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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매운 맛은 촉각의 하나로, 온점과 통점에 위치한 감각 수용기가 전달하는 열감과 고통을 말한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의 다섯 가지 미각과는 달리 '매운 맛'이라는 맛이 실재하지는 않으며, 다만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고추나 마늘 등 식재료의 성분이 다른 맛과 향미를 같이 가지고 있어, 이것이 복합적으로 느껴진 결과 사람의 주관상으로 매운 맛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촉각의 감각 수용기는 미뢰 이외에도 존재하므로, 대부분의 매운맛을 띄는 성분은 혀 말고도 입술 등의 피부에 닿아도 그 자극을 느낄 수 있다. 고통은 감각 순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계속 먹는다고 해서 매운맛이 덜 느껴지거나 하지 않는다.
느끼는 순간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맵다'는 단어와 '뜨겁다'라는 표현을 할 때 'hot'을 쓴다. 보통 매운 맛 자체에는 'spicy'를 쓴다. 이외에는 'piquant'란 단어를 쓰기도 하는데, 톡 쏘거나 아린다는 뜻에 가깝다. 또한 목 뒤쪽에서 느껴지는 톡 쏘는 느낌이나, 칼칼한 맛을 'kick'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독일어에서도 날카롭게 혀를 찌른다는 느낌을 강조하여 'Scharf'란 단어를 쓴다. 그리고 터키어로는 특이하게 매운맛의 '고통'을 생각해서 그런지, 고통과 매운맛과 쓴맛의 단어가 똑같다. 'Acı'(아즈)라고 쓰인다. 한자 辛의 맛을 뜻하는 훈도 '맵다'과 '쓰다' 두 가지인데 후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매운맛 중독은 일종의 엔돌핀 중독이라는 주장도 있다. 러너스 하이에 맛을 들여 운동 중독에 걸리는 경우처럼 매운맛도 고통에 의해 반사적으로 분비되는 엔돌핀을 느끼고 싶어하는 심리에서 즐기게 되는 것이라고.
매운맛은 크게 휘발성 매운맛과 비휘발성 매운맛이 있다. 휘발성 매운맛은 고추냉이(와사비)나 겨자, 마늘, 양파에서 느껴지는 매운맛이며 비휘발성 매운맛은 고추, 생강, 후추 등에서 느껴지는 매운맛이다. 휘발성의 경우는 매운맛이 그리 오래 유지되지는 않지만 비휘발성의 경우는 매운 물질이 혀에서 사라져도 매운맛이 혀에 남아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게 특징. 매운맛이 강할수록 지속시간이 길며 최대 10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위 둘에 속하지 않는 특이한 분류로 캠퍼(장뇌)와 멘톨이 있다. 이 녀석은 냉점에 작용해서 매운맛을 내는 원리.
주로 휘발성 매운맛은 알싸하다고 표현하고, 바닐린계 매운맛은 얼큰하다고 표현하며, 차가운 매운맛은 화하다고 표현한다.
이중 고추류의 매운 맛을 나타내는 스코빌 척도는 캡사이신/피페린으로 대표되는 바닐린계 매운맛만을 측정할 수 있다. 산초의 산쇼올과 생강의 진저롤/쇼가올 등도 바닐린계 매운맛이므로 스코빌 척도로 나타낼 수 있다. 다만 휘발성 매운맛, 차가운 매운맛은 그 성질이 너무 상이하여 스코빌 척도로 나타낼 수 없다.
참고로 우유를 마시면 매운맛이 쉽게 가시는데 이러한 비휘발성 매운맛이 무극성이기 때문에 우유 속 단백질인 카제인(casein)에 녹아서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란 노른자에도 레시틴이라는 인지질이 있어서 우유와 비슷한 방식으로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다. 저렇게 매운맛을 녹이는 방법 이외에 매운맛을 빨리 없애려면 흰 식빵이나 밥을 오래 씹어서 매운 성분을 닦아내는 방법도 있다. 휘발성 매운맛을 심하게 먹었을 경우 콧등을 문질러주면 편해지고 매운 것이 눈에 들어갔을 때 우유로 씻으면 빨리 가라앉는다. 매운 음식을 먹기 전에 우유를 미리 한 잔 마시고 먹으면 위장을 단백질로 코팅해 구토 유발을 막을 수 있다. 토마토 주스나 쿨피스 계열도 효과가 좋다.
