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 혹시 이의원이 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나번 같은 제목으로 이의원에게 보낸 글이 있으니 이는 두번째요. 혹여 그 글이 궁금하면 검색해 한번 읽어보시오. 오늘은 이런 저런 소리 걷어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좀 길어질 것 같소. 이해 하시오.
“박근혜 대표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단순한 독재자의 딸로서가 아니라 청와대 2인자로서, 실질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느냐 안 했느냐를 떠나 유신 체제의 중심에 있었고 긴급조치로 사람들을 마구 잡아갈 때 청와대 권력의 핵심이었다”
이의원 따져 봅시다. 이의원은 당시 4공의 권력 서열이 가족의 위아래 순서로 결정되었었다고 믿고 있소? 아니면 단순히 대통령의 장녀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상상한 것이오? 결국 이의원의 말대로라면 박근혜가 2인자의 권력을 휘둘렀다는 말이 되는데, 권력의 핵심이라 함은 말 그대로 권력의 중심에 서서 권력을 수단으로 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휘하고 총괄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니 이의원의 이말은 마치 당시 20대 중반의 박근혜가 단순히 권력자의 딸을 넘어 박통이 긴급조치법을 만들때 깊숙하게 개입한 것은 물론 실행 과정에도 핵심적 지위를 확보하여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말같이 들리오. 이의원이 무슨 근거로 이리 주장하는지 그 까닭을 알고 싶소.
박근혜가 아무리 신통방통한 재주가 있다 한들 아비어미 골라 태어날 수는 없을진데 어찌 한 아비의 딸로 태어나 부녀가 되어 한집에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리 말할 수 있는지 내 그 까닭을 정녕 모르겠소. 아. 물론 권력자의 딸이었으니 일반 민초들처럼 살지는 않았다는 것쯤은 나도 아오. 하지만 국가원수의 가족으로써 응당 받는 대우와 초법적인 권력을 누리는 것과는 다르다 생각하오. 따라서 권력을 행사하는 장소에 있었다고 다 권력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오. 만약 그렇게 말한다면 청와대에서 일하는 일반 일용직 단순 근로자들도 다 권력의 핵심이란 말이 될법한데 논리비약이오?
“문제가 있는 것은 옛날처럼 방어에만 급급하지 말고, 토론하고 비판하고 반성해 털고 가야 국민들에게도 믿음직 스럽게 보인다”
이말은 맞소. 너무도 지당해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소 다만, 이의원이 말하는 토론이란게 뭔지 난 정말 헷갈릴 따름이오. 거 뭐 머리 속에 먹물깨나 든 사람들이 종종 "토론은 상대를 인정할 때만이... " 하는 입에 발린 소린 하지 않겠소. 상대를 인정치 않아도 토론은 할 수 있소. 토론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서 그렇소. 하지만 이의원, 이의원은 뭔 토론을 그리 복잡하게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광고하듯 하는거요? 게다가 내가 보기에 이의원이 말하는 토론은 토론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고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닌 단순히 토론을 빙자한 인신공격 같던데 내말이 틀렸소? 그리고 솔직히 얘기합시다. 이의원이 박근혜에게 말한 게 비판이었소? 이의원이 설마하니 비판과 비난의 뜻을 모르지 않을 것 같아 하는 말이외다.
“야당이 자기들의 과오를 변명하는 것 처럼 보이면 정치나 국회의원은 할 수 있지만 정권은 못 잡는다”
야당이라고 지칭한게 박근혜를 가리킨듯한데 박근혜가 무슨 과오를 어떻게 변명했다고 그러는 것이오? 내 알기론 지난 3월 탄핵정국 직후 박근혜는 야당대표로서 가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기자가 3공의 부정적인 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화라는 부분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고 있소. 자식이 되어 이 정도로 아비를 부정했는데 이게 이의원 보기엔 한낱 변명으로 보인단거요? "그 당시 아버지는 정말 사람 죽이는 악귀였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처진다. 아버지 대신 국민들이 날 돌로 쳐 죽여도 난 아무 할말 없는 죄인이다" 뭐 이 정도 해야 진실한 사과라고 생각한다면 난 더 이상 할말 없소. 그리고 이의원이 무슨 점술을 어찌 배워 국회의원은 할 수 있어도 정권은 못잡는다는 용한 예언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야 두고 보면 알겠기에 여기서 더는 말 안하리다. 다만 난 이의원과 달리 박근혜가 특별히 별 과오도 없고, 과오가 없기에 변명할 일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오. 따라서 이의원 말이 맞다고 해도 박근혜가 정권을 못잡을 대상에는 포함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소. 내 생각이오.
