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불안제로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
Benzo Anxiolytics의 종류, 특징 및 임상적 활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벤조디아제핀은 모두 GABA-A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 작용하지만, 임상에서는 어떤 약물은 수면제로, 어떤 약물은 항불안제로 주로 사용된다. 지난 편에서 다룬 플루니트라제팜, 트리아졸람 등 수면제로 활용되는 벤조디아제핀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불안 완화가 주 목적인 벤조디아제핀의 특성과 임상적 활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Diazepam
Diazepam은 long-acting 벤조디아제핀으로, α1·α2·α3·α5 등 여러 GABA-A 수용체 아형에 비교적 고르게 결합한다. 간에서 nordazepam, oxazepam 등 활성 대사체로 전환되며, 이 대사체들이 항불안 및 진정 효과를 지속시켜 약효가 길게 유지된다. 임상에서는 불안·긴장 완화뿐만 아니라 근육 경직, 경련, 알코올 금단 증상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활용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영아(6개월 미만) 금기, 임부 금기, 고령자 주의가 명시되어 있다. 긴 반감기 특성상 다음날까지 잔여 진정이 남을 수 있어 운전 및 기계 조작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2. Clonazepam
Clonazepam(클로나제팜)은 항불안 및 항경련 작용이 뚜렷한 long-acting 벤조디아제핀으로, α₂·α₃ 아형에 대한 친화도가 높다. 긴 반감기로 혈중 농도 변동이 적어 반복적·간헐적 불안 증상과 공황발작 조절에 적합하며, 항경련 효과가 강해 간질 발작의 장기 치료에도 널리 사용된다.
임상에서는 간질 및 부분발작, 공황장애, 급·만성 불안, 청소년·소아 간질(특히 결신발작) 등에 활용된다. 특히 렘수면행동장애(RBD)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RBD는 수면 중 큰 소리를 지르거나, 함께 자는 사람을 치거나 물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또한 10세 이하 소아도 복용할 수 있어 소아 신경과 영역에서 사용 폭이 넓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임부 금기이며, 고령자에서는 인지 저하, 졸림, 낙상 위험이 커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작용시간이 길어 주간 졸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축적에 따른 진정 증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3. Alprazolam
Alprazolam(알프라졸람)은 intermediate-acting 벤조디아제핀으로, 단기간 불안 완화 효과가 분명해 임상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불안제 중 하나다. 불안장애의 치료 및 불안 증상의 단기 완화에 사용되며, 우울증에 동반되는 불안, 위·십이지장궤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정신신체장애에서 나타나는 긴장·불안·수면장애에도 적응증을 가진다. 임상 수요가 높은 약물인 만큼 0.125mg부터 1mg까지 다양한 용량이 출시되어 있다.
Alprazolam은 비교적 빠른 항불안 효과와 적절한 작용시간 때문에 공황발작이나 급성 불안이 반복되는 환자에서 단기간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CYP3A4 대사에 크게 의존하므로 itraconazole, ketoconazole과 같은 강력한 억제제와 병용 시 혈중 농도가 크게 상승할 수 있어 상호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플루옥세틴이나 경구피임제와 병용했을 때도 알프라졸람의 최대 혈중농도 증가, 청소율 감소, 반감기 연장이 관찰된 바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부 금기 약물이며, 고령자에서는 인지 저하, 진정, 낙상 위험 증가로 용량 조절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단기간 최소 용량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4. Lorazepam
Lorazepam(로라제팜)은 intermediate-acting 벤조디아제핀으로, 간에서 glucuronidation되어 대사된다. Glucuronidation은 CYP 효소가 관여하는 산화적 대사보다 간 기능 저하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간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Lorazepam은 신경증에서의 불안·긴장·우울, 정신신체장애(자율신경실조증, 심장신경증)에서의 불안·긴장·우울, 마취 전 투약에 적응증을 가진다. 다만 일상적 스트레스와 연관된 경미한 불안보다는, 증상이 임상적으로 뚜렷하게 심하거나 환자의 행동에 장애가 있을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권고된다. 임부 금기 약물이며, 하루 최대 용량은 10mg으로 제한되어 있다.
5. Bromazepam
Bromazepam(브로마제팜)은 intermediate-acting 벤조디아제핀으로, 신경증이나 정신신체장애에서 나타나는 불안·긴장·우울 증상의 단기 완화에 사용된다.
이 약물은 외래 환자와 중증·입원 환자에서의 용량 차이가 큰 편이다. 외래에서는 1회 1.5~3mg 1일 3회 용량 범위에서 투여하며, 일반적으로 저용량부터 치료를 시작하여 천천히 최적용량까지 증량한다. 반면 증상이 심하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는 1회 6~12mg을 1일 2~3회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외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용량이 사용될 수 있다.
치료는 가능하면 수주 후 또는 3개월 이내에 중단을 시도하며, 장기 치료가 불가피할 때에는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 고령자·쇠약 환자는 감수성이 높아 성인 표준용량의 1/2 이하로 시작하며, 다른 벤조디아제핀과 마찬가지로 임부 금기 약물이다.
결론
항불안제로 사용되는 주요 벤조디아제핀의 특징과 임상적 활용을 살펴보았다. 같은 계열 내에서도 작용시간, 대사 경로, 적응증이 서로 다르므로, 개별 약물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약사로서 더 적절한 복약상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