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스(Hybris)
인간 본성 안에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욕망이 있다. 이 욕망을 종교적 용어로 히브리스(Hybris)라고 한다.
많은 신학자나 철학자에게서 욕망이란 늘 예속의 주범이자 온갖 죄악의 근원으로 여겨졌다. 히브리스(Hybris)는 자만 또는 교만이라는 개념으로 다름아닌 '아담의 욕망'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담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하느님을 거역했다. 이는 인간의 모든 죄악의 뿌리가 욕망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예속에서 벗어나는 길을 욕망에 대한 부정에서 찾으려 했다. 즉 인간의 행복은 욕망에 대한 부정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크세르크세스 1세가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 본토를 칠 때 대군들에게 그리스 북부 아토스반도를 절단하는 운하를 파게 하고, 대군을 이끌고 헬레스폰토스해협 앞에 이르자 그는 800척의 배를 나란히 엮어 대륙을 횡단하는 부교를 세웠다. 이때 큰 풍랑이 일어 다리를 산산이 부수어 버렸다. 지노한 크세르크세스 1세는 해협에 죄를 물어 채찍 300대를 치고 바다의 신을 결박한다는 뜻으로 족쇄를 던졌다. 그의 명령을 받은 부하가 해협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해코지를 한 죄로 우리 주인께서 네게 이런 벌을 내리시는 것이다. 대왕께서는 네가 원하든 원치 않든 너를 건너가실 것이다." 그는 그의 뜻대로 바다를 건넜다. 크레스크세스 1세가 보여준 방자한 오만을 그리스인들은 히브리스(Hybris)라고 불렀다.
음식을 탐해 터무니없이 먹어대는 것, 과음·폭음으로 인사불성이 되는 것, 요컨대 쾌락에 빠져 욕망의 종 노릇을 하는 것, 이 과도함이 히브리스(Hybris)다. 히브리스(Hybris)는 다른 사람을 향해 나타나기도 한다.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것, 그리하여 자신을 과시하고 쾌감을 얻는 것, 이것이 인간관계에서 발동하는 히브리스(Hybri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