“유신이 현대사를 얼마나 후퇴시켰는지, 그 당시 피해를 받은 사람에게 어떻게 고통을 주었는지, 유신 체제의 한 가운데에 서 있던 사람으로서 겸허하게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우선 유신이 현대사를 후퇴시켰다는 이의원의 판단에 무조건 동의할 수 없소. 도대체 이의원이 말하는 현대사의 정의와 개념이 뭐요? 내 개인적 생각으론 그 당시 유신이 있었기에 적어도 10~30년의 미래를 앞당겼다고 생각하오. 말이 나온김에 솔직하게 말하리다. 그때 만약 유신독재가 없었다면 김영삼에서 현 노정권에 이르기까지 이토록 흥청망청 까먹을 돈 벌어 놓지 못했을 거요. 민주화란 측면에서 부정적인 모든 과들을 경제발전이란 공 한가지로 덮으려는 게 아니오. 하지만 당시 유신이 없었다면 이의원이 말하는 현대사란 것 아마 모르긴 해도 앞으로도 오랜 세월 더 보내야 맞을 수 있었을 것이요. 그때 우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잘 살았던 우리 주변국들의 오늘을 잘 살펴보시오. 내말이 틀렸나. 이의원이 그 당시 반독재 투쟁하다 당한 이의원의 개인적 고통을 이해못할바는 아니나 혹시라도 역사를 개인적인 은원(恩怨)에 의해 감정적으로 평가하진 마시오.
각설하고 박근혜가 유신 한가운데 있던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 유신체제 때 변두리에 있었던 사람 이 나라에 없었소. 박근혜가 유신독재를 한 당사자인 박정희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박근혜가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소. 박근혜의 의지로 될 수 없는 천륜의 이치에 의해 그 아비를 만나 권력자의 딸이 되었으니 혹여 아버지가 하는 일이 부당하다는 판단을 했다 쳐도 아버지를 거역할 수 없었거늘 오로지 아비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당시의 과를 묻는다는게 당한 소린지 내 정녕 모르겠소. 이의원이 동의하든 안하든 혹여 이런 것까지 모두 원죄로 치죄한다면 이 세상 천륜의 이치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되오만 이의원은 어찌 생각하시오? 하기사 아비의 부당함을 고하며 집을 뛰쳐나와 이의원과 함께 반독재투쟁을 할 수도 있겠소만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이니 더 말할 가치를 못느끼오.
“박근혜 체제하에서 당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
맞소. 이의원이 지난번에도 "박근혜가 차린 밥상에 숫가락 들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셨소만 남의 밥상에 숫가락 들고 덤비지 않겠다는 이의원의 선비같은 기개는 정말 멋지오. 하지만 어차피 이의원이 먹지도 않을, 이미 차려진 밥상에 웬 시비가 이리도 많은 것이오? 그것도 상대방이 공박하는 구실를 그대로 쫓아 뒤늦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한낱 심통부리는 것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내말이 틀렸소?
“노무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이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한다든지 시장경제를 존중하지 않는다든지 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데, 정국운영의 미숙함을 가지고 너무 정체성 문제로 공격하면 정말 과거의 냉전시대로 회귀한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시비 거리가 아니다”
내가 이의원이 박근혜를 비난하는 것중에 가장 반박하고싶은 대목이오. 아니 이의원, 내 이런 표현 쓰고 싶지 않소만 이의원은 꼭 x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맛을 안단거요? 쩝하면 입맛이라고, 이의원말대로라면 강도놈이 칼들이 대고 아무말 안했다고 해서 이의원은 주머니에 있는 돈 꺼내 주지 않는단 말이오? 의문사위의 간첩출신 현역 장성 조사. 서해NLL 사건 등등 우리 국민들 다 아는 사실을 가뜩이나 긴글에 꼭 언급해 다시 설명해야겠소? 그리고 상대가 트집 잡아 공격하는 게 두려워 야당이 국가정체성의 위기에 대해 할말도 못해야 하오? 그게 야당이오? 어차피 저들은 박근혜의 한나라당이 뭔소릴해도 자기네 정책에 협조 하지 않으면 '상생'안할거냐 하며 무조건 시비부터 걸고 넘어지는 걸 이의원이 정녕 몰라 하는 말이오?
쓰다보니 길어졌소. 결론을 말하리다. 원래 이의원은 한나라당에 맞지 않는 사람이오. 과거엔 무슨 생각으로 3공의 뿌리가 있는 정당에 들어왔냐며 나무라진 않겠소. 당시 이의원도 보수정당에서 나름대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며 할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몸을 던진 것이라 애써 이해하기 때문이오. 하지만 이젠 이쯤해서 그 생각 돌리시오.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아 유신의 원죄를 안고 있는 정당에 남아 失身하는 것인지 내 정녕 알지 못해 하는 소리요. 이제라도 이의원에 맞는 옷을 입으시오. 이제라도 이의원의 밥상을 차린 다음 당당하게 남의집 상차림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시오. 그게 이의원의 그나마 남은 정도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하오.
