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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없는 게 없네요 호로록~ 그래 이 맛이야
올댓제주
해초에서 제주 한우까지… 톡톡 튀는 요리주점
'올댓제주(All that Jeju)'는 서울에서 활동하던 김경근 셰프가 고향인 제주에 정착해 차린 비스트로다. 제주 음식이 현재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여긴 일식집 분위기의 요리주점이라고 할까. 술과 음식을 조화시키는 센스가 뛰어나다. 5만 원 코스를 시키니 산미구엘 생맥주 외에도 7가지 요리가 나왔다. 생선 살로 튀긴 따뜻한 크로켓은 지금까지 생각난다. 올리브오일 딱새우구이는 짭짤한 간이 아주 좋았다. 딱새우의 차진 살은 바게트와 제대로 어울렸다. 멍게젓해물삼합을 맛보고는 지금까지 먹은 생선회를 후회할 정도. 단단한 육질의 생선회, 바다 냄새 나는 해초, 향긋한 멍게젓은 천상의 궁합이었다. 숯불 제주 흑돼지구이, 제주한우불고기 국수도 좋았다.
파스타 1만 5천 원, 흑돼지구이 1만 5천 원. 코스 요리 1인당 5만, 7만 원(예약 우선). 영업시간 17:00~23:00. 화요일 휴무. 제주시 건입동 중앙로 1길 33. 064-901-7893.
국수마당
제주 왔으면 고기국수는 꼭 먹어야지!
고기국수는 돼지 사골 육수에 국수를 넣고 돼지고기 편육을 얹어 먹는 제주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특히 부산 사람이 제주에 왔으면 고기국수는 한번 먹어 봐야 한다. 부산의 대표 음식 돼지국밥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전통적으로 집안이나 마을의 대소사를 치를 때 돼지고기를 대접했다.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서 하객을 대접한 게 고기국수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란다. 올래국수·삼대국수회관·국수마당이 제주도의 3대 국숫집으로 꼽힌다. 올래국수와 삼대국수회관은 이미 맛을 보았기에 이번에는 국수마당으로 향했다. 고기국수는 처음 맛보는 사람이라면 좀 느끼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돼지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한 유사한 면 음식인 일본의 돈코쓰 라멘보다는훨씬 담백하다.
고기국수 6천500원, 멸치국수 5천 원. 영업시간 08:00~05:00. 제주시 삼성로 65. 064-727-6001.
제스피
제주 물과 영혼을 담은 맥주 한 잔 캬~
여행 재미 중의 하나가 지역 맥주를 마시는 일이다. 제주도에는 제주 삼다수 물로 만든 제주 맥주 '제스피'가 있다. 제스피(Jespi)는 제주(Jeju)와 스피릿(Spirit)의 합성어로 제주의 영혼이라는 뜻.
제스피 매장을 찾아가 제스피 5종류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샘플러를 주문했다.
제스피는 제주산 맥아를 사용해 구수한 정통 유럽 스타일의 맥주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귤향이 아주 풍성한 라거에 놀랐다. 밀맥주 바이젠은 특유의 쌉쌀함이 매력적이다. 바이젠에서는 바닐라향이 났다. 보디향이 풍부한 스토롱에일도 좋았다. 페일에일은 끝맛이 깔끔했다. 페일에일·라거·바이젠·스타우트 6천 원, 스트롱에일 7천 원(각 500㎖). 샘플러(140㎖×5) 1만 원. 제주시 연동 신대로 16길 44. 영업시간 18:00~02:00. 일요일 휴무. 064-713-7744.
제주커피농장
천혜의 섬이 키운 커피 맛은 어떨까?
제주에서 커피나무가 자란다는 이야기를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커피농장 '제주커피농장'의 커피나무에서는 정말로 커피콩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커피콩은 원래 녹색으로, 익으면 빨개진다).
카페 건물로 들어가 아이스 더치 커피를 한 잔 시켰다. 커피 농장에선 같은 커피라도 더 맛있게 느껴졌다. 제주산 커피는 아직은 시음할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단다. 제주커피농장 노진이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커피 농사꾼이다.
제주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소망에 시작한 제주 커피 재배가 내년이면 벌써 10년째란다. 지난 7일에는 제주 커피 체리 무료 파종 행사가 열렸다. 제주산 커피나무가 더 깊게 뿌리를 내려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소망한다.
핸드드립 커피 5천~6천 원. 영업시간 09:00~21:00. 제주시 일주동로 404-4. 064-721-0055.
안나의촐라체
'히말라야 감성' 담은 제주 흑돼지 요리
제주에서 흑돼지는 진리이자 평범함이다. 좀 특별한 장소를 찾는다면 네팔 히말라야 감성을 담은 '안나의 촐라체'를 추천한다. '1인분도 돼지요!' 재치가 있다. 촐라체는 네팔의 산 이름에서 따왔다.