입에 남은 매운맛을 한 방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최종병기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있다. 우선 찬 음식이다보니 매운음식 특유의 화끈거림까지 감소시켜주고, 설탕이 매운맛 자체를 희석시켜주며, 크림이 캡사이신을 녹이고 빵이 그걸 확실하게 닦아내 준다. 웬만한 매운 음식들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1개면 충분히 해결해 줄 정도이지만 이튿날 아침 화장실 사정까지는 책임져주지는 못하니 사전에 우유로 위장을 단백질 코팅시켜주고 먹은 후에 마무리로 한개 먹어주자.
캡사이신의 경우 섭취된 뒤 3시간 이내에 80%가량이 소화관에서 혈류로 흡수된다. 그러나 캡사이신 자체가 소화관을 자극하여 소화관의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에 일부 캡사이신은 대장까지 흡수되지 않고 이동하기 쉽다. 소화관의 운동 촉진이 심하고 대장이 민감한 사람은 이 때 극심한 복통을 동반할 수 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약국에서 파는 비사코딜이나 센나로 대표되는 안트로퀴논 계열의 자극성 하제를 먹어보면 안다. 어차피 원리는 캡사이신랑 똑같이 장을 자극하는 것이고, 다만 캡사이신에 비해 흡수율이 훨씬 떨어져서 소화 시간과 관계없이 확실히 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휘발성 매운맛 성분은 극성이라 몸에서 물에 녹아 매우 쉽게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장까지 가는 뒷탈은 없다.
또한 입 안이나 혀에 상처가 났을 때 매운 것을 먹으면 상처 부위가 굉장히 고통스럽다. 그렇잖아도 상처가 나서 아픈데 매운맛으로 통각을 더 자극하기 때문.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 계열 식물들은 원래 자신의 종자가 다른 동물에게 먹히지 않게 하려고, 즉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공격하는 식으로 진화한 것인데 인간은 오히려 그 맛에 눈을 떠서 (마조히즘...) 그 종자들을 먹고 있다.
통각의 예민한 정도에 따라 매운맛을 거의 못 느낄 정도인 사람도 있고 조금만 먹어도 불을 뿜는 사람도 있다. 싫어하는 사람은 비교적 순한 맛 떡볶이나 평범한 김치 정도도 기겁한다. 사람마다 육체적(물리적)으로 감각기관의 민감도가 다를 수 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매운맛 감각 기관이 예민하여 생활이 곤란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매운맛의 많은 부분은 고통이다. 취향 나름이므로 잘 먹지 못한다고 이상하게 보거나 배척, 강요하는 태도는 피하자. 매찌래요사람에 따라 정말 힘들어서 못 먹는 경우도 있으니 어른스럽지 못하다거나 먹다보면 익숙해진다는 말은 하지 말자. 매운맛은 통각이다. 익숙해지기 힘들다. 반면에 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 환자는 매운맛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매운맛이라고 뭉뚱그려 불리는 느낌들은 사실 굉장히 다양하다. 일례로 마늘은 가슴속으로 맵다는 느낌이 크고 멘톨/장뇌는 시린 느낌이 강하며 와사비는 코에 대한 자극이 심한 매운맛이다. 때문인지 와사비는 유독 '코 끝이 찡하다' 는 표현을 많이 쓰며 고추, 캡사이신으로 대표되는 '얼큰하다' '알알하다' 는 식의 표현은 거의 안 쓴다. 나라별, 지역별로 매운맛도 느낌이 각양각색이다.(본 문서 위 아래에 설명 되듯이, 대표적인 성분 5가지-캡사이신, 피페린, 알리신, 시니그린, 멘톨-의 분포에 따라 달라진다.)
