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비도 오는데 막걸리 한잔 하세
친구여 벗이여
가을비 주룩주룩 내리는데
건강에 별고 없으신가?
조석으로 신선한 바람 불어오고
초록빛 사이로 붉은 단풍이
한잎 두잎 고개를 내미는구나
아직은 푸른 잎이 더 많건만
간간이 물든 붉은 잎을 보노라면
인생도 저마다의 빛갈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네
오늘처럼 가을비가 지붕을 두드리고
소슬한 바람이 창가를 스치는
날이면 어찌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지 않으리오
찌그러진 양은 그릇에
뽀얀 막걸리 한 사발 가득 부어놓고
노릇노릇 부처낸 부침개 한 점
곁들이면 이보다 더한 별미가
어디 있으랴
빗소리는 정겨운 장단이 되고
고소한 부침개 냄새는 코끝을 간질이니
마음 맞는 벗 하나 곁에 있으면
그 자리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니겠는가
적은잔에 담긴 술도 좋고
좋은 술을 찾아 다니는 것도 좋지만
오늘 만큼은 소박한 막걸리 한 잔에
오래된 추억 한 숟가락을
곁들이고 싶구나
자네는 그동안 어찌 지냈는가?
자식들은 별 탈 없고?
몸은 예전 같지 않아도
마음만은 아직 청춘이라며
껄껄 웃던 그 시절이 그립구나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고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날도 있는 법
그래도 이렇게 비 오는 날
안부를 물어즐 벗 하나 있고
마주 않자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 있다면
우리 인생 아직은 참 살만하지
않겠는가.
* 이하 생략 *
- 박인수 -
카페 게시글
◈만물박사작가님방
친구여 비도 오는데 막걸리 한잔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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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가을 비가 청승맞다고 합니다.
이 말은 외롭기에 정이 그립기에 누군가를 찾는답니다.
어느 때 마셔도 좋은 막걸리지만 가을 비가 내리는 날 마시는 막걸리는 제 맛입니다.
그리운 사람과 함께 마시면 좋은 일, 그런 이가 앞에 없다면
그런 이를 생각하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정이 가득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