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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주용기 님 페북, 7월 11일)
글: 주용기
지난 6월28일, 제주 강정마을에 거주하는 박인천 선생의 안내로 제주 해군기지 4차선 진입도로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강정천에 위치한 넷길이소와 상수원보호지역, 악근천, 진입도로 공사지역을 돌아 보았네요. 6월 중순 박인천 선생이 페북에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의견을 물어와서 6월 27일과 28일 아침, 제주2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조류와 맹꽁이 조사를 진행하고 나서 28일 오후에 강정마을에 들러 두시간 정도 현장을 돌아본 것입니다. 박인천 선생이 오랫동안 강정마을에서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보내주어서 아래와 같은 의견서를 작성하는데 활용되었음을 밝힙니다. 7월 10일에 강정마을에 사시는 김국남 님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PDF)를 전달해 주셔서 내용을 분석했고, 부실하게 작성되고 이를 근거로 협의를 해 줬다는 내용을 추가해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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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제주 해군기지 4차선 진입도로(사업명 :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의 노선 변경, 아니면 진입도로 공사를 중단 필요
- 이 4차선 집입도로 공사 강행시 강정천내 상수원보호지역의 수질악화와 원앙 집단서식지 훼손 가능성 커 -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제주 해군기지가 건설되어 있다. 이 해군기지 정문으로부터 4차선을 만들어 예전에 만들어진 2차선 도로(이어도로)까지 회차로로 연결시켜 놓았다. 그런데 제주도는 이 4차선 도로를 강정천 상류에 위치한 4차선 도로(국도 1132번 일주서로)와 연결시키기 위해 4차선 진입도로(사업명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길이 : 2.08km, 폭 : 25.5m)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차선 진입도로(사업명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공사
그런데 이 4차선 진입도로가 강정천과 불과 500m도 안 될 정도로 너무 가깝게 건설되고 있고 악근천과는 더 가깝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몇가지 사항이 우려된다.
1. 강정천내 상수원보호지역의 수질악화 우려
서귀포 시민의 식수원이 강정천의 넷길이소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이곳을 서귀포시가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건설되는 4차선 진입도로가 상수원보호지역과 불과 500m 안될 정도로 너무 가깝게 건설되고 있고, 이 4차선 진입도로가 상수원보호지역의 북측 부분에서 불과 몇백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 즉 제2강정교 옆으로 해서 강정천을 가로질러 4차선 다리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 도로에 차량통행이 많아 지면 도로에 떨어진 각종 오염물질이 강정천으로 흘러들게 되어 강정천의 상수원보호지역의 수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넷길이소(왼쪽)과 상수원보호지역 (2019년 6월 28일)
2. 강정천내 원앙 집단서식지 훼손 우려
강정천에 위치한 넷길이소는 겨울철이 되면 원앙(천연기념물) 300여마리와 여러 종의 물새들이 집단 서식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강정마을에서 살고 있는 박인천 님의 제보를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원앙은 겨울철이 되면 보다 날씨가 따뜻하고 쉽게 먹이를 찾기 위해 내륙지역에서 제주도로 대거 이동해 와서 집단적으로 모여 들어 겨울을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에 이러한 집단 월동지가 몇 개 위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이곳 강정천내 넷길이소라고 할 수 있다. 넷길이소가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넷길이소 주변으로 숲이 잘 우거져 있어서 겨울 바람에도 새들이 겨울을 피하기 좋게 아늑한 장소이기 떄문이다. 또한 원앙의 먹이가 되는 구실잣밤나무의 열매 등 탄닌 성분이 많은 도토리와 수서곤충이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 먹이가 부족할 때는 제2강정교 위쪽의 강정천 상류까지 올라가 먹이를 먹거나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강정천 하류의 강정교 바로 위, 아래와 강정천 하구까지 내려가 먹이를 잡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앙 무리(2018년 겨울철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 (좌, 우측 사진 : 박인천)
원앙 (좌, 우측 사진 : 박인천) 나뭇가지에 올라가 있는 원앙 암컷
(2019년 2월 2일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2019년 6월 13일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넷길이소 주변에 서식하는 구실잣밤나무(왼쪽)와 열매(오른쪽) : (2019년 6월 28일)
강정교에서 바라본 강정천 상류(왼쪽)와 하류(오른쪽), (2019년 6월 28일)
그런데 4차선 진입도로가 이렇게 원앙의 집단서식지인 넷길이소와 가깝게 건설되고 있고, 제2강정교 바로 위쪽으로 4차선의 교각을 새롭게 건설할 계획이다. 향후 4차선 진입도로와 다리가 새롭게 건설되면 이 도로를 따라 많은 차량이 이동함으로서 넷길이소에서 들리는 소음이 커지고 강정천의 넷길이소로 오염물질이 유입되어 원앙을 비롯한 물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원앙이 넷길이소로부터 먹이를 먹으러 제2강정교 위쪽으로 이동하는 하거나 악근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데 이때 원앙이 차량에 의해 부딛혀 죽는 일이 발생하거나 차량에 의한 위협으로 이동을 하지 못해 먹이 경쟁이 심해져 결국 개체수가 감소하는 일이 벌어 질 것이다.
