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포스터 심판의 별명은 'The Extender' 예요. 플레이오프를 7차전까지 끌고 가는 재주가 남다르다는 거지요.
2002년, 2006년, 2025년.. 판정 때문에 파이널 우승 팀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완벽할 수 없지 않겠어? 판정 음모론까지는 오바다.' 라는 말이 제겐 석연치가 않아서 좀 찾아봤습니다.
0. 먼저 알아둘 것 : NBA 심판 사회의 폐쇄성
대충만 봐도, 선수들은 경기 후 거의 의무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야 하고, 경기 중 있었던 일들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요구 받는데다, 심판을 비판하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벌금을 무는데, 심판들은 어떤 사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말았는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배정되는 경기수가 많을 수록, 또 중요 경기일 수록 수당도 많은데, 그게 공정하게 추첨식으로 선정되는 게 아니라 소수의 권한을 가진 이에 의해서 배정되는 거라서 내부 정치질에 능하지 않으면 아예 살아남지를 못 해요. 당내 공천권 가지고 계파 싸움질하는 게 생각 나죠?
예전에는 훨씬 더 심했는데, 그나마 2010년대 들어서 (아래에서 설명할 2013년의 빅똥이 있었기에) 심판 카르텔의 폐해에 대한 공감이 커지며 베테랑 심판들이 내부 정치질을 통해서 도제식으로 임명되던 '심판 위원장'이 외부의 전문가를 초빙해서 임명하는 '심판 운영 부사장'으로 바뀌었죠. 그래도 아직 멀었다고 보이는 게, 2013년 빅똥과 같은 시기에 선수 노조 위원장으로 크리스 폴이 당선되었고, 심판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며 심판 노조와의 갈등이 어마어마해지면서 스캇 포스터 같은 심판들에게 미움 받는 판정을 많이 받았는데, 그 스캇 포스터가 아직도 플레이 오프에 중용되는 거 보세요. 심지어 이번 플레이오프 최다 주심 배정이라고 하네요? 고개가 절로 절레절레 도리도리 윤내란 됩니다.
출처 : https://cafe.daum.net/ilovenba/7n/298533?svc=cafeapi
1. 내가 떡밥을 물게 된 계기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Untold : Operation Flagrant Foul>
2007년 NBA 심판 팀 도너기가 판정 조작, 도박으로 재판을 받습니다. 그런데 재판 중에 주장하길, 당시 심판들 사이에서 경기 흥행과 매출 상승을 위한 판정을 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또 어떤 심판은 특정 팀, 감독, 선수에 대해 호불호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의 승패를 예상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자서전에서는 당시 심판 위원장이던 에드 러시가 대놓고 판정 조작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폭로를 했어요. 한 심판이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을 퇴장시키자 에드 러시는 "너 때문에 흥행과 매출이 통째로 날아갔다" 라고 하며 이후 주요 경기 배정에서 그 심판을 배제했다고 말이죠. 그래서 당시 FBI 조사관 필 스칼라가 NBA 심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당시 총재였던 데이비드 스턴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도너기 개인의 문제로 일축해버립니다. 이후 도너기 개인의 문제로 재판은 마무리되었는데, 필 스칼라는 인터뷰에서 스턴 총재에게 미리 브리핑한 것을 후회하며, 당시의 수사는 사건의 핵심에 닿지 못 했다고 얘기합니다. 제가 필 스칼라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스턴 욕을 할 것 같네요.
2. 도너기 말이 진짜였네..? 대학 농구로 간 에드 러시
팀 도너기의 폭로가 이대로 마무리 됐으면 그저 레딧에 오르내리는 떡밥 중 하나 밖에 안 됐을 텐데, 그 악명 높은 에드 러시가 참 고맙게도 제 버릇 개 못 주고 사고를 쳐줍니다. NBA 심판 위원장 은퇴 후 대학 리그 중 하나인 PAC-12에서 또 심판 위원장을 하는데, 그때 심판들에게 애리조나 대학 감독을 티파울로 퇴장시키라고 꼬신 사실이 밝혀진 거죠. 실제로 그 경기에서 애리조나 감독이 퇴장 당했고, 팀은 패배했습니다. 그래도 대학 농구는 NBA보다 적은 돈이 걸려 있어서 양심을 지키기 좀 수월했던 걸까요..? 에드 러시는 드디어 불명예 은퇴 엔딩을 맞았습니다 (겨우). 도너기가 폭로한 게 2000년 전후부터 그랬다고 했으니 적어도 13년 정도는 하던 대로 했겠죠, 아마..?