매운맛은 단독으로 볼 경우 사실 통각에 지나지 않는지라 다른 맛과 병행해서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메이저 조합의 양대산맥은 짠맛+매운맛(짠맵) / 단맛+매운맛(단맵). 이외에 감칠맛 + 매운맛, 느끼한맛+매운맛, 신맛 + 매운맛, 쓴맛 + 매운맛 조합 등이 있다. 여기에 각종 향을 더하면 호불호를 타긴 하지만 더 깊은 풍미를 내는 것도 가능.
통각이라는 이유로 위장에 자극을 주어 안 좋다고 한국인 위장암 3대 원인에 술, 매운 음식, 스트레스를 집어넣는데, 이는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이야기이다. 연구 결과로도 위장염처럼 위가 애초에 나빠져있는 상태가 아니면 별 영향이 없고 오히려 튼튼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는 매운맛보다는 함께 병용되는 짠맛이 문제. 하지만 매운 것을 먹으면 곧바로 설사로 이어지는 사람도 있다. 매운 것을 먹는다고 암에 걸리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위염, 장염등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장이 약한 사람은 되도록 너무 매운 음식은 피하는게 좋다. 지구상 수십억 명 사람들의 체질이 다 같을 수 없으니 자신이 매운것에 내성이 있는지를 잘 알아두어야 고생은 면한다. 더불어 장염에 걸렸다면 100% 피해야 하는 것이 매운 음식. 안 그래도 난리난 장에 헬게이트를 오픈해버린다.
일각에서는 지방 분해에 도움이 되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주장도 있지만, 그만큼 식욕을 자극해서 싱겁게 먹을 때보다 더 먹게 되므로 양 조절을 할 자신이 없다면 맵게 먹지 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매운맛이 나트륨 과다 섭취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도 사실. 매운맛은 미각을 마비시키는지라 음식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다른 맛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짠맛을 내는 물질은 사실상 염화이온뿐이다. 즉 매운 음식=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이 쩌는 음식이라 봐도 무방하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 건 반대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거다. 게다가 매운맛이 강조된 음식은 으레 기름을 쏟아부어 조리하거나 탄수화물 및 육류가 주재료인 경우가 많다. '매운 요리'가 아닌 '매운 성분' 중 일부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매운 음식이니 살이 안 찐다'라고 연결 지으면 폭풍같이 살 찌기 쉽다는 것. 더구나 매운맛을 맛있다고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이 바로 단맛인데, 이러한 단맛자체가 설탕으로 인한 것이다. 다시말해 나트륨은 물론이고 설탕까지 콤보로 맞는 것이다.
참고로 매운맛을 못 먹는 사람은 매운 것을 먹을 때 목이 아프다.그리고 매운 음식을 먹은 직후 목 안이 제대로 매운맛이 씻겨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잘못된 발성으로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추운 곳에서 그럴 경우 더 심한데 아무튼 그럴 경우 평소에 비해서 굉장히 빠르게 성대에 무리가 오므로 매운 것을 먹고 난 후에 몇 시간 동안은 함부로 성대를 혹사시켜선 안된다.
통각이기 때문에 비단 혀 뿐만 아니라 점막이 있는 곳 대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고춧가루나 매운 국물이 코나 눈에 들어가면 지옥을 체험할 수 있으며, 사레가 들려 기도쪽으로 조금만 가기만 하면 연신 기침을 하게 되며 매우 통증이 크다. 매운 음식을 먹은 후 배변시 직장을 자극하여 항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변을 볼 때 곧바로 상당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치질 환자가 절대 피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음주와 맵고 짠 음식으로, 특히 치질 수술을 했다면 맵고 짠 음식을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 상처에 소금이나 캡사이신을 비비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어도 멀쩡한 사람이라해도 오랜 기간동안 매운 음식을 안 먹었다가 먹으면 탈이 날 확률이 높다.
4. 한국과 매운맛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매운맛을 좋아하고, 한국 요리에도 매운맛의 요리들이 상당히 많다.