원앙 (2018년 2월 23일 강정교옆 강정천에서) : (좌, 우측 사진 : 박인천)
원앙과 흰뺨검둥오리 무리 (사진 : 박인천) 하늘을 날고 있는 원앙 무리(사진 : 박인천)
(2019년 2월 9일 강청천 하류 냇각에서) (2018년 3월)
제2강정교에서 바라본 상류 방향(왼쪽)과 하류 방향(오른쪽) : (2019년 6월 28일)
3. 악근천의 생태계와 수질에 악영향 우려
4차선 진입도로는 국도 1132번(일주서로)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악근천 옆으로 건설되고 있다. 그런데 이 악근천과 더 가깝게 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악근천을 돌아본 결과, 강정천내 넷길이소 처럼 원앙과 다른 물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비슷한 장소가 있다. 만역 악근천옆으로 집입도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악근천에 서식하는 생물들과 악근천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그리고 악근천의 수질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악근천 (2019년 6월 28일)
4. 불실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2015년 1월)를 작성하고 협의해 준 문제
이와같이 원앙의 무리가 강정천내 넷길이소와 주변 지역을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2015년 1월에 발간한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사업단’이 제출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집입도로 개설공사 전략환경향평가서’을 검토해 보면, 조류를 포함한 동식물상 조사의 경우 문헌조사와 현지조사를 통해 정리했는데 현지조사는 2014년 8월 28일 ∽ 30일 동안 단지 3일만 조사를 하였다. 이는 동식물상 조사가 아주 부실하게 조사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이 현지조사에서 23종, 총 162개체가 조사되었는데 천연기념물인 원앙을 비롯한 법적보호종은 한 마리도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문헌조사를 검토한 내용을 보면, 문헌A(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 강정(336113), 2011, 환경부)에서 확인된 조류는 85종이 조사되었고, 법적보호종으로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 매, 새호리기, 물수리, 참매 등 5종과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 참매, 항조롱이 등 3종이 관찰되었다. 문헌B(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개설공사 사전환경성검토서, 2011)에서 확인된 조류는 18종이 조사되었고,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관찰되지 않았다. 여기서 문헌A와 문헌B의 조사결과를 분석한 글과 조사지역의 조류 목록<표 10.1.1-18>를 비교해 보면, 문헌A와 문헌B의 조류 목록을 서로 맞바꾸어서 분석한 것도 잘못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개의 문헌조사에서도 원앙이 발견되지 않아 부실하게 조사되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대로 문헌A의 조사결과를 보면, 멸종위기종 5종과 천연기념물 3종이 관찰되었다. 그렇다면 이 4차선 진입공사 개설공사를 진행하도록 허가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이 공사를 진행하도록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해 주었다.
그런데도 ‘계획(진입도로 개설공사) 시행으로 인한 영향예측’ 중에서 ‘육상동물에 대한 영향’ 부분을 보면, “일반적으로 동물은 이동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번식장소 및 서식장소, 섭식활동에 영향을 받게 되며, 그에 따라 동식물상의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으나, “이런 변화에 이동성이 강한 조류나 포유류 등은 사업 시행시 소음 및 분진 등의 방해 요인으로 인하여 주변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시적으로 서식한경 축소로 인하여 이 일대로 복귀하기 보다는 유사서식지로 이동한 지역에서 정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에 납득할 수가 없다. 조류를 포함한 동식물들이 살기 좋은 서식지를 파괴했는데 어떻게 다른 곳으로 이동해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가 있는가. 특히 조류들은 자신들이 살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서식지로 선택한 것이다. 만약 자신들이 살던 서식지가 파괴되면 잠깐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 몰라도 결국 정착하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각종 개발행위로 인해 수많은 조류들이 감소했다는 것은 수많은 학자와 연구자들에 의해 확인된 내용이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는 내용으로 정리한 보고서 작성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5. 제언 : 4차선 진입도로의 노선을 변경하던지, 아니면 진입도로 공사를 중단 필요
4차선 진입도로 공사 현장 (2019년 6월 28일)
이와같이 부실하게 진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해서 ‘4차선 진입도로(일명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공사를 진행하도록 협의해 준 것은 납득이 안 간다.
만약 제주 해군기지 4차선 진입도로(일명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공사를 계획대로 계속 진행한다면 강정천내 상수원보호지역의 수질악화와 함께 원앙(천연기념물)을 비롯한 물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것은 뻔하다. 그리고 악근천의 수질악화와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4차선 진입도로의 노선을 변경하던지, 아니면 진입도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아래: 같은 내용의 페이지 및 사진 캡쳐)
4차선 진입도로(사업명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공사 구역
넷길이소 (2019년 6월 28일)
상수원보호지역 (2019년 6월 28일)
원앙 무리(2018년 겨울철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 (사진 : 박인천)
원앙 무리(2018년 겨울철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 (사진 : 박인천)
원앙 (사진 : 박인천)
- (2019년 2월 2일 강정천의 넷길이소에서)
넷길이소 주변에 서식하는 구실잣밤나무 (2019년 6월 28일)
구실잣밤나무의 열매( (2019년 6월 28일)
강정교에서 바라본 강정천 상류 (2019년 6월 28일)
강정교에서 바라본 강정천 하류 (2019년 6월 28일)
원앙 (2018년 2월 23일 강정교옆 강정천에서) : (사진 : 박인천)
원앙 (2018년 2월 23일 강정교옆 강정천에서) : (사진 : 박인천)
원앙과 흰뺨검둥오리 무리 (사진 : 박인천) :
(2019년 2월 9일 강청천 하류 냇각에서)
하늘을 날고 있는 원앙 무리(사진 : 박인천) :
(2018년 3월)
제2강정교에서 바라본 상류 방향 (2019년 6월 28일)
제2강정교에서 바라본 하류 방향 (2019년 6월 28일)
악근천의 상류 (2019년 6월 28일)
악근천의 하류 (2019년 6월 28일)
4차선 진입도로 공사 현장 (2019년 6월 28일)
4차선 진입도로 공사 현장 (2019년 6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