3. NBA 편파 판정 연구 논문
팀 도너히의 폭로 이후로 대학에서도 이런 편파 판정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2012년에 학술지에 발표된 오리건 주립 대학교의 논문을 보면, 홈 팀, 지고 있는 팀, 플레이 오프 시리즈에서 지고 있는 팀에게 유리한 판정이 이루어지는 것에 유의미한 통계적 경향성이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판정은 사무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라고 했어요. 정량적인 변수를 다루는 논문에서 보통 p-value가 0.05니깐 우연히 이런 경향을 띄게 될 확률이 5% 미만이라고 보는 겁니다. 다만 누군가의 사주로 이런 경향을 보이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확인하는 건 연구가 아니라 수사의 영역이겠죠.
4. 애덤 실버의 심판 개혁
그래도 애덤 실버는 심판 카르텔을 견제하려고 하고 있어요. 취임 초반에 2분 오심 리포트를 시행해서 심판 노조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고, 테니스의 호크 아이를 본따서 AI 판정도 도입하려고 하는 중이고, 선수 노조로부터 심판에 대한 평가를 받아서 심판의 등급을 나눈 다음 그걸 경기 배정에 반영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하려고 하는 중'이고, '시도 중'이기만 해서 좀 안타깝네요. 애덤 실버도 플레이 오프가 연장되고 수익이 늘어나면 좋긴 해서..
AI 판정을 생각해보면, 아웃 오브 바운드나 3점 선 밟았는지 여부는 확실히 될 것 같고, 조금 더 하면 골 텐딩 역시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선수간의 접촉에서 불리는 파울은 아직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스캇 포스터나 토니 브라더스 등의 막상막하 클러치 연출을 감상해야 하는 것이죠. 어휴.. PD님 연출이 너무 올드 해요..
5. 현재까지 내 마음 속 결론
아직도 심판들은 개인적인 감정과 플레이 오프 시리즈의 연장, 흥행에 유리함 등을 따져서 판정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해도 되니까 한다' 라는 거겠죠. 레딧이랑 SNS에서 시끌벅적한 거 말고는 아무런 손해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내부자들끼리의 짬짜미를 공고히 해서 다음 플레이오프 배정 확률도 업! 어휴 수당이 달다, 달어! 정의와 공정을 외치는 당신은 지역 방송에서조차 외면받는 경기나 맡어! 라는 엔딩..
그래도 전 NBA를 볼 예정입니다. 프로레슬링을 생각해보면, 승자와 패자, 히어로와 빌런이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라고 해도, 이리 뛰고 저리 날아다니는 근육 덩어리의 묘기는 진짜인 거니까요. NBA 역시 의도가 다분한 판정 때문에 김이 샐 때가 있지만서도 세계에서 농구 제일 잘 하는 이들의 슈퍼 플레이는, 합이 딱딱 맞는 모션 오펜스는, 가슴을 뛰게 하거든요. 그리고 종종, 생각보다는 자주, 편파 판정을 이겨내기도 하고요. 그치만 2002년 새크라멘토에게 사과는 해라, 이것들아!
!요약! (& 가독성 떨어지는 글에 대한 변명)
NBA 심판 사회는 생각보다 엄청 폐쇄적. 내부 정치질과 매출을 늘리는 스킬로 수당이 비싼 주요 경기를 배정 받는다.
2007년 팀 도너기의 에드 러시 (당시 NBA 심판 위원장)에 대한 폭로는 2013년 대학 농구 리그에서 증명되었다.
대학 연구에서도 NBA 판정의 편파적인 경향성은 확인된다.
최근 심판 개혁의 움직임은 있지만, 진짜로 개혁할 의지가 있는지, 그냥 시늉만 해서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NBA 재밌다.
그나저나 글에 맞는 짤을 하나씩 배치하면 좀 글이 더 쉽게 읽힐 것 같은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포기했습니다.ㅠㅠ AI가 만들어주는 이미지들은 음 좀..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고, 유치하기도 하고..?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ㅠ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첫댓글 공식적으로 인정된 유일한 사건
이 사건이 인정되서 유야무야 하던 것들이 진짜일 거라는 의혹이 강해졌죠
상당히 흥미로운 글입니다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일꺼라 생각합니다
가끔은 각본없는 wwe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배후 스토리도 있네요....
제멋대로 경기를 좌우하는데 글대로 아담실버가 돈에 눈이먼 인간이라 과연 개혁을 할지?
전 아직도 2006 파이널은 댈러스가 우승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4~25 시즌도 인디애나가 우승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스턴... 최악이네요
특정 구단의 편을 드는거도 매우 의심되지만, 흥행매치를 길게 가져가려는건 실버 시대에서는 거의 확신합니다.
O무국의 역사는 8, 90년대가 더 심했죠.
시리즈 길게 가고 7차전 가다보면 홈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지고 이게 반복되고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