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2018 8월 20
5시 50분 공항행 버스. 마침 위례 신도시 아파트 내에 정류장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보다 편하다. 1시간 20분 만에 공항 도착. '찬미야' 친구 셋이 벌써 도착해서 나를 반겨준다. 바지에 조끼에 편안하고 실용적인 차림인 나에 비하면 친구들 차림은 퍽 낭만적이고 여성스럽다. 원피스에 모자에 멋지다 멋져! 관순이가 허리가 아픈 것도 마다하고 온 모양이지만 긍정적인 그녀라서인지 걱정이 덜 된다. 분명 곧 괜찮아졌다고 고개를 뒤로 젖혀 입을 함지박만하게 벌리고 웃음보를 터트릴 테니까.
일본 치토세 공항 도착. 노인들이 입국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라면 노인정이나
파고다공원에 계실 연령의 노인들이다. 일자리가 넘쳐 인력이 모자라서인가 아니면 노인들도
일을 해야 한다는 노인 존중 정책인가. 느리지만 답답하지만 보기 좋고 존경스럽다.
쇼와신산 활화산
일본 홋카이도에 우스 군에 있는 종상 화산이다. 현재 정상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활화산이다. 자세히 보면 산 중턱 바위 사이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고 있다.
화산치고는 작고 볼품이 없다. 시시하다는 생각. 이런 걸 왜 보러오지? 자세히 보니
산 중턱쯤 바위들 사이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지만 굴뚝 연기만도 못하다.
차라리 화산 앞에 잔디밭에서 우리는 사진 찍는 일로 깔깔거렸다. 하나 둘 셋!
화산을 배경으로 힘껏 뛰어오르는 사진을 찍었다. 깔깔깔. 신나고 재미있는데
몸이 영 무겁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활력이 넘치는 혜림이만 십대처럼 신나게
땅을 박차고 오른다. 어쭈 대단한데! 나이는 속일 수 없지. 어른들 말씀이 맞다.
여고생인 게 언제였더라. 사십여 년이 지나갔다.


도야선팔레스 호텔
호텔? 리조트다. 온천으로 역사 깊은 리조트. 저녁밥은 일본식 뷔페다. 입맛을 당기는
음식이 별로 없다. 방송으로 본 일본은 먹을거 천지였는데 맛있는거 천지였는데.
달거나 짜거나 밍밍하거나. 그게 일본 맛이란다.속이 매스꺼워 일본식 된장국으로 달래는 수 밖에.
앞으로가 은근히 걱정이 된다. 이렇게 먹고 무슨 힘으로 여행을?
도야온천
유카타 라는 긴 옷을 입는다. 오른쪽을 먼저 여며 안쪽으로 집어넣고 왼쪽 깃을 앞쪽으로
여민후 끈으로 허리 부분을 묶는다. 오른쪽 깃을 앞쪽으로 여미는 사람은 죽은 사람만 가능.
속옷을 입지 않고 입는 옷이라나? 아예 호텔 방에서부터 입고 온천에 가거나
식당을 비롯한 호텔 어느곳을 다녀도 무방한 편리한 옷. 이 옷을 입고 무심코 의자에 편하게
걸터앉았다가는, 으흐! 야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조심!
온천수에 몸을 담갔다. 옷을 걸치지 않았다는 것은 마음에 옷도 벗었다는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무장해제된 기분.친구가 가까워져서 혈족이 된 느낌. 야외온천탕이 완전 야외인줄
알았는데 한쪽만 열린 공간이다. 일본은 원래 남녀 혼욕이라는데 으흐! 보지 못했다.
온천을 끝낸 친구들 얼굴이 발그레하고 촉촉하고 윤기가 흐른다.십년은 젊어보인다.
내일 아침 또 온천하자! 당근이지!
도야호수 불꽃놀이

온천을 끝내고 친구들은 호수 주변을 산책한다고 나갔지만 나는 체력관리 차원에서
방에 남았다. 불꽃놀이 시작! 도야호수 왼쪽부터 배 위 불꽃놀이가 시작되더니
오른쪽까지 이동하며 계속된다. 침대에 누워 불꽃놀이를 보다니.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창문에 반사된 빛도 그렇고 불꽃놀이 하나하나가 반짝 하고 짧게 끝이나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빛이 사라진다. 딱 한 장 건졌다. 나머지는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 오호! 이렇게 황홀하고 눈부신 장면 앞에서는 기대어 함께 볼 딱 한 사람이 그립기 마련. 남편이건? 추억 속 연인이건? 으흐!
24도. 서울에서 무더위로 못 잔 잠까지 푹 잘 잤다. 기침 한 번 안하고. 짝꿍을 괴롭히지 않아 천만다행. 짝꿍 분홍이는 소리없이 드러나지 않게 나를 배려했다. 제 이름 닮은 분홍빛처럼. 고마운 친구.
첫댓글 여행계획부터 마무리까지 빈틈없이 완벽하게 깔끔하게 수고해준 사랑스런 우리총무님 경희!~~뽀뽀
우리친구들 모두모두 특히 사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한 우리 친구들 고맙고 사랑해!~~~
총무님 없으면 우리는 앙꼬 없는 찐빵!
헬레나 없어도 앙꼬없는 찐빵!
모두모두 찐빵 속 앙꼬!!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