떠나시오! 무얼 더 망설이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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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 정말 직언하셨습니다. 속이 후련합니다.2004-08-07 10:33:23
걱정이 : 이회창 시절엔 김영삼의 꼬붕 하나가 애를 먹이더니 박근혜 시절엔 이재오가 있었네... 대한민국의 운세가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2004-08-07 09:29:07
삼팔선 : 참 고민이다 이의원 이넘이 2007년에 자기를 길러준 한나라당에 어떤 위해를 끼치고 누구모양 다른곳으로 도망갈지 지켜들 봅시다 그러니 데모나 하던넘들 못믿을 넘들이지2004-08-07 08:39:59
이천우 : 전에 이재오 의원을 그런대로 괜찮게 평가했는데... 지금이라도 정리하고 나가는 게 좋겠오. 억지 응석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니 가련할뿐이오.2004-08-07 08:33:00
제임스 : 속이 뻥 뚤린 느낌이네요. 그 양반 이글 반드시 읽고 반론을 쓰야 할텐데2004-08-06 23:42:29
tjeesu : 옳은말 들을사람 아닌것 같고 한나라당에 남아서 끝까지 당을 물말아 먹을 인간 망설이는게 아니고 제 임무 열심히 하는건데 뭐2004-08-06 19:58:14
이수일 :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대학 동문)의 입장에서 배신감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던 차에 시원한 글을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더위를 먹어 그러려니 치부하고 있었는데....2004-08-06 19:48:39
송기석 : 내가 하고 싶었든 말과 미처 생각치 못했든 내용들을 읽고 속이 다 시원 합니다. 고맙습니다.2004-08-06 19:37:56
정보통 : 유신때 10년동안 감옥 생활한 원한을 박근혜 대표가 풀안 말이요 ? 2004-08-06 19:16:15
sch9955 : 소귀에 경 읽기가 안되었으면 합니다.2004-08-06 18:41:40
그나저나 몇일남었나??? : 윤영주님을 국회로 보냅시다... 에공.. 션혀!!!2004-08-06 16:36:57
곰탱이 : 속이후련하네. 나는 이재오 이름만 들어도 밥맛이다2004-08-06 16:32:08
rin3375 : 맛소 벌써정치를 그만두어야 할사람이요 이국가를 위해서 말이요세비가 아깝소2004-08-06 16:15:17
제임스 : 어느분이 던지 이재오의원의 혁혁한 미주투쟁의 경력을 소상히 알려주세요. 왜그리 주머니속 칼처럼 노는지 알고나 지냈으면....2004-08-06 13:53:19
신2003 : 아 글쎼! 곧 성명서 읊고 열우당입당할 사람이라니까요.2004-08-06 10:42:35
대한민국 : 저런 인간이 구캐원이 되다니, 오호통재라 대한민국아 어이할꼬2004-08-06 10:32:57
어벙이 : 점잔고 품위있는충고 잘들었읍니다.빨리캐라 재오야!2004-08-06 09:41:45
song124 : 카아아... 시원한 맥주 첫잔맛이네요.2004-08-06 09:12:10
빙신들.. : 당신만큼 우리도 시위를 안해본 사람 있소? 시위했다고 다 잘난게 아니잖아~ 못난사람도 있고 잘난 사람도 있고 그렇게 사는게 인생아니여? 그래도 당신은 국회위원은 하고 있잖아~ 짜증2004-08-05 21:49:35
서민 : 쏙이시원하다 그래도 재오이친구 변하긴틀린인간이요 2004-08-05 20:16:29
靑夏 : 정치하는 놈들도 사내아이가...?사내라는 자쓱이 겨우 처녀의 뒷과거 꽁치나 물고 늘어지고...에에이 후래쉬끼야..사내놈이 뿌리가 있어야지..그래 밥상머리 앉아서 밥투정이나 부리고.2004-08-05 18:05:32
시민단체 : 재오는 즉시 열우당으로가서 유시민이 꼬붕이 되어라 차기대권 주자란다 유시민이...(왜냐하면 솔직히 노통이 우리 될줄 알았나?)2004-08-05 15:31:12
gsche : 맞아요. 개인적인 감정으로 위대한 박대통령과 박대표를 평가절하하다니. 한나라당에서 간첩질하지 말고 차라리 좌파당으로 가서 놀지.2004-08-05 14:04:52
lyc0630 : 시원 명쾌하다. 암 때나 마이크 앞에만 서면 그저 자극적 돌출 발언으로 오로지 출세만이 필생의 꿈인자. 그의현혹에 과연 몇이나 감동할 것이가.2004-08-05 10:41:10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정치도 한 개인의 개인사를 다 피할수 없지만, 이미 정치인으로 나설때 그 인물은 한 개인 이상의 public person이 되는 것인데.. 이 의원께서 정치에서 '당'개념을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차라리 그렇게 홀로 주장의 길을 가시려거든 다른 곳으로 가시던지, 홀로 '당'을 만드시는 편이 옳습니다...
첫댓글 이글 이재오씨 홈피에 있나요? 없으면 좀 퍼다 주시면 좋겠네요!^^
넵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정치도 한 개인의 개인사를 다 피할수 없지만, 이미 정치인으로 나설때 그 인물은 한 개인 이상의 public person이 되는 것인데.. 이 의원께서 정치에서 '당'개념을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차라리 그렇게 홀로 주장의 길을 가시려거든 다른 곳으로 가시던지, 홀로 '당'을 만드시는 편이 옳습니다...
혜파리님, 이글 제목에 올려주세요.. 무슨 내용인지, 너무 글이 많아 집중해서 읽기 어렵거든요.. 아주 중요한 글인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