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새와 도도나무
이연옥
가는 곳마다 숲을 내려놓았다 도도나무 씨앗 발아하는 위장이라고 발설했어 장애물 없는 모리셔스라서 날개 퇴화시키며 청회색 깃털로 도도하게 도도나무숲을 발화했지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100년 만에 멸종된 도도새 이야기야
치대학원을 졸업하고 치과병원을 전전하던 남자는 날개를 접고 산속으로 들었다 장애물 없는 깊은 숲에서 자연인을 자처하며 살았다
법 따질 일 없이 나무를 타고 열매를 따 먹으며 지냈다 지천에 널린 게 먹을거리였지 칡, 화살나물, 다래, 도토리를 도도나무처럼 여기며 산속을 누비다 입산금지법에 걸렸다네 산에서 쫓겨나 공장 근처 콘테이너에 살던 남자는 쏟아지는 매연에 시름시름 앓더니 날아보지도 못하고 위기를 맞았다지 지금은 찾을 수 없는 그 남자 멸종한 무리 중 하나였을까
도도새 멸종으로 씨 퍼트리지 못하게 된 도도나무는 노랗게 시드는 잎사귀 흔들며 오늘도 그 남자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지
*모리셔스에서는 공격받을 일 없어 날개가 퇴화되었다. 네덜란드 죄수 유형지 되고 인간과 유입된 종들의 공격으로 도도새 수는 줄었고 인간이 인간이 들어온 지 약 100년 만에 희귀종이 되어 1681년 마지막 새가 죽었다.
**도도나무 열매는 도도새 소화기관을 통해야만 발아할 수 있다. 도도새가 사라진 진 300년이 지나 도도나무가 멸종되었다. 연구자들은 칠면조 식도가 도도새 소화기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아내고 씨앗을 발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나무들도 '도도나무'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 예술가작가회 시선집 『관심 밖의 저 질서』(예술가 / 2025)
이연옥
1997년 《문학공간》 등단, 2010년 《예술가》에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나비의 시간』, 『연밭에 이는 바람』, 『산풀향 내리면 이슬이 되고』, 수필집 『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 가곡 「나비에게」 작사. 시흥문학상. 前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 現 예술가작가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