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번째 순례
문화동 사도 성 야고보 성당
신성근 신부(문화유산교육지도사)
「복음으로 문화를 빚는 공동체」
오래된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동네.
화려한 대로변도 아니고,
웅장한 건물들이 즐비한 곳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골목길 한가운데,
이웃과 가장 가까운 곳에
청주교구 스물일곱 번째인
문화동 성당이 있습니다.
주보 성인은 사도 성 야고보(차)입니다.
역전에서 문화로
문화동 본당은
1986년 5월 18일,
성령강림 대축일에
교현동 본당에서 분가·설립되었습니다.
처음 본당이 자리했던 지역의 이름은
과거 충주역이 있던 곳이라는 데에서 비롯된 역전동.
그러나 충주역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더 이상 지역의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고,
지역의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문화동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역'이라는 교통의 상징에서
'문화'라는 삶의 가치로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교회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 변화는 단순한 명칭 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문화는 사람을 만들고,
복음은 그 문화를 새롭게 합니다.
복음이 삶 속에 스며들 때
문화도 복음의 향기를 품게 됩니다.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
1986년 8월 1일,
본당은 조립식 성당에서 첫걸음을 시작해
1996년 11월 29일 성당을 봉헌했습니다.
10년 만의 결실입니다.
새로운 성전을 마련한 본당 공동체는
이제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품으며,
지역 사회 안에서
복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명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오밀조밀 모인 삶 속의 성당
오래된 골목과 주택들이 정겹게 이어지는 동네.
사람들의 일상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따뜻한 공동체의 숨결이 느껴지는 성당입니다.
신앙은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웃의 이름을 기억하고,
힘든 사람을 위로하며,
함께 웃고 함께 기도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라납니다.
문화동 본당은
바로 그런 복음을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복음의 문화를 전파하는 본당
문화(文化)는
단순히 예술이나 공연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며 태도이고,
생각과 말,
나눔과 배려가 쌓여 이루어지는
삶의 모습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만들어 가야 할 문화는
사랑하는 문화,
용서하는 문화,
나누는 문화,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의 문화입니다.
문화동이라는 이름처럼
이 본당의 가장 큰 자부심도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문화동 성당의 존재 이유일 것입니다.
「성령으로 시작하여 문화를 이루다」
문화동 본당은
성령강림 대축일에 태어났습니다.
성령강림은
교회가 세상으로 파견된 날입니다.
문화동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문화를 의미합니다.
성령으로 시작된 공동체가
복음을 문화로 살아내는 공동체가 되라는
하느님의 섭리가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역전동이라는 이름은 역사가 되었지만,
문화동이라는 이름은
오늘도 복음의 문화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 문화는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기도하는 신자들의 삶 속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작은 실천 속에서,
성당을 찾는 모든 이의 미소 속에서
조용히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문화동 사도 성 야고보 성당은
이곳에서
오늘도
복음을 삶의 문화로 만들어 가는
신앙인이 되라고 권고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복음으로
삶을 꽃피우는
문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