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다. 갑작스런 의식소실을 실신 또는 졸도라고 하는데, 이러한 의식소실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심장질환이나 뇌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실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미주신경 실신은 대부분 수십 초 이내에 회복되는 가벼운 질환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을 때 넘어지면서 2차적인 외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닥 전문의와 함께 ‘미주신경성 실신’의 전구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가끔 지하철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미주신경 실신, 원인이 뭔가요?
미주신경 실신은 심리적 긴장 등으로 인한 과도한 교감신경계의 항진 작용이 원인이 됩니다. 교감신경은 긴박한 상황에 대비하고 반응하는 역할을 합니다. 긴장, 공포 등의 스트레스를 느낄 때 동맥이 확장하고 심장박동 수가 증가하는데, 이때 피부와 소화관의 동맥은 축소하여 혈액이 심장과 뇌, 근육 등으로 집중됩니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심장박동 수를 떨어뜨려 혈압을 낮춥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반작용으로 부교감신경까지 흥분하는데, 부교감신경의 하나인 미주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의식을 잃는 것을 미주신경 실신이라고 합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주재형 원장 (박원욱병원)
Q. 전구 증상 좀 알려주세요.
어지럼증, 식은 땀, 무기력, 구역, 구토 등의 증상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다가 심한 경우, 의식을 잠시 잃기도 합니다. 극심한 통증, 통증에 대한 불안감, 갑작스런 심리적인 충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식사를 제대로 안 하거나 사람이 많은 무더운 실내, 갑작스러운 기온변화, 극심한 통증, 장시간의 기립상태, 음주, 피로, 감염 등의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립상태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앉은 자세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 (이종문신경과의원)
Q. 술 마신 다음날 숙취도 없었는데 쓰러졌어요.
과음 후에도 체액의 분포가 달라지면서 미주신경성 실신에 취약한 상태가 되므로 빈도가 늘어나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박종원 원장 (아나파신경과의원)
Q.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우선 주저앉아 몸을 웅크리거나 다리를 올린 채로 눕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2차적인 외상을 방지할 수 있는 자세입니다. 예방법으로는 우선 꽉 끼는 옷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금주,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해소, 감정적 안정상태 유지 등이 있습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 (이종문신경과의원)
Q. 의식을 잃었다가 바로 회복됐는데, 심각한 질환은 아니겠죠?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확진하기 전, 다른 원인에 의한 실신을 감별해야 합니다. 실신에 대한 검사로는 경사침대검사(Tilt-table test), 발한을 이용하는 자율신경계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감별진단 해야 할 것들로는 일과성 어지럼증, 일과성 허혈발작, 저혈당, 공황장애, 경련성 질환 등이 있습니다. 자세한 병력 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 이후 뇌 및 뇌혈관 촬영, 뇌파검사 등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 (이종문신경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주재형 원장(박원욱병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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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