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의료마케팅 키워드 활용법
트렌드를 읽어야
경영이 보인다
웰빙, 실버, 프렌차이즈, 양·한방 협진, 연구개발
병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키워드
핵심개념 파악해
차별화 전략 수립이 중요 최성록
기자│
csl@binews.co.kr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5년이 가고 새로운 2006년이 왔다. 올해는 의료계 전반에 여러
가지 변수가 산재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미래가 점쳐지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만큼 병원에 필요한 병원마케팅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하는’ 또는 시대의 흐름이 되어가는 마케팅도 우리 병원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병원홍보
컨설턴트들은 “웰빙, 실버, 프렌차이즈, 양·한방 협진, 연구개발이 2006년 병원 트렌드와 마케팅의 5대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불황을 역 이용해 성장의 발판을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현재,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알아본다.
<편집자주>
의료마케팅 키워드 1. 웰빙(Well-being)
웰빙은 이제
생활의 필수이자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웰빙을 전면에 앞세운 병원이 늘어나는 것도 이제는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로 웰빙은 우리 문화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단순히 웰빙을 표방하는 것을 넘어, 아예 병원이름으로 짓고 있는 곳도 많다.
대구한의대는 웰빙과 복지관련 12개
학부(과)로 구성된 웰빙복지대학을 단과대학으로 신설했다. 또한 3차 의료 기관에서도 ‘웰빙 클리닉’을 개설하는 등 웰빙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웰빙이 계속해서 화제를 낳고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소비자 보호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이 갖추어야 할 요소는 청결도(98.2%), 안전성(97.8%), 실내 공기(96.8%), 친환경 자재(94.2%),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92.2%), 동선의 편의성(83.0%) 순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병원도 웰빙시대에 맞는 친환경 소재 선택,
실내공기의 질 향상 등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웰빙을 실천 할 수
있을까?
닥터헬프 컨설팅의 김 진 대표는 “많은 의료인이 웰빙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 나은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무언가를 도입·시행하는 것이다”라고 밝힌다. 또한 유행이 아닌 핵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아름다운의원 김광태 원장은
홈스테이로 개원가의 웰빙 개념을 접목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 원장은 일본인이 국내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의료관광객으로 온다는 사실에 착안,
자신의 전원주택에 머물게 하면서 치료를 병행했다. 단순한 병원치료가 아닌, 전원주택의 생활과 휴식 안에서 치료를 같이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
결국 병원에 오는 전체 환자 중 일본인 환자 비율이 20%가 될 정도로 높아져,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
아름다운의원과 김 원장은 유명인사가 될 수 있었다.
이처럼 ‘잘 먹고 잘 사는’ 웰빙과 그에 걸맞는 ‘삶의 질’의 향상은 병원의 개념도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란 등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환자들은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되길 바란다. 따라서 병원도 생활습관을 바꾸고 건강을 지키고 향상시키는 역할로써의 발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의료마케팅 키워드 2. 실버(Silver) 얼마 남지 않은 2010년에 가장 ‘뜨는’ 업종은
무엇일까?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뜨는 직업, 지는 직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첨단과학 분야, 노인의료 관련 업종이 가장
유력하고 확실한 직종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대표적인 노인의료 관련 업종은 중풍, 치매, 노인성 정신병 등 노인성 정신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노인 전문의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작업치료를 제공하는 노인작업치료사 등을 예로 들었다. 이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 평균수명의 증가 등 현재 환경의 변화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버는 이제 의료에서도 큰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노인의료비의 급속한 증가로도 알 수 있다.
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00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중 7.2%를 차지한 반면 노인의료비 구성비는 17.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료비가 1985년 5,830억 원에서 2000년
13조1천억 원으로 약 23배 증가한 것에 반해 노인의료비는 85년 280억 원에서 2000년 2조3천억 원으로 무려 약 82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병원에 가지 않는 노인환자까지 계산한다면 이보다 많은 의료비용을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각 병원들도 노인환자를 위해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전문 요양병원이 아닌, 기존 병원들이 시설을 변경해 환자를 요양시키는 최근의 추세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노인의료복지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령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시설을 개원가에서 적극 활용 한다면 좋은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요양병원에 비해 비용적 부담이 적고, 가족과
떨어져 있지 않아도 돼, 환자와 가족의 접근성이 용의한 주택가의 의료서비스는 환자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 이는 1차 의료기관만 가능하기에
이에 대한 확실한 계획과 해법이 있다면 불황의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마케팅 키워드 3.
프렌차이즈(Franchise) “2006년에는 의료시장 개방과 영리법인이 의료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 개원의의 말이다. 이처럼 영리법인과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서 많은 병원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현행보다 규제가 완화될 것이 확실시 되는 의료광고도 개원가에서는 좋게만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의료시장의 이런 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병원을 그 대안으로 꼽는다. 개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의료시장의 첨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강남에서 내과를 운영하고 있는 N원장은 “가깝다는 이유로 환자들은
더 이상 동네 병원을 찾지 않는다”라며 불황에 시름하고 있는 개원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N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으로 개인병원의 환자는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경쟁력
있는 특성화 전략으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병원간 연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한다.
