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식이라고 하니 우습다.
겨우 트리용 전구 사다가 거실창에 걸어놓고,...
어제 신앙교육원에 갔다가 오는 길에 뉴코아에 들렸다.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왠지 그냥 집에 오기가 서운하고
어디든 쏘다니고 싶은 마음에 들린 것이다.
1층부터 천천히 둘러보다가 7층에 있는 모던 하우스로 갔다.
입구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쁜 장식들로 치장한 트리, 반짝이는 전구, 산타크로스 인형,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장식용 전구를 하나 샀다.
봐 줄 사람은 많지 않지만, 혼자라도 크리스마스 기분도 내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도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다.
아이들 어릴 때는 아이들하고 영등포까지 가서 트리랑 장식들을 사와서
거실 한쪽에 만들어 세워놓고, 각자의 선물을 놓아두기도 했다.
그 시절 아이들을 준 선물중에 '마론인형'하고 '캔디' 라는 만화책
움직이는 '마징가 젯' 로봇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또 이 집에 와서도 한동안은 트리도 만들어 놓고 서로 카드도 주고받고 했는데,
아이들 다 커서 짝을 만나 각자 지네 생활 하고, 우리 두 사람은 마음이
먼저 늙고 갈라져 버리고...
어쨋거나 지난 일은 추억으로 밀어놓고 현재에나 충실해야지,
집에 와서 보니 마당에 있는 나무에 하기에는 좀 어렵다.
전기를 방에서 끌어와야하고, 그래서 거실창에 걸기로 했다.
의자를 놓고 접착테이프로 붙이고, 그럭저럭 걸어놓고 불을 켜니 이쁘다.
반짝반짝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이 보기 좋아 쇼파에 앉아 즐기려니
어려서 경험했던 크리스마스가 생각이 난다.
잠깐 나갔던 교회에서 이브날 부를 합창 연습을 했었다.
지금도 가사를 기억하고 있다.'아이들의 동무는 누구뇨 누구뇨 아이들의 동무는 예수님이지..'하는,
며칠을 연습을 했는데 정작 하지를 않았다.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지금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그 일이 생각나고 궁금해진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한참 감성이 예민할 때였나보다.
동네 문방구에 죽 걸어 놓은 카드를 구경하면서 그림에 폭 빠졌었다.
하얀 눈으로 덮인 작은 오두막, 따스해보이는 불빛이 비쳐나오는
네모난 창을 보며 저 안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성냥팔이 소녀? 일곱 난장이? 다양한 상상을 하며 한참을 서 있었다.
등에는 애기를 업은 채,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멀리서, 가까이서 들려오는 새벽송을 들으면
가슴이 벅찰 정도로 행복했었던 것 같은데 , 지금은 그 느낌을 아무리
더듬어도 찾아낼 수가 없다.
점점 나이는 먹어가고, 나중에는 이런 기분마저 노쇠해 버릴라...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자.
올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이쁜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한 장씩 보내고 싶다.
첫댓글 모 프로램에서"죽기전에 해야할 100가지"라는 프로가 있던데요.그중우린 몇가지나 하고 살다 갈까요. 그나마 젊어서(죄송합니다) 쓰던 카드도 손에서 떠난지 오래고 문자나 틱하고 말고, 줄리아님은 아직 청춘.
우와멋져요...불이 소박해 보이고요...그래도 언니는 저 보다 괜찮아요...아직은 불 사다 걸어놓으신 것을 보니...저는 점점 더 마음이 황량한 벌판처럼 상막해지기만합니다...세월흐름에 무감각해지는 것도 같고...
트리를 보니 새롬네요,,,몇년 전만해도 가계를 할 때면 어쩔 수 없이 고객을 위한 대림초로 장식하고 남대문 시장에서 트리용품을 사다 가게 쇼윈도우나 문 위에 장식하곤 했는데,,,
참으로 예쁘네요. 또 카드보내실 생각까지 하시다니.....에고 정말 앞서가시는 그 맘을 어찌 따르리요.ㅎㅎ
아직도 어떤 사물 앞에서는 먼 추억을 더듬게 하는 마음이 있어 때로는 다행이라 생각도 들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자신이 주책없이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네, 아우들! 올해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기를 바라네...
집안에스마스 추리를 해 놓은 분들은 주님의 축복을 받으세요. 그만큼 성탄을 기다리고 성탄을 통해 가정과 이웃의 평화를 바라는 기도 일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