네팔을 사랑하는 안나 씨가 히말라야 정상의 쉬어가는 '라찌' 같은 공간을 제주에 만들었다. 직접 찍은 네팔 영상이 끝나자 네팔 친구를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뜬다. 얼마 전에는 네팔 돕기 바자도 열었다. 네팔 전통 의상을 테이블보로 깔았더니 사진 색감이 예쁘다. 미니 저울로 고기 무게를 확인시켜 주는 점도 마음에 든다. 흑돼지는 최고! 고기 먹고 나서 나오는 볶음밥과 된장도 좋다.
흑돼지 오겹살 200g 1만 7천 원. 상그리아 5천 원, 공깃밥 1천 원. 영업시간 17:00~22:00. 주말 점심 영업 12:00~14:30. 월요일 휴무. 제주시 구좌읍 일주동로 3719. 064-784-1110.
공새미59
바다 향 듬뿍~ 딱새우와 성게 '밥도둑' 변신
언제인가부터 제주에서 취사가 가능한 숙소에 묵게 되면 딱새우를 사다가 삶아 먹고 간다. 딱새우는 가재와 새우 딱 중간쯤의 맛이 난다. 공천포 근처에 맛있는 딱새우로 만든 덮밥을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작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공새미 59'는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딱새우 덮밥과 성게 문어 덮밥을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예쁜 그릇에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딱새우는 먹기 쉽도록 손질되어 있다. 딱새우를 까서 매콤한 양념과 함께 먹었다. 역시 맛있다. 성게문어덮밥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 바다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딱새우덮밥 8천 원, 성게문어덮밥 1만 2천 원. 영업시간 9:30~10:00 (휴무 시간 15:00~17:00). 화요일 휴무. 제주 서귀포시 공천포로 59-1. 070-8828-0081.
세계술박물관
술의 모든 이야기 만나는 재미 술술~
제주도는 점점 '박물관의 섬'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생긴 지 얼마 안 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이 세계술박물관이다. 총 8천여 점이 전시된 우리나라 최초 술 전문 박물관. 너무 많은 술에 보기만 해도 약간 술에 취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애주가라면 행복해지는 박물관이다.
빛도 못 보고 사라진 술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공간에 모인 술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다.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모든 술은 개봉되지 않은 정품이다. 이 많은 술을 모은 홍연진 관장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놀랍게도 매표소에서 표를 받던 분이었다(마침 담당 직원이 휴무날이었다). 홍 관장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모을 수 있었단다.
입장료 7천 원. 관람시간 09:00~19:00. 연중 무휴. 서귀포시 표선면 한마음초등로 431. 064-787-9500.
오는정김밥
'서귀포 마약 김밥' 모르면 간첩이지
'오는정김밥'은 '서귀포의 마약 김밥'이라 불리는 집이다. "김밥을 사러 가자"라고 말하면 대개 "제주도까지 와서 무슨 김밥이냐"는 핀잔이 돌아온다. 사실 간다고 바로 살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전에 주문을 해야 한다. 여긴 2줄부터, 그것도 포장만 가능한 곳이다. 이렇게 감수해야 할 것이 많지만 먹어보면 이해가 된다.
포장해 가는 손님이 많아 가게 앞 도로는 늘 차로 북적인다. 한쪽에서는 계속 김밥을 싸고, 한쪽에서는 포장만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김밥이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를 기름에 튀겨서 만든 점이 특징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한 맛에 감탄하게 된다. 두 줄만 샀다가 "조금 더 포장할 걸…"이라며 후회하게 되는 집이다.
오는정김밥 2천500원, 치즈김밥 3천 원 .영업시간 10:00~20:00. 서귀포시 동문동로 2. 064-762-8927.
미향해장국
과하게 달렸다면… 입에 짝짝 붙는 해장국
'은희네, 모이세, 미향….' 제주에는 유명한 해장국집이 많다. 그동안 은희네를 사랑해서 자주 갔다. 은희네는 맛은 참 좋았지만 대기 시간이 길고 주차 시설이 없어서 불편했다. 그래서 미향해장국으로 향했다.
미향해장국의 메뉴는 단 한 가지, 소고기 선지 해장국이다. 얼큰한 맛과 순한 맛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 궁금해서 하나씩 시켰다. 해장국에 넣어 먹으라고 가져다 준 살얼음이 뜬 깍두기가 이색적이다.
제주의 해장국은 대개 내용물이 많아서 좋다. 진한 국물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신선한 선지는 입에 짝짝 붙는다. 미향해장국은 국물의 깊이를 내세운다는 느낌이다. 가족끼리 와서 먹기에 좋겠다.
중문점. 소고기 선지 해장국 7천 원(얼큰한 맛, 순한 맛). 영업시간 06:00~15:00. 1, 3주 월요일 휴무. 서귀포시 색달동 2121-1. 064-739-8868.
레이지박스
게으른 여유가 있는 여행 좋지? 당근이지!
레이지박스(lazy box)에선 카페 이름처럼 여유를 가져도 좋겠다. 카페는 산방산 바로 아래에 있다. 그래서 창가에 앉으면 산방산과 하나가 되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제주산 당근 케이크와 당근 주스를 주문했다. 케이크는 당근이 그려진 접시에 담겨 나왔고, 당근 주스 위에는 초록색 허브 잎 한 장이 띄워져 나왔다. 센스 넘치는 장식이라니….
