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이사를 온지 벌써 8년차가 되어가고 있다. 옛날로 치면 이곳은 정말 산골중에 산골임에 틀림이 없다. 만약에 속리산이나 법주사가 없었다면 아마 이 동네는 사람들이 영원히 모르고 살만한 깊은 산골임에 틀림이 없다. 도시에서 수십년을 방황하다가 이곳에 와서 나는 나의 어릴적의 동화속같은 세상을 다시 만났다. 친척이나 형제들도 잘 찾아와 주지 않는 곳이지만 뭐 다들 바쁘니까 하면서 살고 있는데 막내동생이 그 먼 고향에를 다녀왔다고 해서 가는길에 우리집에도 좀 들리지, 뭐 언니네 오면 발이 부르트니 하면서 섭하다고 했더니 피서겸 친구들을 대동하고 며칠전에 나타났다. 밭에 가서 가지.오이등 야채반찬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니 세사람이 왔는데, 그 표정들이 모두 피곤해 보인다. 도시사람들은 싱싱한 시골 반찬을 한 상 차려주니 아주아주 맛있게 먹으면서, 고향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끝이 없다. 아주 행복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것 같애 나도 마음이 흐뭇했다. 작은감자. 대파등을 차에 실어 놓고 냇가로 피서를 가기를 원해 수일전부터 생각해둔 집앞에 있는, 다리밑을 추천하니 또한 그렇게 좋아 할 수가 없다.
한사람은 침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를 하면서, 나하고의 대화에서 어떤 공감대가 이뤄지기를 원했다. 또 한 사람은 학교 선생님인데 냇가에서 다슬기를 잘 잡는것이 여기 사람과 별반 다를것이 없는 모습이다.
다리밑 냇가 돌위에 앉아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고기들이 왔다갔다 할 때마다 도시사람들은 소리를 지른다.
그들은 퍽이나 내가 부럽다고 말한다. 나는 갑자기 그들의 향수를 느낄수 있는 사람처럼 되어 버렸다.
해가 질 무렵 속리산쪽으로 한 바퀴 돌기로 했는데 정이품송을 보고 연못에 가득한 연꽃을 감상하고 터널길을 잠시 접고 멀티제를 넘어 삼년산성주변을 구경하고 나니 이제 그만 도시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어, 시골스러운 식당에서 삼계탕을 먹고 그 들은 손을 오래도록 흔들며 떠나갔다. 그런데 그들이 떠나고 나자 내가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아주 간간히 느끼는 쓸쓸함 같은것이 모두 사라진것 같애 오늘의 만남은 매우 의미가 있는것 같다. 새삼 시골사람이 되어 도시사람들에게 잠깐이나마 평안을 준것이 감사하고 존재하는한 그렇게 도시사람들의 향수로 남기를 바란다.
도시는 많는 사람은 있지만 늘 변화를 주는 자연은 없고, 시골은 시끌벅적한 즐거움은 없지만 매일같이 변하는 자연이 친구가 되어 주니 도시와 시골의 만남은 영원해야 할것 같다.
첫댓글 찾아온 동생 친구들을 모두 동생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동생 보다는 오빠나 언니가 필요한데....나는 누가 챙겨 주나?