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개·보수 등 못해 고통, 기반시설 안 갖춰져 큰 불편…입주비용 부담도 반대 한몫 - 추진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사업성 면밀 검토 없이 추진, 부동산 경기 낙관이 화 자초 - "전면철거 개발 방식 벗어나 부분 보수 방식으로 전환을"
"뉴타운 사업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부산 괴정 뉴타운에 이어 충무 뉴타운마저 계속 사업에 대한 주민 동의율이 낮게 나온 것은 이 사업의 일대 전환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특히 주민들이 사업 지체로 인한 고통을 더는 감내하기 힘들다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이는 주변 여건이나 사업성 등을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앞으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현실로 나타났다.
■"기다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보상 문제 때문에 비가 새는 지붕도 고치기 어렵다. 상가 건물이 낡아도 제대로 보수할 수 없어 임차인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원룸과 빌라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악순환 때문에 건물주가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지경이다.
충무 뉴타운 지구에 거주하는 김호인(65) 씨는 "주민들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뉴타운 지구 지정이 해제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며 "사업이 정상화하기를 기다리기에는 주민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서구의회 여태현 의원은 "장기간 증축과 신축이 되지 않아 지역이 슬럼화됐다. 젊은이가 대부분 빠져나가고 노인들만 남아 도시가 활력을 잃고 있는 점이 이번 설문결과에 반영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아직 취합되지 않았으나 주민 대부분은 장기간 사업 지연에 따른 재산권 행사 제한을 가장 큰 반대 이유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 시설 미비로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과 정비사업이 완료된 후 입주할 때 드는 비용을 감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점도 반대표를 던진 원인으로 나타났다.
■상권활성화 기대도 어려워
충무 뉴타운은 2007년 5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이듬해 12월 재정비촉진계획이 수립됐다. 2010년 7월 남부민3동 주거환경개선구역 내에 임대아파트를 착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으나, 사업을 이끌어갈 추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당연히 뚜렷한 사업자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구 지정 초반 부동산 경기를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한 나머지 면밀한 검토가 없었던 점을 동의율이 낮게 나온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재정비촉진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기반 시설의 핵심인 도로가 지구 중심을 관통해야 하는데 충무 지구는 이것이 어렵고, 충무 교차로 외에는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업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근 광역교통망과 연계하기 쉬운 서·금사 지구와 사업자가 나타난 영도 지구와 달리 충무 지구는 지난해 중단된 괴정 지구와 함께 사업성이 낮은 지구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도시재생 프로젝트 방식 바꿔야
전문가들은 전면 철거 방식의 개발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현재의 여건을 고려한 부분 보수 방식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서민을 내쫓아 아파트를 지으려는 건설 자본의 탐욕이 이제 발을 붙이기 어려워졌다"며 "외형적인 개선보다는 소통을 통한 주민 공동체의 회복 등 내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도 "부동산 초호황기가 다시 도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의 여건을 고려한 부분 보수 방식으로 도시 재생 사업을 전개할 때이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규모 주거환경 개선을 소규모로 전환해야 하고, 원주민의 생활 환경을 더 낫게 하기 위한 문화와 복지 부분의 확충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