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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지는 함평의 해수찜 마을 앞 갯벌.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바닷물이 담겨있다. | 썰물이 빠져나간 드넓은 갯벌은 은빛으로 반짝인다. 밀물일땐 집 앞까지 바닷물이 차오르지만, 썰물일 땐 넓직한 갯벌 마당이 생겨나는 서해의 바다. 전라남도 함평의 바다도 평범한 서해바다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나 다른 점이라면 미리 갯벌에 파둔 구덩이에 아직 바닷물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100 여년 전, 함평에 처음 해수찜 업소가 생겨났을때는 그 구덩이에 불에 달군 유황돌을 넣어서, 뜨뜻해진 해수물 안으로 사람들이 바로 들어갔다한다. 즉석 해수탕이었던 셈이다. 한세기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갯벌을 둘러싼 주변의 모습들은 많이도 변했지만, 갯벌과 그 구덩이만큼은 여전하다. 아직도 구덩이 탕에 바로 들어가 해수찜을 즐길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제는 갯벌과 잇닿은 업소의 찜방 안에서 따뜻하게 해수찜을 경험할 수 있다. 세월의 연륜 속에서 해수찜의 효과를 더욱 높여주는 방법이 고안 되었고, 훨씬 편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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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가 자욱한 함평 해수찜 찜방(2~3인용) | 그렇다해도 함평 해수찜 업소들의 시설은 대도시의 근사한 찜질방들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게 사실 이다. 염분 높은 바닷물이 구석구석 베인 탓인지 찜방 안의 나무들은 변색되었고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유황돌로 데우는 해수탕 외에 일체의 난방이 이루어지지 않는 탓에 처음 찜방 안에 들어서면 싸 늘한 냉기가 엄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사하지 않은 인테리어와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이곳 을 찾는 여행객들은 꾸준하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로 다른 어떤 온천과 사우나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해수찜 효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타는 듯한 불에 익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뜨거운 불한증막과는 달리, 아프고 결린 부위만 따뜻하게 풀어주는 해 수찜 방법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바다가 그립고, 따뜻하게 몸도 풀고싶고, 거기다가 몸에 좋은 효능까지 기대한다면 이번 여행은 함평으로 떠나보자. 해수찜, 그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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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겋게 달궈지는 유황돌(좌)과 땔감으로 사용되는 소나무 장작(우) | 함평에만 있는 해수찜 함평군 손불면 궁산리 일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해수찜은 그 시작을 수백년전으로 추정하지만, 정식 으로 업소가 생겨난 것은 100여년 전이다. 해수찜질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먼저 살펴보자. 우선 바닷물 이 필요하고, 유황으로 이루어진 돌이 필요하다. 유황돌은 소나무 장작으로만 달굴수 있기 때문에 땔감 으로 쓰이는 소나무도 만만치않게 소요된다. 거기다 탕 안에 넣을 쑥이나 솔잎 또는 뱀딸기풀 등의 약 초들이 필요하다. 약초들은 한주먹 두주먹 정도의 소량이 아니라, 자루로 몇자루씩 넉넉히 들어가기 때 문에 따로 약초 보관실이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이 요구된다. 해수찜같이 좋은 찜질방법이 왜 아직 서울 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이렇게 만만치 않게 사용되는 비싼 재료들이 원인인듯하다. 2~3인이 들어가는 찜방 하나당 2만 5천원의 비용으로 해수찜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함평뿐 이다. 함평 갯벌을 둘러싼 산들이 모두 유황으로 이루어진 유황산인 덕에 쉽고 저렴하게 유황돌을 구할 수 있고, 갯벌에 파놓은 구덩이에서 바닷물을 펌프로 바로바로 끌어올려 사용할 수 있으며, 거기다 업 소들이 가족들이 모두 매달려 따로 인건비를 지출하지 않고 경영되기 때문이다. 함평에는 3곳의 해수찜 업소가 있다. 108년의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함평주포해수찜과, 가장 큰 규모와 시설을 갖춘 신흥해수찜, 그리고 함평신흥해수찜이 그들이다. 그동안 몇번씩 주인은 바뀌었지만 해수찜 방식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발달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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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해수찜 내부. 창밖으로 갯벌이 시원하게 보이는 탈의실(좌), 황토찜질방(우) | 해수탕이 만들어지기까지… 갯벌로 이어진 신흥해수찜의 뒷마당에는 소나무 장작과 유황돌이 쌓여있다. 아궁이에서 유황돌이 벌겋 게 달궈지는 동안, 펌프로 끌어올려진 바닷물은 따뜻하게 데워져 해수찜방 안의 가로 2m, 세로 1m 탕 안에 담겨진다. 물이 담겨진 탕 안에 쑥이 든 자루를 기본으로 2~3자루 넣는다. 거기에 아토피 피부에 좋은 뱀딸기풀 등의 약초를 추가로 넣을 수 있다. 이렇게 탕이 만들어지고 약초물이 우러나는동안 여행객들은 도시의 찜질방과 같은 황토찜질방에서 먼저 몸을 푼다. 해수찜의 모든 과정동안 이용객들은 업소에서 비치한 상하의를 입는데, 어느 정도 몸이 풀 렸다싶으면, 유황돌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후 해수찜방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뒷마당 아궁이에서 바로 날라져 온 유황돌들을 탕 안에 넣으면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 그와 동시에 찜방 안은 온통 수증기로 가 득찬다. 