대체적으로 한국에서는 닥치고 매운맛보다 달달한 매운맛(고추장), 개운한 매운맛(해산물), 진한 감칠맛 있는 매운맛(육류)을 선호하며 반대로 바로 곁에 붙어 있음에도 일본 같은 국가들은 옛날부터 음식을 주로 달고 미지근하게 먹었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에 익숙치 못하지만 요즘은 한류 열풍 때문에 매운 비빔밥, 불고기 같은 음식도 잘 먹는 사람이 있다니 역시 익숙해지면 잘 먹는가 보다. 이탈리아는 남부 지역 한정으로 매운 것을 좋아하는데, 고추통을 들고 다니면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꺼내서 먹는 정도이다.
전술했듯 한국 하면 매운맛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막상 한국 음식에 고춧가루 및 고추장 등을 팍팍 넣게 된 것은 몇십 년도 안 된 일이며, 한국인의 매운맛은 사실 오랜 전통이 아니다. 애초에 매운 맛을 내는 고추는 17세기에, 마늘은 삼국시대에 전래되었다. 하지만 고추가 전래되기 전엔 홍화씨로, 마늘 이전엔 달래나 산채로 특유의 매운맛을 냈다. 당장 정통 한식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면 맵다기보단 삼삼하거나 밍숭맹숭하고 심지어 국도 미지근하게 만들어서 낸다. 과거엔 맛이 지나치게 강하고 온도차가 심하면 천한 음식으로 여겼다. 말하자면 우리 세대 사람들은 단군 이래 가장 맵게 먹고 있는 중. 현재 일상 식사 때 먹는 조리법은 99% 근대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고, 그나마 대부분은 광복 후에 만들어졌다. 당연하지만 매운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 뭐든 과유불급이라고 매운맛을 좋아하더라도 적당히 즐기는 것이 몸에 좋다.
문제는 최근 2010년 이후 한국의 음식문화는 사실상 소비자에게 매운 맛을 맛으로 즐기기보단 매워서 고통스러운 것 자체가 소잿거리라는 것. 많은 음식점에서 낙지볶음이나 닭갈비, 떡볶이 같이 무작정 맵기만 해선 안 되는 음식에도 캡사이신을 쏟아부어 마개조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심지어는 김치를 비롯한 기본 밑반찬조차 예외가 아니다. 많은 맛집 프로그램에서 무작정 매운 맛집을 특집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숱하고, 그런 맛집들이 검증 프로그램, 블로그를 통해서 음식의 맛, 영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캡사이신 소스와 고추를 범벅해서 맵기만한 저질음식이란 것이 폭로 되기도 한다. 강렬하게 매운맛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데 이를 이용해 혀에 강한 자극을 주는 매운맛으로 잡맛을 못 느끼게 하면서 MSG와 같은 화학조미료처럼 음식의 상태를 속이기 쉽다. 이런 폭로가 잦아지자 매운요리 전문점에선 별도의 캡사이신 소스를 쓰지 않는다거나, 화학조미료 무첨가 등 성분과 재료에 홍보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잘나가는 소수의 맛집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식당은 여전히 캡사이신을 소금이나 설탕마냥 들이붓고 있는게 현실이다. 고객들이 아무리 매운맛을 줄여달라고 해도 캡사이신은 절대 안줄인다.
2010년 매운맛 열풍 전후로 매운 라면을 필두로 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고, 비빔 라면은 매운맛으로 상위권인 경우가 많다. 2000년대 초반 웰빙열풍으로 라면들의 나트륨 함량이 줄고, 꼬꼬면을 필두로 한 흰 국물 라면등이 유행이 지나면서 라면에도 2017년 말 현재까지 매운맛 열풍이 불고 있다.
