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남희한테 쫒겨서 산에 갈 일이 있을 줄 알았나
천왕봉에 가서 자고 오잔다
별 깊이 생각 안해봐도 왜 굳이 천왕봉인줄 짐작이 간다
아는 곳이 그곳이거덩
병도 희한한거라
혹시나 딴소리하며 내가 안갈까 보아 몇번이나 다짐을 한다
이번에는 천왕봉 보다 촛대봉샘이 땡긴다
구절초 무리가 아직 남았으려나 싶다
도장골로 접어드니 대뜸, 예전에 뽀때오빠랑 갔던 길이네 한다
건데 나는 아무리 헤아려 보아도 그 일이 언제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와룡폭에 오르는데 3시간이 소요더라
앞으로 몇시간이나 더 가야 하냐기로 3시간은 족히 더 가야한다니 그냥 아무데나 집을 짓잔다
내가 바라는바다
건데 내가 지리산에 얼마만에 오나
아마도 5월 그 걸음이후 오늘이지 않나 싶다
호원님 산행기 읽어보니 도장골에도 사연이 많았구나
나 스물아홉적에 지리산 밤길을 홀로 걷는데 그때가 아마 11월 중순쯤이었겠다
그 무렵 남부군이라는 책을 읽었던겐가 예전에 읽었던 책이 그때 생각난 겐가
홀연히 그런 생각이 들데
-이 길에서도 빨치산 많이 죽었겠구나-
아따~
나 그때 낙엽소리 귀신에 한번 쓰이고 나서, 그 이후로 홀로 산행 하기까지 아마 수십년은 걸렸지 싶어
호원님 도장골 이야기로 유추해 볼때, 그때 지리산에 들어간 빨치산 4만명 중에 적지않은 사람이 아마도 이 골짜기에서 죽었지 싶어
일마가 다시는 도장골 안가려고 이런 생각을 자꾸 하나~^^
갓 정오더라
남희 저도 뻘쭘했는지 집 지어 놓고 이 위쪽 계곡을 탐사해 보잔다
나는 모르오
나중에 해질녘에 나보고 묻데
'자기 지금 내가 10만원 준다면 다시 물속에 들어 갈 수 있나?'
'5만원 준다캐도 바로 들어간다~'
혀를 차더니 딴짓 해 버리더만
아마도 물건너 갈 일이 되겠다만, 내년에 PCT 걸으려 준비 많이 했다
구입한 장비값만 해도 적지않다
침낭 무게가 1kg에도 못 미치지만, 복원력 900이라는데 -1도까지 견딘단다
PCT 기온이 어쩌다가 -5도 이하로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는데, 200g도 안되는 침낭보로 5도씨 정도는 무난히 커버 되겠다 싶다
좋다
이왕 가기로 작심한 바 몇년 후가 되더라도 남희랑 같이 가자
'같이 PCT 걷자'
죽인지 밥인지 아나, 작은 딸 만나러 캐나다 가자는 것인 줄 아는지 같이 가자한다
나는 가이드 일이나 몇년 해보고, 그 동안 훈련이나 시켜보는 거라
나중에 정신들어 안간다 하면 더 좋고~*
요즘들어 가끔씩,
'그때 아이들 할 때 내가 왜 백두대간을 같이 안했을꼬?' 하는거 보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생각보다는 산에서 집중이 잘 안되데
기대를 안고 착실히 정리해 갔던긴데 말이다
억지로 외운다고 깅낑거리고 있으니, 지가 뭘 아는냥 그냥 자꾸 읽으라 한다
그래 맞다 외워서 말하는 건 듣기에 표가 날게다
열공, 힘~!!!
요즘은 산에 가면 초간단으로~*
잘 먹는건 집에서나 하고 그냥 허기나 때우는 거라
아침도 빵 하나로 나눠 먹고 커피 한잔으로 때우고 내려 왔다
지리산에서는 그래도 되지 싶다
와룡폭 집터의 아쉬운 점은 전파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상마져 들을 수 있다면 더 좋을 터인데 말이다
그래도 별빛이 너무나도 좋아 별로 바래는 마음도 없더라
아침 바깥이 소요하여 내다보니 두 분 산객이 아래쪽에서 얼쩡거리신다
이리저리 사진 찍는다 소요터니 곧 위쪽으로 올라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 이전과 이후에는 인적이 없었으니 요즘 지리산은 자꾸만 고요해져 가는구나
돌들을 가지런히 원위치 시키고 폭포 밑으로 내려선 것은 저 위쪽에서 내려서는 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심잡기 부터~,
아니 겁 없애기 훈련부터~^
내 머리위로 돌려차기 하던 남희도 나이드니 벌벌거리더구나
제법 오래토록 그 사실이 슬펐다
나는 산의 이 모습이 참 좋다
그래 잠시 무슨 일로 주춤하고 있지만 이런 모습 오래 보며 살아가자
나는 사람들이 제 꿈꾸는대로 살아 간다는 것을 믿는다
집터에서 단체사진을 안 찍었었구나^^
이 집 보살님~,
시방도 어느 절에서 공양주 하신다는데 밥솜씨가 있으시다
꼭 된장국을 먹고 싶었는데, 준비해둔 비빔밥이 지나는 손님 치우기에는 편했던 모양이다
가을이 다가기 전에는......,
첫댓글 그대는 참 부지런도하다!
pct 전구간은 엄청 시간이 걸리던데 그걸 한방에 가는 것은 아니것쥬?
아니 4,300km 한방에 갈 계획이었습니다
할수없이 몇년 미뤄지게 되겠습니다만,
하게되면 한방에 할 겁니다^^
그리고 꼭 할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