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희의동행] 무논이 주는 지혜 출처
세계일보 :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613516488?OutUrl=naver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그렇구나, 언제 심었을까. 그 말은 일종의 감탄사였는데, 차창 밖 풍경이 느른하게 풀어진 내 시선과 주의를 끌었다. 풍경이 바뀐 줄도 모른 것이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현란한 간판들과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차들로 멀미까지 일었는데, 그 멀미 때문에 잠깐 눈을 감는다고 감았더니, 차는 어느새 번다한 도심을 벗어나 시 외곽을 달리고 있었다. 언제 그랬느냐 싶게 차는 막힘없이 달렸고, 그 속도감에 청량감마저 들었다. 아니, 속도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차창 밖의 풍경이 막혔던 혈을 뚫어주듯 시원하게 다가왔다. 거기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높은 건물들 대신 날것의 자연과 삶의 풍경이 서로를 보듬은 채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 자연이, 열려 있는 허공과 탁 트인 시야가 멀미를 가라앉게 만들고 숨을 쉬게 만들어 주었다.
한데 하늘이 두 개였다. 머리 위의 하늘이 모가 자라고 있는 무논에도 들어 있었다. 하늘을 품고 있는 무논이 거울처럼 미끈하면서도 반짝였다. 꽁꽁 얼었던 동토가 녹고, 메마르게 푸석거리던 대지의 변신이 놀랍지 않은가. 언제 심었는지 한 뼘 높이로 자란 연둣빛 모가 바람에 살랑살랑 군무를 추고 있었다. 모를 심기 위해 논에 물을 가둔 그때, 아직 모를 내기 전 매끈한 무논 상태의 대지를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때의 경이로운 풍경은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 무논은 파란 하늘과, 바람에 떠밀리는 구름과, 부드러운 산의 능선들과, 허공을 가로질러 가는 새들의 무리를 그대로 담아냈다.
대지에 담긴 하늘이라니. 어찌 놀랍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은 다 같아서 한 시인 역시 무논의 풍경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꼽았다. 하긴 금수강산이라는 수사에 맞게 사시사철 아름답고 정겨운 것이 우리의 산하이며 풍경이다. 어쨌든 하늘을 담고 있는 그 무논의 풍경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겸허하게 만들어 준다. 아마 그 농부는 논에 물을 대고, 모를 심기 위해 하늘을 살피고, 절기를 따지고, 씨를 골라내고, 땅을 갈고, 또 씨를 뿌렸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제 노동과 수고가 제값을 받지 못한다 해도 농부는 게으름을 부리거나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제 삶을 운용해 가고 있었다. 하늘을 읽고, 땅에 순응해 살아가는 농부의 삶과 자세가 사뭇 경건하기까지 하다. 따져 보면 천·지·인, 그 화응의 조화가 집약된 곳이 그 무논이지 않겠는가. 하늘을 읽지 못하고 땅을 모르면 농사는 지을 수 없다. 천지인이 함께하는 그 농사에는 삿된 것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정성과 노력과 수고만이 필요할 뿐이다. 삶을 경작하는 우리 또한 그리해야 할 일이다. 때를 기다려 최선을 다하는 일, 진인사대천명, 그것만이 튼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은미희 작가
빛명상
경천애인과 우리의 토박이 인정이 되살아 날때
지난 토요일 오후, 청송 주왕산 ㅂ암에 들렀다. 전국 곳곳에 아는 사람이 한 두명은 꼭 있어 이 힘을 베풀 때 가끔 초대를 한다.
특히 나는 바다와 산사를 좋아한다. 도시에서의 호화호식은 왠지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럽다. 그래서 산골짜기나 어촌 갯마을에서 나를 보고 싶어하면 가급적 가기로 한다.
햇나물에 싱싱한 풋고추를 된장에다 찍어 동동주 한 사발이면 세상 어떤 삶도 부럽지 않다. 찬란히 솟아 오르는 해를 보거나, 갈매기가 황금빛 들을 날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내 마음은 어느덧 그 갈매기 등 위에 타고 바다와 같은 높푸른 마음, 초광력의 고향을 드나들곤 하기 때문이다. 또 그곳에서 아낙네들과 아제들을 모아 초광력을 깨쳐 주고, 순박한 삶 속에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는 법과 우리의 토박이 인정을 들려준다.
ㄱ스님이 심한 위경련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승방에 어둠이 깔리면, 이산 저 산에서 다투어 좋은 기운이 모여든다. 그 좋은 기운을 바로 받는 법과 사용하는 법을 조심스레 승방에다 펼쳐 놓았다. 몇 개월 후 안부 전화가 왔다. ㄱ스님 왈,
“선생님, 저 밥 먹어예! 오시소!”
출처 :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
1996.6.30. 초판 1쇄 P. 243중
감사
지금 생각나는 사람에게
감사한 맘을 보냅니다.
나의 삶이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됩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해 봅니다.
나는 결코 외롭지 않으며
좋은 친구를 가졌는지 알게 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감사의 미소를 보냅니다.
나는 신뢰받는 사람이 되고
그 일들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감사한 모든 것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명상에 듭니다.
명상을 넘어 빛(VIIT)명상은
경천애인이 됩니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106
감사
경천애인의 마음... 빛명상을 하며 감사드리고 경천애인의 마음을 가질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경천애인과 감사..
좋은글과 그림찻방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