두 유 노시리즈에서 나오다시피 언론을 통해 유명 외국인에게 매운 것(주로 김치)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잦다. 이에 대해 2010년 이후로 자정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언론플레이에 자주 이용 된다. 이런 분위기에 도취되어 언론 취재가 아니더라도 주변 외국인들에게 매운 것을 먹어보라며 그 반응을 즐긴다. 특히 매운 김치를 못 먹는다,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언론보도에선 마치 유명 외국인들이 한국을 비하한 것처럼 퍼다 나르는 경우도 2010년 이후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인은 매운걸 먹어야 한다는 등의 츄라이 츄라이식 사고방식이 널리 퍼진 나머지 단체 식사에서도 구성원의 확인 없이 매운 음식을 주문하는건 일상 다반사. 군대에서도 도저히 영양사가 편성했을리 없어보이는 모든 메뉴가 매운맛 메뉴인 식단표가 자주 등장한다. 이 때 김치 등 매운 반찬이 몇 개가 포함이 되었는가를 가지고 XK로 명명하기도 한다. (예시: 깍두기/닭매운찜/김치찌개 -> 3K) 물론 이를 선호하는 병사는 거의 없다. 닭매운찜과 같이 선호도가 높은 음식이 포함되어 있어도, 매운 반찬 투성이의 밥이 넘어갈리가 없는 것.
매운걸 잘 먹어야 어른 입맛이라는 편견도 널리 퍼져있다. 어른 입맛이라는게 편식 않고 널리 먹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런 말 하는 사람에게 청국장 들이대면 인상 찡그리기 십상이다. 결국 내로남불적 인식이라는 말. 사실 매운거 좋아하는게 어른 입맛이라기 보다는 아이 입맛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음식의 본래 맛을 살리기 보다는 그저 자극만 찾다가 캡사이신에 길이 든 셈. 매운걸 자주 먹으면 몸에도 좋지 못한데, 몸 상해가면서 먹어대는게 어른 입맛인가? 충치 생겨가면서 단 것 찾는 아이와 다를 바 없다.
충무김밥이 호불호가 갈려버리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창렬 논란 때문에 본질이 가려진 면이 없지 않지만, 사실 충무김밥의 본래 문제는 김밥이 아니라 반찬이 메인인 주객 전도형 식사라는 점에 있다. 왜냐하면 고정적으로 딸려 나오는 반찬이라는 게 죄다 맵고 짠 음식들이며, 충무김밥은 그 매운맛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면 충무김밥이 맛있을 리가 없다. 창렬논란은 어디까지나 음식 외적인 논란인 셈.
세계각국의 매운맛
멕시코와 태국은 문자 그대로 순수하게 맵기만 한 느낌이 강한 편이다. 보통 그쪽의 고추를 이용한 음식이나 소스는 맵고 칼칼한 느낌만 든다. 사실 국가별 실제 사용되는 고추의 매운 정도만 놓고 따지자면 멕시코의 레드 사비나 하바네로가 제일 맵고 그 다음 태국의 프릭끼누 고추, 그 다음은 이탈리아의 페페론치노, 그 다음이 멕시코의 할라피뇨, 그리고 한국의 청양고추 정도 순.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라들은 대체로 중국 쓰촨성, 인도, 동남아처럼 고온다습한 열대기후, 혹은 연교차가 큰 대륙성기후에 속한 나라들이다. 식재료가 잘 상하는 환경인데 향신료를 구하기도 쉬우므로 매운맛으로 살균 효과와 보존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물론 일본과 오키나와, 중국 남부 해안지역, 대만, 베트남 북부처럼 고온다습한 날씨라도 매운맛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예외 지역이 있긴 하다.
반면 서유럽, 북유럽, 몽골처럼 한랭하거나 여름이 서늘한 기후에서는 향신료가 자라기 어려워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음식도 잘 상하지 않으므로 보통 싱겁게 먹는다.
매운맛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마조히스트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매운맛은 통각, 한마디로 혀가 느끼는 고통이므로 매운맛을 느끼는 것은 혀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통각에 의한 엔돌핀 분비를 즐기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고통을 즐긴다고 할 수 있지만 마조히스트란 표현은 성적인 의미가 다분한 용어이므로 이런 농담은 사실상 섹드립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섹드립을 떠나 BDSM/오해 항목만 봐도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민폐인 드립이다. 반대로 현실의 마조히스트들에게 역시 민폐인 드립이다. 마조가 아닌 사람이 특정인의 정체성을 희화화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캡사이신 소스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순수한 캡사이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운 맛이 아주아주 강하다. 핫소스따위는 명함도 못 내밀정도로 매운 맛이 강하기 때문에 괴식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요리에 한 두 방울정도의 극소량만 사용해야된다. 일반적인 양념 넣듯이 숟가락 단위로 넣으면 그 요리를 통째로 버려야 된다.
