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살았던 가장 무거운 유대류(Marsupial)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무거웠을 것이라고 호주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거대한 웜뱃(Wombat) 같이 생긴 유대류인 Diprotodon optatum에 대한 새로운 정보에 의하면 무게가 보통 2.5톤 정도로, 짐작보다 무려 배나 무거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마지막 빙하기 동안 호주의 나쁜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 이 대륙의 거대한 동물의 발육을 저해했을 것이라는 이론은 거짓이 된다. 또 거대한 동물인 D. optatum을 사냥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동물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인간이 30,000년 전 이 동물의 멸종에 주요한 원인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하마 같은 동물에 대한 새로운 조사에서 호주의 시드니 대학의 스티븐 로(Stephen Wroe) 박사와 동료들은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그들은 이 멸종된 동물의 화석과 현재 알려진 다른 유대 동물과 포유류 뼈의 용적, 몸의 크기를 비교 계산하였다. 로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방정식으로 보면 쥐만한 크기에서 거대한 코끼리까지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중 가장 신뢰성의 높은 방법이다. 우리가 D. optatum의 뼈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만일 모든 동물의 뼈대를 가지고 있다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동물에 경우 우리는 겨우 이빨밖에 갖고 있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분석에 의하면 보통 D. optatum은 거의 2,800킬로그램에 이른다고 한다. 가장 커다란 코뿔소보다 더 큰 것이다. 지상에서 살고 있는 포유류 중에서 오직 코끼리만이 이 동물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놀랄 만한, 두드러진 빙하기 동물의 잔해를 발견할 수 있다. 연구자들이 ‘거대동물군(megafauna)’라고 부르는 나무를 오르는 악어(Trilophosuchus rackhami), 유대류 사자(Thylacoleo carnifex) 등이 호주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문점은 호주에서 발견되는 이 동물들이 지구 역사의 빙하기에 세계 다른 지역에 존재했던 다른 동물들만큼 거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호주대륙은 나쁜 토양으로 인해 약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초식동물들은 작은 크기였고, 그래서 이들을 잡아먹는 육식동물들 또한 작았다는 것이다.
로 박사는 “우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 주장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경우 극단적으로 생산력이 적은 사막지역인 나미비아에서 가장 거대한 코끼리가 살고 있다. 그리고 가장 작은 코끼리는 산림지대에 살고 있다. 생태계에 많은 음식이 존재하여 이것이 거대한 동물을 자라게 했다는 주장은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동물의 크기가 어떠하든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전세계적으로 빙하기에 많은 동물들이 급속하게 멸종했다는 점이다. 약 11,000년 전까지인 홍적세기(Pleistocene epoch)의 말기까지 거의 모든 동물들이 지구에서 사라졌다. 이 대단위 멸종에 가장 큰 기여자 중에 하나는 인간이다. 인간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체계적으로 거대한 동물들을 사냥하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로 박사는 이것이 D. optatum의 멸종과 다른 호주 거대동물의 멸종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거대한 동물들을 효과적으로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기술은 이 대륙에서 6,000년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이 시기는 이 동물들이 모두 사라진 뒤이다. 그는 “초기 원주민들이 이 동물들을 죽이지 못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돌화살촉을 사용하여 북아메리카에서 맘모스를 사냥한 클로비스 인디언(clovis Indian)보다는 덜 효과적인 사냥꾼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데이터는 인간을 이러한 가능성에서 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동물의 멸종 뒤에 숨겨진 이유는 아마도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복잡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로 박사는 또한 그 당시 호주에서 거대한 기후변화가 일어났으며, 이 요인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D. optatum에 대한 연구는 영국학술원의 학술지인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Biology Letters"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