찜방의 벽과 바닥은 모두 나무로 이루어져있다. 예전에는 일반적인 욕탕처럼 타일을 사용했었지만 해수 수증기에 자꾸 떨어지고, 몸에 닿으면 한기에 몸서리쳐지기 때문에 나무로 모두 교체되었다. 찜방은 2~ 3인용 작은방부터 4~5인용 큰방 그리고 단체 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단체실까지 갖춰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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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이뤄진 신흥해수찜 내부, 탕 속에 담궈진 약초 자루 | 독특한 해수찜질법 바로 몇 센티 앞이 안보일 정도로 뿌예진 찜방 안을 둘러보자면, 이것이 정말 수증기를 이용하는 "찜" 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난다. 하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유황돌까지 담가진 탕의 물은 언뜻 생각해 도 몸에 아주 좋을 것 같지 않은가. 이 물을 이용한 찜질이 해수찜의 본질이다. 돌을 넣은 후의 물온 도는 평균 70~80도로 매우 높다. 때문에 바가지로 퍼담아, 수건을 담가 적시어 온 몸에 골고루 치대야 하는데, 입고 있는 상하의가 흠뻑 젖을만큼 반복하여 물이 충분히 몸에 흡수되게 해준다. 찜방 안에 배치된 가마니를 활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가마니에 뜨거운 해수물을 부어서 그 위에 앉으면 몸 아래 가 따뜻한게 기분이 느긋해진다. 그뿐인가, 해수를 부은 가마니를 어깨 위로 뒤집어써보시라. 기자가 체험한 해수찜의 최고는 바로 이때였다. 온몸을 휘감는 적당히 뜨끈한 온기가 몸의 모든 긴장을 풀어 줌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최고의 순간이다. 돌을 넣은 후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면 물의 온도는 체온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때는 그 물을 몸에 바로바로 부어도 좋고, 아예 탕 안에 들어가 몸을 담가도 좋다. 찜질을 마친 후에는 민물로 몸을 헹구 지말고 그대로 말려야 해수찜 효과가 있다. 해수찜 물은 보통의 바닷물과는 달리 끈적임이 없어서 샤워 로 씻어내지 않아도 불쾌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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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과 맞닿은 해수찜마을(좌), 신흥해수찜의 약초방(우) | 온천과는 비교가 않될 해수찜의 놀라운 효과 유황과 알칼리 성분으로 이루어진 유황돌은 해수물에 들어가면 지글거리면서 특유의 액체를 분비한다. 이 광물질 액체로 생성된 알칼리 염은 살균작용이 뛰어나고 피부질환 및 신경통 등에 효과적이다. 해 수찜질 후, 이용객들이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효과는 피부가 매끈해지고 탄력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매년 목포대학교 연구소에서 해수찜의 수질을 검사하여 그 효능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바닷물과 유황돌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화학작용의 이치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찜질을 하고나면 처음에는 나른하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몸이 가볍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관절염, 신경통 등 의 장기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2박 3일(해수찜 4회)의 일정으로 정기적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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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생활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전시물 | 유용한 정보 ▷해수찜 이용요금 2만 5천원(2~3인 이용 가능). 1박 2일 동안 2회 이용시(5만원) 숙박할 방은 무료로 제공됨. ▷해수찜 업소 신흥해수찜 061-322-9900, 함평주포해수찜 061-322-9489, 함평신흥해수찜 061-322-9487 ▷해수찜 자세한 정보 보기 ▷찾아가는 길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IC-23번 국도 함평방면(우회전)-500m 전방 주포주유소(LG정유 LPG충 전소) 삼거리에서 손불방향 우회전-주포교 앞 삼거리에서 손불방향 우회전 열차(07시 05분~ 23시 40분, 하루 10회 운행), 고속버스(08시 35분~16시 40분, 하루 3회 운행)-읍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주포행 군내버스 이용(1시간 간격 운행)-해수찜마을 앞 하차 |
▷주변 볼거리 생활유물전시관: 함평군 나산면 삼축마을 에는 한 농부가 30여년동안 모아온 1만여점의 생 활용품들이 전시된 생활유물전시관이 마련되어있 다. 평범한 농부인 박현순씨가 군에서 제대한 후 부터 농사 짓는 틈틈이 전국을 누비며 모으기 시 작했다는 물건들은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일 반 소시민들이 사용했던 것들이다. 값나갈 듯 보 이는 폼나는 골동품부터 양태기, 물레, 소총, 구 형카메라, 놋요강 등 없는게 없는 전시물들을 돌 아보며, 옛시절을 회상해보면 좋을 것이다. 300평 의 비닐하우스 전시관 2동과, 탑들을 모아놓은 야 외전시관 등 모두 3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있다. 입장료는 1천원. 문의: 061-323-3355, 011-617-8167 |
▷먹을거리 전주식당(육회비빔밥): 특허 등록된 함평천지 한우는 근내 지방도가 높고 맛이 담백하고 뛰어난 것 으로 유명하다. 한약재가 첨가된 특수 사료로 자란 양질의 함평천지 한우를 당일 아침에 도축하여, 매일 싱싱한 생고기로 육회비빔밥을 마련하는 전주식당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육회맛을 느껴볼 수 있다. 육회비빔밥 5천원 문의: 061-322-2342 정보제공자: 한국관광공사 사이버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