선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의 의견 대립이 팽팽한 맛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안 맵다고 하는데 먹어 보면 매워서 도저히 못 먹을 정도라든가, 맵다고 하는데 먹어 보면 심심한 정도의 맛이라든가. 특히 다 같이 먹는 국물요리에서 매운맛의 편차가 서로 확연히 다르면 한 쪽이 숟가락만 빨게 되는 일도 있다.
또, 휘발성/ 비휘발성 매운맛이냐에 따라 사람마다 반응이 많이 다른 것도 맹점. 어느 쪽은 잘 먹지만, 어느 쪽은 거의 못 먹는 식.
2013년 12월 기준으로 가장 매운 고추는 미국 캐롤라이나 주의 '캐롤라이나 리퍼'라는 고추로 스코빌 지수가 최고 220만, 평균 160만 정도이다. 그 전까지 매운 고추로 유명했던 부트 졸로키아가 100만 스코빌임을 생각하면 대단한 수준.
또한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핫소스류 중 가장 매운 제품은 미국의 Mad Dog 357사에서 발매한 plutonium extract로, 보통 올레오레진 캡시컴이 백만 스코빌 정도인 데 반해 9백만 스코빌의 올레오레진 캡시컴, 즉 고추추출물만으로 이루어진 소스이다. 핫소스라기보단 페퍼가스에 가까운 물건으로, 병채로 마셔본(!) 유튜버인 chase the heat에 따르면 맛은 정말 없는데 매운 수준이 인간의 그것을 벗어난다고 한다. 또한 토하는 것은 기본으로 온 몸에서 극심한 통증이 이틀 이상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심지어 이 유튜버는 캐롤라이나 리퍼를 그 자리에서 여덟 개나 씹어먹으면서도 표정 하나 안 변하는 사람이다. 이정도면 핫소스가 아니라 그냥 독극물
지구상에서 가장 매운 물질은 레시니페라톡신이다. 모로코의 산악지대에 자라는 등대풀속의 식물인 백각기린(Euphorbia resinifera)이 가진 독으로, 순수 캡사이신의 1000배에 달하는 무려 160억 스코빌에 해당된다.
그리고 매운맛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매운맛이 스트레스를 풀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매운맛과 스트레스의 대한 관계는 어디까지나 인체의 생리 현상 앤돌핀 분비로 인한 작용일 뿐이다.
상술했듯이 매운 '맛'이라고 표현하지만 매움 자체가 통각이나 다름없는지라 여기에서 따와 요리와 관련되지 않아도 매운맛이라는 은어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쓰이곤 한다.
주로 각종 창작물, 방송 등에서 컨셉이 강렬하고 내용이 야하거나 잔인하여 자극적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용어.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의미가 다소 변해 주로 수위 높은 섹드립 위주의 방송 컨셉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된다.
첫댓글 옛날 시골에서 여름이면 마당에 놓인 평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마늘, 고추, 된장, 콩잎, 수박 등이 반찬으로 나오는데 마늘은 어느정도 된짱찍어 먹겠는데 고추는 눈치만 보고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삼촌이 고추를 집어 된장을 발라서 먹는데 슬쩍 표정을 살핀다. 그리고 "매워?" , "아니" 나도 결심을 하고 작은고추가 맵다고, 큰놈으로 하나 골라 된장을 듬뿍 발라서 한입 먹어본다. 서서히 입안을 감도는 매운맛을 어떻게 표현도 못하고 숟가락질이 빨라진다. 여름이면 모기들 때문에 마당에 모기향을 피우고 모기장을 치고 잠을 잤다. 하늘에 별들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