다툼에 휘말려 경찰서로 연행되는데
웬일인지 안토니오는 이민당국으로 넘겨지게 되고,
그는 자신에게 미국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양부모가 그의 귀화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법체류자로 분류되어 추방위기에 놓인 안토니오는
사랑하는 가족의 곁에 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서는데.
현재 미국은 입양아동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맹점은 법 개정연도인 2000년도 이후 입양아들에게만 해당되고,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만명의 입양아들이
미국에서 추방되었고, 추방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한다.
‘푸른 호수’는 이를 고발하는 영화이다.
4월 30일까지만 넷플릭스에서 감상 가능
상상으로 닿기 힘든 어떤 삶의 모습을 관객에게 경험시키는 영화 고유의 힘을 지닌 작품이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현실적 비판도 담고있어서 여시들의 2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거야.
별개로 연출력 좋고 시청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영화니까 넷플에서 내려가기 전에 한번쯤 보면 좋을 것 같아!
🥲스포일러 주의🥲
(영화에 대한 단상이지만 스포가 싫다면 스크롤 멈춰줘)
스
포
주
의
안토니오로 대표되는 미국의 입양 아동들.
그들은 미국이 입양하기를 선택했기에 미국으로 보내졌다. 평생을 미국에서 자랐고 스스로가 미국인임을 의심해 본 적도 없다.
태어난 나라가 버렸고 키워낸 나라가 쫓아낸다면,
그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걸까?
영화는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내가 왜 수련을 좋아하는지 알아요?
수련은 뿌리가 없는 것 같지만 실은 있어요.
뿌리 없인 살 수가 없어요.“
“우린 강해요.
살아남았잖아요.“
부유하는 삶에도 뿌리가 있다고,
물 위에 뿌리를 내리고서 그저 흘러가듯 사는 것 뿐이지 나약하지 않다고 답한다.
영화 원제의 한 단어인 Bayou(지류) 는 강으로부터 나뉘어져 나온 물줄기를 말하는데, 큰 강으로 다시 합쳐지기는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바다로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강은 바다로 흐르게 되어있다.
흘러가야할 곳으로 가지 못하는 물줄기, Bayou(지류)는 돌아갈 곳 없는 모든 이들이다.
‘호수’는 한 곳에 정체되어 바다에 닿지 못하는 물이다. 원류로 돌아가지 못하기에 지류라는 단어를 두고도, ‘Blue Bayou’가 ‘푸른 호수’가 된 까닭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안토니오, 파커, 그녀의 가족 모두가 ‘푸른 호수(Blue Bayou)’일 것이다.
강은 바다로 흘러가고
지류(Bayou)는 지류에게로 흘러간다.
결국 그들이 돌아갈 곳은
자신 스스로밖에 없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I'm coming back someday
다시 돌아갈 거예요
Come what may
무슨일이 생겨도
To Blue Bayou
푸른 호숫가로
첫댓글 추천 고마워!! 얼른 봐야겠다
오 재밌어보인다... 법을 왜 저렇게 만들어놨을까ㅠㅠ 추천 고마워 여샤!
와 내려가기 전에 꼭 봐야지 추천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