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서 옮겨옴(홍병철)
등산 애호가의 로망인 키나발루산을 다녀 와서...
아시아의 허파라고 불리는 열대 우림 지역인 보르네오섬 북쪽에 위치한 키나발루산을 다녀 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거대한 밀림 속에 우뚝 솟은 휴화산은 동남아에서 최고봉을 자랑한다. 해발 4,095미터이다.
쿠알라룸프르에서 비행기로 2시간45분.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승용차로 2시간 달려오면 키나발루 국립공원에 도달한다.
세계 각 국가에서 묵직한 배낭을 매고온 등산가들이 운집해 있다. 영국 젊은 남자 두명은 필리핀 섬에서 2주를 지내고, 꼬빡 밤 새우고, 이곳에 도착했다고 졸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등산에 대한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불란서 부부는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무역을 한다며, 한국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데, 한국 사람을 만나서 행운이라고 아프리카의산 리듐 이차전지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출발 지점에서 등록을 한다.가이드가 있어야만 등산이 허용되고, 등산 전에 사고시에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도 써야하고, 비상시에 연락처도 기재하여야 한다.
은근히 겁도 나고, 긴장감도 생긴다.
출발 지점은 해발1,800미터에서 시작한다.
첫날은 base camp인 Panalaban 까지이며,
해발 3,200 미터에 위치한다. 하루 1,400 미터를 오르는 것인데, 거리로는 6킬로 험난한 코스다.
출발하자 마자, 급 경사가 시작되고, 크고 작은
바위와 계단을 오르느라 땀이 솟기 시작하고, 바쁜 걸음으로 왔는데도,1시간 넘어서 1km정도 진도가 나간다.
잠시 휴게소 지점에서 5분간 숨을 가누며 쉬고,
또 오르기 시작한다.
헉헉 되는 숨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또 한시간 이상의 가파른 등산을 하고나서야 2km정도 나간다.
화산석들로 만들어진 계단과 숲길을 오르내리면서 6.5시간 만에 6km를 오르고 base camp에 도착한다. 아침9시에 출발하여 , 도착시간이 오후 3시 반 이다.
3,200미터에서 아래로 펼쳐저 있는 산과 구름들로 이루어진 하늘의 멋진 풍광은미술품에 가까운 예술로 보인다.
이곳에서 고산 적응도 하면서, 오후4시반에 저녁을 먹고, 지친 몸을 잠자리로 이끈다.
내일 새벽 2시에 야간 산행을한다.
머리에 헤드랜턴(등불)을 달고, 두둑한 옷으로 방한복도 입어야 한다. 지상에는 열대의 날씨여서 30도 내외였는데, 산정상은 새벽에는 영하로 내려가고,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5~8도 간다고 한다.
이른 저녁에 억지로 잠을 청하니, 6시간 넘는 산행으로 피곤함만 느껴지고, 4000미터 까지 가는 경우 발생하는 고소공포를 우려하며 잠도 안 오고, 정상 도착하려는 도전 각오만 다지느라
밤샘 하다 싶이 한다.
이틀 날 새벽 2시부터 산행을 한다. 시꺼먼 먹구름이 퍼져있는 암흑의 산속, 멀리 산밑 마을의 점같은 불빛이 보이는 것뿐, 사방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등산객들이 비장한 각오로 모여든다.
여기서 정상까지 약 900미터 높이 올라야 하고,
거리는 3.5킬로다.
어둠 속에서 헤드랜턴이 밝혀주는 빛에 의존하여, 한 걸음씩 내뻗는다. 밑만 보고, 앞의 가는 대열을 쫒아서 가파른 돌 을 수없이 밟으며 나간다. 긴 암벽을 연결한 로프를 잡고, 몸의 균형을 잡으며, 한시간 이상을 오른다.
다리 힘도 빠지고, 지치기도 하는데, 까마득한 꼭대기 까지 왜 올라가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무엇때문에 힘든 고생을 사서 하는지?
영국의 알피니스트인 George Mallroy가 왜 산을 오르느냐는 질문을 받고, "Because it is there." 라는 대답처럼 일까,
힘 겨워서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자주 일어난다., 등산 중에 노인 티를 내고 싶지 않았는데도,얼굴에 퍼져있는 노인의 모습이 있는지 만나는 등산객마다 나이를 묻는다. 75세라니까, 놀랍다며, Amazing~ 존경스럽다.는 엄지 척 신호를 받아 온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도전을 멈추지 못한다.
해뜨는 시간이 새벽 6시다. 겨우 4시간 만에 최고봉인 Lows Peak에 도착한다.큼직한 바위와 작은 바위로 형성된 바위 숲을 기어가며, 엉금엉금 정상에 도착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본다.
불타듯 퍼져 가는 빨간 하늘을 보고, 솟아 오르는 태양을 넋잃고 바라 보면서, 뱃속 깊이에서 힘차게 뻗어 오르는 통쾌한 만족감,정상에 서있다는 뿌듯한 희열, 온 몸이 다시 살아 난듯한 생동감, 거대한 자연의 신비 속에서 작은 인간에 불과 하지만 살아 있다는 존재감, 지친 몸, 땀으로 젖은 피로는 순간에 날라간다.
인증 사진도 찍고, 멋진 순간,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진만을 가지고 가라(Take nothing but photographs)
-추억만을 간직하라(keep nothing but memories)
-발자국만 남겨라(leave nothing but footprint)
base camp에 적혀 있는 말이 생각난다.
흥분과 희열을 만끽하고, 다시 하산할 생각을 하니,끔찍해 진다. 다행스럽게 해가 떠오르니,
험난한 경사 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넘어지거나,
자빠지거나,
헛 발을 내디디면,
끝장인데,
산을 오르는데 10시간은 소비 했는데 하산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가파른 길과 암벽도 타야 하고, 조심하라고 우려 하던 가족들의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8시간을 낑낑대며,
한두번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무사히 하산 길을 내려 왔다.
75세라는 무게를 지고, 젊은이들과 같이 등산을
즐길 수있다는 행복감을 느끼며,키나발루산에 족적을 남기고, 사진과 추억만을 간직하고 마감한다.-홍병철(2023.11.11)-
*홍병철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 완주
http://kd23.com/exceldoc_3/hongbyungchul_santiago.htm
*홍병철(4)동창 킬리만자로의 최고봉인 '우후루'봉 5,895미터 등정
https://m.cafe.daum.net/GowooKD/Dha9/2661?svc=cafeapp
*홍병철동창 부산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 해파랑길 770키로 완주
https://m.cafe.daum.net/GowooKD/Dha9/3076?svc=cafeapp
*홍병철(4)서울둘레길+북한산둘레길을 완주
https://m.cafe.daum.net/GowooKD/CQp/2427?svc=cafeapp
첫댓글 며칠전 이해기 장례식
에서 만났을때두 예기 안하시더니...
기어코 하셨군요.
축하합니다. 7, 8년전에 백두대간팀에서 갈때 스케줄이 안맞아서 함께 못가셨지요.
그때 생각이
납니다. 내가 어떡케 올라갔다왔는지...
대단한체력에
부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