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는 흉칙하다 > ................... 마광수
우리가 노래를 청하자 희나는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이윽고 동요 <섬집 아기>를 불렀지.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그녀의 노래가 끝나자 내가 답가(答歌)를 자청했어.
그러고 나서 <섬집 아기>의 가사를 고쳐 불렀어.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여러 날 여러 날 집을 보다가
배고파 스르르르 굶어 죽었네
내가 노래를 끝내자 다들 기분이 씁쓰름한 얼굴을 하더군.
한참 있다가 길수가 말했어.
“그런데 왜 아기가 굶어 죽도록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을까?
굴을 따다가 파도에 휩쓸려 죽어버린 걸까,
아니면 바람이 나 도망쳐 버린 걸까?”
“나는 바람이 나 도망쳐 버린 쪽에 걸겠어.
요즘 여자들은 모성애가 없으니까.”
하고 강일이가 말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고 내가 진아에게 물었지.
“나도 강일 씨 말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해요.”
“그럼 너는?”
하고 내가 다시 처음에 <섬집 아기>를 노래한 희나에게 물어봤지.
“난 잘 모르겠어요. 가사 내용이 너무 끔찍해서요.
하지만 그런 느낌을 빼고 모성애 문제만 갖고 따지자면,
나도 섬집 아기의 엄마가 바람이 나가지고
아이를 버리고 도망쳐 버렸다는 쪽에 걸고 싶어요.”
하고 희나가 조금 우울한 말투로 대답하더군.
“희나 언니, 언니는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은 없으셔요?”
불쑥 여대생 미라가 끼어들었어.
“아직은 없어. 아이는 애물단지니까.
그리고 삶이 너무 거지 같으니까.”
하고 희나는 퉁명스런 어조로 대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