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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시리즈)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2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23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25 그러나 아내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마태오복음 1,18-25)
- 매일미사 2024.12.24(화) 주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 https://missa.cbck.or.kr/
예수님의 족보는 구약 성경 전체가 고백하는 하느님 구원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합니다. 아브라함에게서 시작된 이스라엘의 역사는 끊임없는 우상 숭배, 남과 북의 분열, 예언자들에 대한 외면과 박해, 바빌론 유배의 역사까지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런 이스라엘을 단 한순간도 떠나시지 않았습니다. 이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께 향하는 역사, 구원의 역사가 되게 하셨습니다.
“시온 때문에 나는 잠잠히 있을 수가 없고, 예루살렘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의로움이 빛처럼 드러나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를 때까지”(이사 62,1). 이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가만히 계실 수가 없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삶이 예수님께 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십시오.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1).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전한 이 말씀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죄에서 구원하실 것입니다. 우리 죄가 너무나 커서, ‘소박맞은 여인’, ‘버림받은 여인’처럼 하느님 앞에 스스로 나설 수 없게 느껴지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를 ‘내 마음에 드는 여인’, ‘혼인한 여인’으로 맞아 주실 것입니다.
다시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내십시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여러분을 구원하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오시는 구세주 예수님의 성탄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합시다.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아멘.
- 김재덕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천안 원성동본당 주임),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12.24 오늘의 묵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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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
1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서 칙령이 내려,
온 세상이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다.
2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3 그래서 모두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다.
4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을 떠나
유다 지방,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로 올라갔다.
그가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기 때문이다.
5 그는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 등록을 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6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7 첫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8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9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10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11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12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13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카복음 2,1-14)
- 매일미사 2024.12.25(수)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https://missa.cbck.or.kr/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루카 2,12).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처음으로 당신 자리로 삼으신 곳은 ‘구유’였습니다. 구유는 ‘여물통’입니다. 더럽고 냄새납니다. 볼품없고 너무나 하찮은 곳입니다. 결코 메시아가 누울 자리가 아니지만 예수님을 모심으로써, ‘가장 거룩한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구유 안에 담겨 있는 이 신비가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도 ‘구유’와 같은 장소가 있습니다. 죄로 더러워지고 얼룩져 보여 주기 싫은 곳, 바로 그곳을 예수님께서 당신의 거처로 삼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더럽던 그곳이 가장 거룩한 곳,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곳이 되게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복음이 전하는 성탄의 메시지입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이사 9,1).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빛이 되어 주셨고,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신비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니 기뻐하십시오. 구원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며,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티토 2,14). 예수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1). 아멘.
- 김재덕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천안 원성동본당 주임),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12.25 밤 미사, 오늘의 묵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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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15 천사들이 하늘로 떠나가자 목자들은 서로 말하였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16 그리고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루카복음 2,15-20)
- 매일미사 2024.12.25(수) 주님 성탄 대축일 새벽 미사 https://missa.cbck.or.kr/
가축 떼를 이끌고 목초지를 찾아다니는 목동들은 안식일의 쉼 규정을 어길 수밖에 없었고, 가축들을 놓아두고 회당에 가 예배를 드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들에서 머물면서 가축들을 돌보고, 밤에는 맹수의 공격에서 가축들을 지켜야 하였습니다. 그런 목동들을 유다의 종교 지도자들은 좋게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그들에게 가장 먼저 전해집니다. 비천한 사람들, 먹고사는 문제로 주님의 법과 동떨어져 사는 이들, 어둠 속에서 헤매며 ‘들에 사는 사람들’이었던 그들을 하느님께서는 가장 먼저 기억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삶에서 구세주 예수님께서 계신 ‘구유’ 앞으로 나아오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루카 2,15). 어둠과 절망 속에 있을수록 우리도 복음에 나오는 목동의 모습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님께 가십시오. 예수님을 찾으십시오. 그리하여 구세주 예수님을 만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질 구원이 바로 ‘나를 위한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2,20). 이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입에서도 찬미와 찬양의 노래가 터져 나오게 해 주실 것입니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아멘.
- 김재덕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천안 원성동본당 주임),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12.25 새벽 미사, 오늘의 묵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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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1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2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4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10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쳤다.
“그분은 내가 이렇게 말한 분이시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16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18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요한복음 1,1-18)
- 매일미사 2024.12.25(수)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https://missa.cbck.or.kr/
창조 전, ‘한처음’에 세상은 ‘어둠’과 ‘무질서’와 ‘공허’ 속이었습니다(창세 1,2 참조). 그런데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1,3) 하시자, 사람이 전혀 살 수 없던 상태가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상태로 바뀝니다. 하느님 말씀은 ‘생명의 질서’를 세우는 힘이 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직역하면 ‘말씀이 살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또는 안에) 천막을 치셨다.’입니다. ‘살이 되셨다.’는 예수님의 육화를 뜻합니다. 그리고 ‘천막을 치셨다.’라는 표현은 탈출기에 나오는 ‘성막’을 떠오르게 합니다. 성막은 이스라엘이 어디를 가든지 그들과 함께 계신 ‘임마누엘’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합니다.
말씀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에 ‘천막’을 치셨고, “세상 끝 날까지”(마태 28,20)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제 우리 삶의 자리가 구세주 예수님께서 거처하시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든 삶의 여정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신 ‘살아 있는 구원의 역사’로 바뀌었습니다. 이 신비에서 예외가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탄의 신비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구유에 누워 계신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빛으로, 구원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빛으로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아멘.
- 김재덕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천안 원성동본당 주임),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12.25 낮미사, 오늘의 묵상글
첫댓글 축! 성탄!
사랑과 감사 가득한 행복한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