프렌차이즈 및 네트워크 병원은 광고와 홍보, 상호의 일원화, 같은 브랜드 이미지로 병의원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단시일
내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직원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점만큼 맹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
의료 프로세스의 표준을 개발해서 모두 같은 병원에 적용시켜야 한다. 또한 서로 간의 이해도 선결돼야 한다.
네트워크를 하면서 의원간 이해
부족으로 사업을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던 K원장은 “프렌차이즈 자체를 경쟁력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도움만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 서로 같이 커
간다는 마음과 이를 위한 실천이 중요하다”고 밝힌다. 계획 없이 프렌차이즈 병원으로 등록해 실패를 경험했던 한 원장은 “의원 간 공통되는 지향점
없이 잘나가는 업체에 등록만 하고 마는 등, 막연하게 시도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의료마케팅
키워드 4. 양·한방 협진(Co-ouner Ship)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조사한 한방 의료에 대한 소비자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양방과 한방을 혼용한다는 응답자가 6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방에 만족한다는 소비자는 70%에 이르렀다.
경희대병원의 조사결과 다른 질병이 있을 경우 ‘양·한방 협진을 이용하겠는가’라는 물음에 대상자의 64%가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답을 했고,
63%는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한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또한 커지고 있다.
한방에 대해서 만족하는 환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충분한 진료시간과 친절함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방에서도 한방의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차용 할 수 있다면 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현재 많은 종합병원에서 양·한방 협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일산의 동국대학교 한방병원은 양·한방 협진으로 뇌졸중, 만성통증, 재활의학 분야, 암종 치료 분야는 의사와 한의사가 상호의견을 교환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양·한방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국립의료원에서도 작년부터 양·한방중풍협진 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중풍환자의 발병초기 치료는 의사가 ‘주치의’가 되고 한의사가 ‘협력의’가 되어 치료하게 된다. 중풍후유증 치료는 한의사가
‘주치의’가 되고 의사가 ‘협력의’가 되어 치료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중풍환자 치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2005년도 병원 서비스 부문
NCSI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한 경희의료원. 경희대의료원은 조사대상 병원 중 유일하게 양·한방 협진을 통한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양·한방협진은 뇌졸중 및 중풍 분야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영역을 확대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강남의 미체원 산부인과는 산후 비만치료에 한방을 접목해 환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피부와 비만 등의 협진
클리닉 중심으로 점차 확장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양·한방 협진은 영리법인과 의료시장의 개방에서도 외국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장점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일정한 임상진료지침 없이 진료를 남발하는 사례가 많은 점은 앞으로 주의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의료마케팅 키워드 5. 연구개발(R&D) 병원에서도 진료의 차별성과 전문화를 위한
연구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개원가 에서도 마찬가지. 환자와 쉽게 접할 수 있다는 ‘1차 진료기관’의 장점을 살려 자신만의 장점을 부각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현재 각 협회 및 학회를 통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곳도 있는 반면, 개인적인 친분으로 시작해 질병과 최신의료에 대한
지견을 공유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 가운데 하이케어(Hi care) 시스템은 개원가의 대표적인 연구개발분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인의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으로 누구나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건강검진을 미루다가 결국 받지 못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하이케어 시스템을 통한다면 핸드폰으로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해 바로 병원에 전송되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검진이 가능하다.
의사는 이렇게 전송된 수치를 파악해서 환자의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는 따로 병원을 찾을 일 없이 집에서도 진료가 가능해진다. 더욱이
거동이 불편한 중환자나 노인환자에게 보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앞으로 각광받고 있는 의료 분야중 하나이다.
하이케어 시스템을
준비,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프랜닥터 남재현 원장은 “하이케어는 보다 발전된 미래형 진료 시스템으로서 가정에서 원격으로 검진부터 진료까지
가능해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있어 보다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직장인의 근무환경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집에서 쉽게 체크가 가능하다. 특히 매일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성인병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핸드폰, PDA, PC 등을 통해 데이터를 보내면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그에 맞는 생활 실천 프로그램을 지도 받을 수
있기에 언제, 어떤 식이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맞춤진료 서비스는 질환별 분류군을 통한 체크를 넘어, 개인별
생활습관 항목의 정밀 체크가 가능해진다. 남 원장은 “이는 굳이 병원을 찾지 않고 언제든지 진료가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주치의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전문적이고 확실한 준비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의료기관도 이제 진화해야 한다.
환자들은 이제 평범한 병의원에는 가지 않는다. 보다 전문성이 있는 차별화된 병원을 찾는다. 또한 환경과 정책은 시시각각(時時刻刻) 급변해 그대로
있다가는 ‘있는 밥그릇마저’ 빼앗겨 버릴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이고 확실한 준비만이 불황을 호황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