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기계처럼 반복되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국제회의, 행사, 보고서 작성, 엑셀, PPT, 의전(제일 짜증남), 기획,
결재, 상사의 갈굼, 부하직원 코칭 등등
돈벌이로서 의무적으로 하고 있는 이런 지루한 것들이 아니라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40 중년입니다. ㅡ.ㅡ
(위험한 발상의 소유자로, 마눌님의 최우선 관찰대상임)
작년인가, 제작년 즈음...
무한도전에서 웹툰 작가들이 릴레이 웹툰을 그리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편을 보면서
학창시절 교과서 귀퉁이에 만화 끄적이며 히죽대던 기억이 떠올랐고,
몇달 전, 귀신에 홀린 듯 거금 100만원을 들여 와콤의
타블렛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윤허해주신 와이프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취미로 시작한 만화 그리기....
그런데 역시 난관에 직면합니다.
등장인물이야 안되는 실력으로 어찌저찌 그린다 치는데,
배경을 못 그리겠는 겁니다.
감당이 안 되는 거죠.
아무리 취미로 그린다 하더라도
배경이 없거나, 배경이 허접한
만화는 그리기가 싫더라고요.
그래도 웹툰 작가들 흉내는 내보자.
이리저리 알아보니
요즘 많은 웹툰 작가들이 배경을 직접 그리기 보다는
트림블社가 무료로 제공하는 '스케치업'이라는 3D 프로그램으로
3D 배경을 직접 만들고 캡쳐해서 쓰더라고요.
일단 제가 그릴 만화가 사무실이 주 배경이었기 때문에
스케치업 3D 웹툰배경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분께
3D 사무실 배경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10만원이 넘는 고가 ㅠㅠ)
그런데 스케치업을 전혀 다룰 줄 모르다 보니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만화에 사무실 배경만 쓸 순 없는데,
다른 배경들 그릴 때마다 3D 배경을 살 수도 없는 노릇.
까짓거, 3D 배경 직접 만들어보자!
일단 만화는 때려 치우고,
독학으로 스케치업을 한 달 정도 만져봤습니다.
전형적인 컴맹급의 문과 출신으로
전혀 관심없던 3D의 세계....
관심을 갖고 해보니 신세계더군요.
일단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이 다루기 쉽고
3D 모델을 제작하는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게다가 만들기 어려운 모델들은
3D warehouse라는 곳에서 가져와 변형할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 배경이 없겠더군요.
그래서 만화에 필요한 배경 리스트를 주욱 써보고
닥치는 대로 스케치업으로 3D 배경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웹툰에 필요한 배경들은
거의 다 만들어놓은 상황입니다. (두 달 걸림...ㅠ)
이제 스케치업은 제게 '레고'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가상으로 만드는 3D 레고....
지금도 가끔 이것저것 만들어 보곤 합니다.
아래는 제가 웹툰에 사용하기 위해
스케치업으로 제작한 3D 모델들입니다.
(1) 주택/빌라/상가 단지
저의 역작입니다. ㅋㅋㅋㅋㅋ
웹툰이나 드라마에 가장 많이 등장할
마을(주택, 빌라단지)과 상가....
일부 주택/빌라/상가의 기본 유닛모델은 직접 제작하고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들을 3D warehouse에서 불러와
편집/수정하여 삽입했습니다.
제작하는데 꼬박 3주 걸린 것 같습니다. -_-
상가 만들 때....가장 고생한게...바로 간판 만들기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 쳐질 정도의 단순/중노동 -_-
(2) 사무실
제가 맨 처음에 전문가분으로부터 구매한 것인데,
오리지널 모델은 너무 사무실이 작고 아담해서, 제가 그냥
대기업용으로 확장 공사를 해버렸습니다. -_-
(3) 대회의실/중회의실/소회의실
(4) 회사 로비 / 사무실 출입구
(5) 임원실
(6) 회사 / 구내 식당
(7) 빌딩가
대부분의 빌딩들을 warehouse에서 가져 와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삽입했는데,
이것도 보통 노동이 아니더군요.
(상당히 수정을 많이 가했습니다...
오리지널 모델들이 대부분 다 너무 허접해서...ㅠㅠ)
도로와 신호등, 이정표, 가로수, 가로등 등의
디테일도 하느라 꽤 힘들었던....
(8) 기타
고기집
포장마차
지하철
(모든 것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직접 제작한 지하철 내부)
화장실
이 밖에도 많은 배경들이 있지만,
용량상 여기에서 줄입니다.
전문적으로 3d 하시는 분들과는 당연히 비교할 수 없지만
일단 웹툰을 그리는데 있어서는
스케치업으로 거의 모든 배경이 커버되니 좋더군요.
컴퓨터로 하는 3D 레고...
딱히 생산성이 있다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소소한 취미로 좀 더 해볼까 합니다. ㅎ
첫댓글 첫 작성하던 글이 날아가버렸는데, 세이브한 내용을 붙여넣고 다시 등록하니
링크를 걸어둔 이미지들이 다 깨져버려서 이전 글을 지우고, 다시 올립니다....식겁했네요.
이게 취미시라구요??ㅎㅎ 전문가 아니시구요??? 멋집니다^^
와.. 많은 시간과 정성이 담긴 퀄리티가 높은 작업물이라 생각됩니다. 마치 우리나라식의 3d웨어하우스를 클릭한 느낌! 굉장합니다~
대단하시네요
와 엄청나시네요
저도 스케치업 해봤는데 장말 잘하시네요 저렇게 하기 쉽지가 않은데
대단하십니다. 뭔가 엄청 고생하셨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ㅎㄷㄷ
와! 사무실 그림은 달마과장의 그림과 똑같네요!
허허 단언컨데 이거 취미스케일에서 넘어가셨네요... 다른쪽 3d만져봐서아는데 취미로 시작하셔서는 영혼을 갈아넣으셨네이겈ㅋㅋㅋㅋ
덕후 아니고요? ㅎ 농담입니다. 문과생이시라면서 정말 대단하네요.. 문과생인 전... ㅜ ㅜ 저도 한때 삼국지 게임 신무장 제작해볼라고 포토샵 끄적여 본게 전부인데 이건 뭐 다른 세계네요!!
헐 엄청나시네요
진짜 대단하시네요. 뭔가 새로운 세계같은,
다음 글들도 기다려보겠습니다.
꿈 꼭 이루시기를!
와... 스케치업 저도 좀 만져봤는데 엄청나네요. 건물 하나 올리기도 어렵던데...
그그그그금손이닷.
대단 하시네요. 이게 얼마나 노가다인지는 해본사람은 다 아실겁니다. 라이브러리에서 받아쓰시고 카피엔페이스트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자업인데 대단합니다. 스케치업이 다른 3d 프로그램보다 직관적이고 쉬운편이지만 독학으로 이정도 하기 쉽지 않은데 cg 알바하셔도 되겠네요 ^^
멋집니다~ 자부심 가지셔도 될거 같은데요!
능력자님
역시 금손이십니다! 금손이 젤 부러움
와우 같은 문과로서 존경합니다!!
헉..이정도면 돈벌이 되겠는데요?ㄷㄷㄷ
잘그리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