노천 자리에선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일어나기가 싫다.
제주 관련 디자인용품과 도서도 판매한다. 느리게 가도 되는 곳, 레이지박스에선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당근 케이크 3천500원, 당근 주스 6천 원. 영업시간 10:00~19:00.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208. 064-792-1254.
비스트로이안스
난, 가장 맛있는 파스타를 먹었다
서울에 있던 '비스트로 이안스'가 제주도로 내려왔다. 김이안 세프가 서울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잠시 쉬며 제주도를 여행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김 셰프는 "요리사를 설레게 하는 것은 신선한 재료인데 제주가 그런 곳이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장을 보러 시장으로 갔다면 제주에서는 항구로 나가는 차이가 있다. 제철 재료로 요리하니 그날의 메뉴는 조금씩 바뀐다. 제주 무, 직접 말린 벵에돔 알과 김이 올려진 오일 파스타가 나왔다. 재료가 특이하다 보니 맛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날 어디서도 맛본 적이 없는 가장 맛있는 파스타를 먹었다는 생각이 가슴에 새겨졌다. 큰 창을 통해 산방산과 마라도가 떠 있는 바다가 훤히 내다보인다.
파스타 세트 3만 2천 원, 스테이크 세트 5만 2천 원. 영업시간 점심 11:30~14:30, 저녁 17:30~21:30.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북로 157-20, 064-792-6116.
협재해녀의집
기가 막히는 라면과 문어숙회
협재 해녀의 집에서 파는 해물이 들어간 너구리 라면이 '기가 막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협재 해수욕장과 한림공원 근처라서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방으로 창문을 내어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바로 보일 정도로 풍경이 좋았다.
창가 자리는 바(Bar) 스타일이라 밥을 편안히 먹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라면과 문어숙회 맛을 보자 그 불편함은 금세 잊을 수가 있었다. 해물라면은 라면이 아니라 해물탕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는 기분이었다. 그 정도로 많은 해물이 들었다. 라면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말아 잘 삶긴 문어 숙회를 곁들여 먹었다. 여행의 반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아닐까. 밥을 먹고 나오니 해녀가 가게 옆 공터에서 이날 따온 해산물을 정리하고 있다.
돌문어 숙회+해물라면 세트 2만 7천 원, 해물 라면 8천 원. 영업시간 9:30~21:00. 제주 제주시 한림읍 협재3길 19. 064-796-7773.
앤트러사이트
카페로 변신한 전분 공장
멈췄던 전분 공장이 다시 힘차게 돌아간다. 공장 기계가 아니라 커피머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전분공장이 '앤트러사이트(Anthracite jeju)라는 카페로 변신했다. 간판이 없어 앞에 도착해서도 어디인지 모를 수도 있다.
겉모습은 똑같이 생긴 창고 두 개가 붙어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분을 치던 체가 걸려 있던 곳은 책 진열대로 사용되고 있다. 체 몇 개는 틀만 뜯어내고 나무를 덧대어 카페의 테이블로 재탄생했다. 높은 천장에는 투명한 지붕을 만들어 햇살이 들어오도록 했다. 바닥에는 화산 송이 돌을 깔았다. 또 수로에는 흙을 채우고 식물을 자라게 해두었다. 다들 음악을 듣고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이 공간을 느끼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 공간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다.
한라봉 주스 6천 원, 카페라테 5천 원. 영업시간 11:00~19:00. 제주시 한립읍 동명리 1715. 064-796-7991.
르씨엘비
감태로 싼 보말 파스타 인기 최고
르씨엘비(le ciel B)는 김태효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김 셰프는 제주의 오일장에서 직접 공수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예약 없이 방문하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메뉴판을 펼치니 보말 에스카르고, 흑돼지 소시지 크림 파스타처럼 이름만으로도 맛이 궁금해지는 요리가 가득하다.
초록색이 가득한 감태로 감싼 보말 파스타는 이 집의 인기 메뉴다. 솔직히 사진으로 미리 본 요리는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 초록이 식감을 당기는 색이 아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파스타의 감태를 잘게 찢어서 보말과 함께 먹었다. 맛보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감태로 감싼 보말 파스타 1만 8천 원. 영업시간 점심 12:00~15:00, 저녁 17:00~21:00. 월요일 휴무. 제주시 애월읍 고내로 11길 30. 064-712-1427.
글·사진=박종호·박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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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쯤 제주도가서 맛을 볼 수 있을까여?
흠 제이드님은 여행 기자신가요? 아님 맛집탐방가신가요? 어쩜 저리도 다양한맛집을 소개해주시나요
아니요 반백이 넘도록 맛집은 전혀 상관이없이 살아온 자신에대한 보상인거죠 이제라도 찾아보고 먹어보고
느껴보고 살아보고 싶은 욕심
아니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감사합니다
아 ...배고파 ㅋ
맛나겠네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